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의혹에 왜 당이 나서나" 지적에… 이재명 "판단 다를 수 있다" 말해조응천 "이재명, 그런 말 하니까 개인 향한 공격이 당 공격으로 등치돼"민주당 비명계 "당대표 때 있었던 일 아니다… 이재명 개인 비리" 직격'친문 결집' 이재명에… 이상민 "본인 의혹은 개별적으로 대응해야"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본인을 향한 검찰 수사를 사실상 '당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자 당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재명 개인의 비리 문제"라며 반발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당내 결속을 다지는 이 대표의 행보를 두고도 비판이 이어졌다. 본인의 사법리스크를 수사하는 검찰에 대응하기 위해 당을 끌어들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조응천 "李 발언, 당 지지율 오르지 않는 것과 연관"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3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굳이 이 대표가 직접 당신의 입으로 말씀하셔야 했느냐 하는 그런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 대표가 지난 2일 자신을 향한 검찰 수사를 당과 개인으로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는 당 일각의 주장과 관련해 "개인에 대한 공격인지, 당에 대한 공격인지에 따라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말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조 의원은 "대표가 그런 얘기를 하면 이게 당 전체와 연관이 돼서 이재명 개인에 대한 공격이 당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등치가 되는 공식으로 연결이 되는 것"이라며 "이런 게 사실은 저희 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것과도 연결이 된다"고 꼬집었다.

    앞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당 차원에서 지나치게 방어하는 것을 두고 불만이 쏟아지는 상황이었다. 조 의원도 "당이 당당하게 싸울 일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비명계 "이재명 검찰 수사, 당에 대한 공격 아냐"

    비명계로 꼽히는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은 정치면이 아니라 사회면에서 다룰 사건이다. 그러면 당에 대한 공격이 아니고 이재명 개인의 비리 문제"라며 "또 당 대표직에 있으면서 벌어진 일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 관련 검찰 수사 대부분은 성남시장 재임 시절에 연루된 사건에 관한 것인데 그게 어떻게 당을 향한 공격이 될 수 있냐는 지적이다. 

    이어 이 의원은 당이 이 대표를 지나치게 비호하는 것을 지적하며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과 김용이 문제가 됐을 때 윤리위원회에 회부해서 출당 조치를 했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민주당 상임고문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당과 개인으로 분리 대응해야 한다는 당 일각의 주장에 공감했다. 

    문 전 의장은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과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디커플링, 당과 당대표 관련 이슈를 분리하는 것도 대안으로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며 "그것도 교토삼굴에 다 포함된 뜻"이라고 말했다.

    문 전 의장은 지난 1일 민주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이 대표 앞에서 '교토삼굴(狡兎三窟·꾀 있는 토끼는 굴을 세 개 파 놓는다)'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맞닥뜨린 민주당에 경고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같은 해석에 문 전 의장은 "토끼의 장점은 대안을 마련하는 영민함이라는 걸 강조하라고 얘기를 했는데 뜻밖에 다른 해석이 요즘 있는 것 같다"며 "그건 내 뜻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 ▲ 문재인 전 대통령이 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맞이 하고 있다. ⓒ뉴데일리(사진=더불어민주당)
    ▲ 문재인 전 대통령이 2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문 전 대통령 사저를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맞이 하고 있다. ⓒ뉴데일리(사진=더불어민주당)
    文 만난 이재명…이상민 "李, 의혹은 개별 대응해야"

    이르면 이달 중순 검찰 출석을 앞둔 이 대표는 당 결속을 다지기 위한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2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관한 신년 인사회에 불참하고 경남 양산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았다. 

    문 전 대통령 예방을 계기로 당내 친문 세력과 지지층을 결집시켜 본인의 사법리스크에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2일 YTN 라디오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와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행보와 관련 "이 대표 본인에게 있는 사법적 의혹을 정치적으로 대응하거나, 문 전 대통령이나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지지 세력과 합세해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받고 있는 사법적 의혹은 본인이 성남시장이나 경기도지사 일 때에 생겼던 문제이고, 그건 철저하게 이 대표가 개별적으로 법률적으로 대응을 해야 할 일"이라며 "당을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가 당내 결집에 집중하는 것과 관련 "이 대표 본인은 그렇게 이미지를 일체화시키고 싶겠지만 당이 그렇게 호락호락 자기 마음대로 되겠나"라고 되물었다.

    또다른 민주당 의원도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인간인지라 도움을 청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친문들이 그렇다 해서 결속하는 효과가 크게 있겠나"라고 했다. 

    이 대표의 문 전 대통령 예방이 친문 결집용이라는 해석은 지나치다는 의견도 있다. 이와 관련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통상 해왔던 일로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