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3일 방송서 尹 신년 인사회 불참한 이재명에 쓴소리조응천 "이재명, 통 크게 나가서 '협치 좀 하자'고 했어야"
  • ▲ 문재인 전 대통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 등이 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이종현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홍근 원내대표 등이 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실 신년 인사회에 불참한 것을 두고 "잘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고 3일 질타했다.

    "'개밥에 도토리'라도 신년 인사회 갔어야”

    문 전 의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가의 첫날을 시작하는 큰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고, 그게 원론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이 대표가 신년 인사회에) 안 간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청와대에도 있어봤고 야당 대표로서도, 여당 대표로서도 있었다. 그때마다 대통령이 주관하는 행사에 한 번도 안 빼고 꼭 갔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전 의장은 "그런데 (야당은) 가면 참 개밥에 도토리"라고 부연했다.

    문 전 의장은 이어 "몇 사람만 갈 수밖에 없다. 위원장 중에 한 둘, 그리고 당 원내대표 정도가 간다. 다른 사람들은 다 그쪽(대통령실) 편이라 무척 외롭고 쓸쓸하고 어떤 때는 화도 나고 한다"며 "대통령이나 대통령실에서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전 의장은 그러면서 "그것을(배려를) 안 하면 굉장히 서운하다. 그러지 않아도 (교류가) 뜸한데 거기를 가려면 노력을 해야 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갔었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5선 국회의원 출신인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도 "메일로 초청했다고 해서 안 갈 이유도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천 전 장관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신년 인사회라는 것이 의례적인 자리인 것이지 실질적인 여야 간의 무슨 대화나 협상의 자리는 아니지 않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조응천 민주당 의원도 이 대표가 전날 신년 인사회에 불참한 것에 아쉬움을 내비쳤다.

    조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지만, 그래도 대면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면 그런 데(초청 방식 등) 구애받지 말고 통 크게, 품 넓게 나가서 정말 '협치 좀 하자'고 하는 것도 좀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언급했다.
  •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 인사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 인사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뉴시스
    "일정 협의 생략돼… 대통령실의 일방통보"

    민주당 일각에서는 그러나 대통령실이 이메일 통보로 야당 대표를 신년 인사회에 초청했다며 날을 세웠다.

    민주당 최고위원인 서영교 의원은 대통령실의 신년 인사회 초청 방식과 관련 "대통령실에서도 좀 적절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사실 대통령이 야당 대표랑 하는 일정이라면 정무수석이나 이런 사람들이 국회에 와서 만나고 조율하고 그러는데 이런 것 하나도 안 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추측하건대 용산 대통령실이 초청하고 싶지 않았던 것 아닌가"라고 대통령실에 책임을 돌렸다.

    윤 의원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제가 전임 청와대 정무수석실 관계자들에게 확인해보니, 통상 야당 대표들에게는 사전 유선 연락 또는 면담 등을 통해 일정 협의를 다 한다고 한다"며 "이번에는 그런 과정들이 생략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의겸 민주당 대변인도 대통령실이 민주당 측에 이메일로 신년 인사회에 초청한 것을 두고 "'올 테면 오고, 말려면 말아라' 이런 태도 아니었을까"라고 보탰다.

    김 대변인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대통령실에서 야당 대표를 초청하면서 이메일 '찍' 하나 4시간 전에 보내면서 빨리 답변해 달라고 하는 것 자체가 예의나 무슨 관례를 따지기 이전에 기본적인 도리가 아닌 것"이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 대표는 2일 윤석열 대통령이 개최한 신년 인사회에 불참한 채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방문, 문재인 전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부산광역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 직후 '윤 대통령의 신년 인사회에 왜 참석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러자 천준호 당대표비서실장은 "민주당은 오늘 있는 이 일정(부산 현장 방문)이 있어 참석이 불가능하다고 회신했다"며 "야당 지도부를 초청하면서 전화 한 통 없이 이메일을 '띡' 보내는 그런 초대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 인사회'에는 김진표 국회의장, 한덕수 국무총리,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 5부 요인이 참석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소속 의원 90여 명과 주호영 원내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이 참석했으나 제1야당인 민주당 지도부는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