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권성동, 당대표 불출마… 국민의힘 '친윤' 주자들 교통정리?

핵심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5일 당대표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권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포기하면서 이른바 '친윤(親尹)' 후보들 사이에 교통정리가 이뤄지는 모양새다.

권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정부의 성공과 총선 승리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깊은 고민을 해왔다"며 "대통령의 최측근이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당의 운영 및 총선 공천에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가 있을 것이라는 당원의 우려와 여론을 기꺼이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석열정부를 뒷받침할 집권 여당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 될 경우 생길 오해를 막기 위해 출마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권 의원은 이어 "우리는 갈등과 대립, 그리고 반목이 얼마나 보수진영을 망쳐왔는지 똑똑히 보아왔다"며 "어떠한 대가를 감수하더라도 이러한 전철을 다시 밟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의 절대적 신념"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그러면서 차기 당대표가 갖춰야 할 조건으로 ▲강력한 대야 투쟁을 통한 정국 주도권 확보 ▲대선 승리를 이끌었던 아젠다 승계 ▲보수정당 정체성 강화 등을 제시했다. 

특히 권 의원은 "대권 욕심이 당의 이익보다 앞서서는 안 된다"며 "차기 대통령 출마만 염두에 둔 사람이 당대표를 맡으면 필연적으로 계파를 형성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의원은 아울러 "이제 우리는 보수의 가치와 원칙, 보수의 아젠다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이것이 당·정이 단결하는 길이고, 총선에서 승리하는 길"이라며 "비록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지만, 대한민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권 의원은 기자회견 후 "연말연시를 통해 우리 당 원로와 많은 국회의원 선배, 동료 지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우려를 전달했다"며 "참모들과 고민하고 토론한 끝에 불출마하는 것이 윤석열정부의 성공에 도움이 되겠다고 판단해서 이번에는 접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후보를 지지할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 전당대회 후보 등록도 안 하지 않았나"라며 "누구를 지지할 생각은 없고, 고심 끝에 제가 이번에 안 나가는 것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하에 불출마를 선언했다"고 에둘렀다.

윤 대통령과 교감 여부와 관련해서는 "대통령과 논의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스스로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일축했다.

윤핵관인 권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함에 따라 친윤 후보들 간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거론되는 당권주자들 가운데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이른바 '윤심(尹心)'이 향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표적인 윤핵관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김 의원과 손을 잡아 '김장연대'를 형성했을 뿐더러, 최근 윤 대통령이 김 의원을 두 차례나 만났기 때문이다. 

또 권 의원이 윤심을 얻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연일 발표하는 당대표 관련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이 낮아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출마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송파을 신년 인사회' 참석에 앞서 권 의원의 불출마 결정과 관련해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한 희생적 결단이 당의 단합을 도모하는 커다란 촉진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로써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선거 관련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나 부위원장도 여전히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도 나 부위원장과의 이른바 '김나연대' 형성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날 송파을 신년 인사회에 앞서 "늘 서로 간 교감의 폭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지금도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현재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인사는 김 의원과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앞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당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윤 의원은 "혁신적인 박정희정신을 일깨우며 국민의힘의 고질적이고 병폐적인 DNA를 혁파하고자 한다"며 "수도권의 최고의 전사, 윤상현의 충정을 믿어 달라"고 호소했다.

안철수·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조만간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