軍, 과거 확성기 설치 장소 중심으로 시설 점검 시작2018년 4월 판문점 선언 이후 확성기 40여대 철거돼 "북한 도발로 9·19 합의 효력 정지 시 곧바로 재개"
  • ▲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5월, 육군 9사단 교하중대 교하 소초 장병들이 경기도 파주시 민간인 통제구역내 설치되어 있는 고정형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5월, 육군 9사단 교하중대 교하 소초 장병들이 경기도 파주시 민간인 통제구역내 설치되어 있는 고정형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 무인기 침투로 9·19 남북군사합의 무효화가 거론되는 가운데 정부 당국이 대북 확성기 시설 점검에 착수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로 윤 대통령이 9·19합의 효력 정지를 선언할 경우 곧바로 대북 확성기 운용을 개시하겠다는 것이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6일 통화에서 "북한이 또 다시 무리한 도발을 할 경우 대통령께서 NSC에서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정지하기로 결정하면 곧바로 행동을 개시하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에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는 첫 단추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군은 지난 4일부터 과거 대북 확성기가 설치됐던 장소에 대한 시설 점검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사용했던 장비를 정비해 언제든지 방송을 재개할 수 있도록 준비할 방침이다. 

    북한의 어떤 도발에 대북확성기 방송이 재개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북한의 도발이 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무인기 등으로 다변화하면서 어떤 상황에서 이같은 조치를 취할지는 논의가 더 필요할 전망이다. 

    대북확성기 방송은 북한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중 하나다. 군사분계선 인근 북한군 부대와 접경지역 주민들이 방송 내용을 통해 동요하는 것 자체가 김정은 등 북한 정권 수뇌부에는 치명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군은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 이후 전방지역에 배치됐던 대북확성기 40여대를 철거했다. 

    통일부는 대북확성기 재개를 위한 법률 검토에도 이미 들어간 상태다. 2020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남북관계발전법이 개정되면서 군사분계선 일대의 대북 확성기 방송과 대북 전단 살포 등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9·19 군사합의의 효력이 정지될 시 대북확성기 재개가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지 아닌지에 대해 법률적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