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주자들 한목소리로…'MBC 탑승 불허' 조치 옹호김기현 "없는 걸 지어내서 한미관계 악화… 자막 조작"안철수 "경고성 조치라고 본다… 취재를 막는 것은 아냐"조경태 "순방 국익 위한 것… MBC, 국익에 합당한지 따져야"
  • ▲ 안철수(왼쪽),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 24 새로운 미래 두번째 모임인 ‘경제위기 인본 혁신생태계로 극복하자!’에서 책자를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 안철수(왼쪽),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 24 새로운 미래 두번째 모임인 ‘경제위기 인본 혁신생태계로 극복하자!’에서 책자를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MBC 출입기자들의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 데 따른 비판이 거센 가운데,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대통령실의 결정을 옹호하고 나섰다.

    MBC가 윤 대통령의 외교를 보도하는 과정에서 국익을 해쳤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김기현 "MBC 방송이라 생각 안 해… 사과할 줄도 몰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대통령실의 전용기 탑승 불허 조치를 두고 "미담 사례라고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MBC가 저는 방송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는 말이 아니고 편향성을 드러내지 말라고 하고 싶은데 그것마저도 전혀 무시해버렸다"며 "자막도 조작했지 않는가. 하지도 않은 말을 자막에 넣어서 방송을 하지 않나, 거기에다 사과할 줄도 모르고. 잘못하면 사과해야 될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커다란 국익이 걸린 외교적인 행사를 하는데 국익에 부합하는 것을 어떻게든 만들어내야 될, 그것이 대한민국 국민 누구든지의 생각이라고 본다"고 전제한 김 의원은 "그런데 없는 걸 지어내서 미국과 대한민국의 관계를 더 악화시키는 그런 짓을 했다"고 비판했다.

    MBC는 지난 9월22일 미국 뉴욕에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박진 외교부장관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 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발언한 듯한 장면을 보도했다. 

    MBC는 이 발언을 22일 오전 10시7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최초로 보도했지만, 윤 대통령의 발언이 '바이든'이지 '날리면'인지를 두고 논란이 인 바 있다.
  •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전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및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참석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1일 오전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 및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참석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안철수 "MBC 보도윤리 점검해 봐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권력에 대한 언론 비판은 '제한하면 안 된다' 그건 민주주의 기본 원칙 아니겠나"라면서도 "그런데 이번에는 취재를 막는 것이 아니지 않으냐. 취재를 불허한 것이 아니고 취재는 하도록 하되 편의 제공을 안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고성 조치라고 본다"고 해석한 안 의원은 "적절했는가 아닌가 이런 것은 둘째치더라도 이런 경고성 조치는 일회성으로 그치고 MBC 내에서도 보도윤리상으로 문제는 없었는지 한번 점검을 해 보는 그런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전용기가 사적 공간이 아닌 취재를 위한 공적 공간이라는 지적에 안 의원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라며 "그 알 권리가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됐는지 그런 판단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 전화 인터뷰에서 "언론이 아주 강력한 권력 중 하나"라며 "그런데 그 권력을 마음대로 쓰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대통령이 해외 순방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가. 바로 국익을 위해서 가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따라가는 언론 역시도 국익에 합당한지, 안 한지를 따져봐야 된다"고 강조했다.

    "저는 군사독재 시절에도 언론사가 이런 식으로 국익을 해치는 그런 보도를 한 적이 제 기억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상기한 조 의원은 "언론의 가장 중요한 쟁점은 국민을 위한 언론이 돼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9일 오후 윤 대통령의 이번 동남아 순방에 MBC 출입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다고 통보했다.

    대통령실은 "MBC는 자막 조작, 우방국과의 갈등 조장 시도, 대역임을 고지하지 않은 왜곡·편파방송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시정조치도 하지 않은 상태"라며 "이번 탑승 불허 조치는 이와 같은 왜곡·편파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MBC는 성명을 내고 "이번 조치는 언론의 취재를 명백히 제약하는 행위다. 특정 언론사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거부는 군사독재 시절에도 없었던 일"이라며 "국민 알 권리를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 현장에서 취재와 보도를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반발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지난 10일 출근길에 "국민들의 많은 세금 써가며 해외 순방을 하는 것은 중요한 국익이 걸려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고, 결국 MBC는 같은 날 오후 민항기 편으로 먼저 출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