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 공무원 딸 "아빠는 나라 위해 일하신 분"… 유족, 서욱·김홍희 구속 청원

'서해 피격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유족이 서욱 전 국방부장관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의 첫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법원을 찾아 이들의 구속을 촉구했다.

유족 측은 21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구속영장 발부 청원서'를 제출하며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와 해양경찰의 최고 고위공직자였던 서욱 전 장관과 김홍희 전 청장이 구속돼야 함은 법치주의 국가에서 사필귀정"이라며 검찰의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청원서 제출에 앞서 이씨의 형 이래진 씨는 구속 촉구 성명을 통해 "서욱 전 장관은 정확한 정보 판단과 지시를 통해 국민의 생명을 구하고 지켜야 하는 사명감을 저버리고 거짓 증언과 잘못된 보고 지시에 혼란을 만들었다"며 "막중한 사명과 책임자로서 직무를 유기하고 은폐를 지시하는 등 다수의 사람들과 공모한 범죄의 사실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려버린 이번 만행에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벌해 못된 사례가 남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 이씨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악용하고 잘못된 지시로 국가 시스템을 훼손하는 중대범죄가 가려진다면 우리나라 국가안보와 국방에 심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씨는 특히 김 전 청장이 "거짓 수사지휘 발표로 국민에 혼란을 야기하고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오명과 아픔을 남긴 장본인"이라며 "범죄 수사의 최고 책임자로서 사명을 저버린 채 반인권적 행위에 앞장선 만큼 반드시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은폐하고 조작한 엉터리 자료와 내용을 발표해 또다른 범죄를 양산한다면 이 나라 사법정의가 무너지고 범죄의 악순환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한 이씨는 "무고한 국민을 간첩으로 둔갑시켜 허위발표하는 만행에 절대 용서가 불가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으로 가족을 잃은 아픔과 가족의 명예를 지켜 달라"며 "이들을 법정 최고형으로 다스려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도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은 일어난 것이 아니라 고위공직자에 의해 만들어진 비참한 사건"이라며 "오로지 청와대를 위해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월북 조작을 기획하고 국방부를 포함해 해양경찰, 국정원이 기획에 따라 실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청원서에는 고 이대준 씨의 열 살 된 딸이 영장전담판사에게 쓴 편지도 함께 포함됐다. 이씨가 공개한 조카의 편지에는 딸이 남긴 아빠를 향한 마음이 절절하게 드러나 있다.

이씨의 딸은 편지에서 "출동을 마치고 집에 오면 항상 가족과 함께 캠핑을 가고 공원에서 놀아준 자상한 아빠였다"며 "이제는 이런 아빠를 만날 수 없어 슬프다"고 썼다.

이씨의 딸은 "아빠가 오랜 출장을 가신 줄 알고 기다렸는데, 하늘나라에 가셨다는 것을 얼마 전에 알게 됐다"며 "아빠를 구해 주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미웠다"고 심정을 전했다.

"우리 아빠는 저를 무척 사랑해서 가족을 버리고 혼자 북한으로 가실 분이 절대 아니다"라고 단언한 이씨의 딸은 "아빠를 빼앗아가고 아빠를 나쁜 사람으로 만든 많은 사람들을 벌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씨의 딸은 이어 "우리 아빠는 나라를 위해 일하시고 사고로 돌아가신 훌륭하신 분입니다. 저는 아빠를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며 편지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