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기지 서쪽 20km 산악지역서 엔진 이상… 조종사 1명 비상탈출
  • ▲ 우리 공군 KF-16(위쪽)과 호주 F-35A가 지난 8월 24일(현지시간) 호주 상공에서 함께 편대비행을 하고 있다. ⓒ공군
    ▲ 우리 공군 KF-16(위쪽)과 호주 F-35A가 지난 8월 24일(현지시간) 호주 상공에서 함께 편대비행을 하고 있다. ⓒ공군
    공군 주력 전투기인 'KF-16' 1대가 지난 20일 밤 훈련 중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8월 'K-4E' 전투기 추락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발생한 일이다.

    공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5분쯤 제19전투비행단 소속 KF-16C 전투기 1대가 전투초계 임무 수행 중 원주기지 서쪽 약 20km 지점 산악지역에서 엔진 이상이 발생, 조종사 1명이 비상탈출했다. 

    전투기는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금왕리 야산에 떨어졌다. 자력 탈출한 조종사는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공군항공우주의료원으로 후송됐다.

    공군은 정찰자산 및 비상대기전력을 제외한 KF-16 전 기종의 비행을 중지했으며, 공군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사고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90년대 중반 도입된 KF-16… 끊임없이 추락사고

    KF-16은 F-16 계열 전투기로,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총 140대를 도입한 공군의 주력 전투기다. 대당 가격은 420억 여원이다. 최대이륙중량 19.18t, 전장 15m, 최대속력 마하2.0, 최대상승고도 1만5240m로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제작했다.

    KF-16은 그러나 도입 이후 끊임없이 추락사고가 발생했다.

    1997년 8월 연료 도관 부식으로 처음 추락사고가 발생한 이후 한 달 뒤인 9월 같은 이유로 또다시 추락했다. 2002년 2월에는 엔진 터빈 블레이드 파손으로 1대가 추락했고, 2007년 2월 정비 불량 사고 이후 그해 7월 비행 중 착각으로 서해에 추락해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09년 3월에는 조종사 과실, 2019년 2월 부품 고장으로 각 1대가 추락했다.

    공군 전투기 추락사고 올해만 벌써 4번째… 안전성 도마에

    공군 전투기 추락사고는 최근 3개월 만에 재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로 보면 벌써 네 번째 사고다.

    지난 8월12일 공군 전투기 K-4E가 서해에서 임무를 마치고 수원기지로 복귀하던 중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에서 추락해 조종사 2명이 비상탈출했다. 사고 조사 결과 전투기 우측 엔진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군은 사고가 노후나 정비불량 때문은 아니라고 발표했다.

    지난 4월1일에는 경남 사천시 제3훈련비행단에서 KT-1 훈련기 2대가 비행훈련 중 공중충돌 뒤 추락했다. 이 사고로 학생조종사 등 4명이 순직했다. 

    지난 1월11일에는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야산에 K-5E 전투기 1대가 추락해 조종사 심모 대위가 순직했다.

    첨단과학의 집대성인 전투기가 올해에만 벌써 네 번이나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항공기 안전성이 도마에 올랐다.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연이은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자칫 우리 군을 향한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윤석 공군 공보팀장은 21일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사고와 관련해 금일 '핀셋데이'를 운영해 전투기들을 정밀 체크할 예정"이라며 "점검 결과를 토대로 단계적으로 비행을 재개할 계획으로, 비상대응 등에 대해서는 문제 없이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은 이번 전투기 추락사고와 관련, 21일 계획된 2022년 후반기 '소링 이글'(Soaring Eagle) 훈련을 잠정연기하기로 했다.

    적 공중전력의 대량 기습 침투를 가정한 한국 공군의 단독 대규모 전역급 공중종합훈련인 소링 이글은 이날부터 25일까지 닷새간 실시할 예정이었다.

    지난 6월 시행된 전반기 훈련에는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A를 비롯해 F-15K, F-16, KF-16, FA-50, F-4E, F-5 전투기와 KA-1 전술통제기, E-737 항공통제기, CN-235 수송기 등 항공전력 70여대, 임무요원 200여명이 참가했다.

    한편, 우리 군은 이달 초 미국 공군과 함께 240여 대의 항공기가 참여한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을 6일간 실시한 바 있다. 우리 공군에서는 F-35A, F-15K, KF-16 전투기 등 140여 대가 참가했고, 미국은 F-35B 전투기, EA-18 전자전기 등 100여 대를 투입했다.
  • ▲ 21일 오전 경기 양평군 양동면 금왕리 인근 야산에 추락한 'KF-16' 조종사가 탈출할 때 사용한 낙하산이 걸려 있다. ⓒ뉴시스
    ▲ 21일 오전 경기 양평군 양동면 금왕리 인근 야산에 추락한 'KF-16' 조종사가 탈출할 때 사용한 낙하산이 걸려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