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김기현·나경원·권성동·안철수·윤상현 vs 비윤, 유승민룰 개정에 유승민 "尹이 오더 내리고 윤핵관 앞장 선 폭거" 비난권영세·원희룡 차출설에… 장제원 "차출이 어딨나" 선 그어
  •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및 지도부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및 지도부가 지난 1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룰이 당원투표 100%로 확대되면서 당권 구도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당심에 강세를 보이는 친윤계 주자들이 유리해졌지만, 장관 차출설 등 후보들이 난립하는 상황이다.

    비윤계 후보군은 유승민 전 의원이 1강을 지키면서 '당심 쪼개먹기'를 우려하는 시각에 단일화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자천 타천 후보 10명 중 한 명만 비윤 후보

    21일 여권에 따르면, 김기현·권성동·조경태·윤상현·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황교안 전 대표, 권영세 통일부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등 10여명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당권 주자로 거론된다.

    이중 유승민 전 의원만이 뚜렷한 비윤 주자로 꼽힌다. 당초 안철수 의원도 비윤 주자로 분류됐으나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역임을 자주 언급하며 스스로 친윤임을 강조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전당대회 규정을 당원투표 100% 반영과 결선투표제를 도입하기로 변경한 데 대한 반발하며 이번 룰 개정이 윤석열 대통령의 주문으로 윤핵관들이 수행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YTN 방송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저 유승민이 국민의힘 대표가 돼 당의 변화와 혁신을 하는 것을 더불어민주당이 제일 싫어한다"며 "저에게 나오는 민심은 역선택이라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민주당은 윤핵관 대표를 제일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뒤에서 지휘 감독하고 오더를 내리고 윤핵관들이 완장을 차고 앞장서 폭거를 저지르는 건데 그분들이 해당 행위를 하는 것"이라며 "제가 당 대표가 되면 전당대회 룰을 당장 뜯어고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가 룰이 결정되면 당연히 따라야 한다"면서도 "월드컵 개최 두 달 전에 룰을 바꾸는 FIFA가 어딨냐"고 덧붙였다.

    5대 5도 졌는데…"尹, 경선 때 앙금으로 경기지사 선거 방해"

    유승민 전 의원은 이번 룰 개정을 폭거라고 지칭하며 배후에 윤 대통령을 지목하면서도 관계는 나쁘지 않다고 주장했다. 지난 경기지사 경선 당시 '윤심은 곧 민심'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윤심' 끈은 놓지 않는 모양새다.

    그는 "사이 안 좋을 거 없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할 때 만나고 싶다고 해서 세 차례 밥도 먹고 술도 먹었다"며 "근데 경선 과정의 앙금 때문에 제가 경기지사 선거 나갔을 때 막강한 당선인 시절 뒤에서 저를 떨어트리려고 방해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김은혜 후보와 5대 5 룰 대결에서 패했다.

    당 지도부가 당원투표 100%, 결선투표제 등 친윤 주자에게 유리하게 룰을 개정했으나 뚜렷한 원톱 후보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여권 안팎에서는 신년 개각설과 맞물려 초대 내각에서 윤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권영세 장관과 원희룡 장관 차출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권 장관은 서울 4선 의원이라는 점에서, 원 장관은 서울 3선 의원에 재선 제주지사를 지냈다는 점에서 당장 당에 복귀해도 당무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평가받는다.

    다만 당초 유력한 당권 주자로 거론된 권 장관은 자신의 지역구인 용산 이태원에서 일어난 참사로 박희영 용산구청장 공천에 영향을 준 의혹까지 제기되며 부담이 가중됐다.

    화물연대 파업에 강경한 대응으로 호평을 얻은 원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권 도전 질문에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도 보시다시피 한눈팔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느냐"고 선을 그었다.

    2027년 대선을 목표로 하는 원 장관으로서는 당장 당권에 도전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공천권을 휘두르면서도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한 번에 대권 주자 반열에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장관 차출설 나오지만 현실성 없어

    따라서 당 내부에선 현재 거론되는 주자들 간에 단일화 등 연대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장 연대설이 뜨거운 나경원 부위원장과 김기현 의원은 물밑에서 대화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 부위원장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당원투표에서 이준석 전 대표에게 앞섰으나 여론조사에서 크게 뒤지며 패한 아픈 기억도 있다.

    김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친윤계 단일화에 대해 "타당하지 않다"면서도 "우리 당 의원 전원이 친윤계라 생각한다. 윤 대통령께서 성공해야 국민의힘도 있고 의원도 존재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성공하지 못하면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말했다.

    친윤계 핵심 4인방 중 한 명인 장제원 의원도 원희룡 장관 차출설에 "잘 모르겠다"면서도 "무슨 차출이 있나"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