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진영의 대표가 대선 패배 상황에서… 주식 생각하는 자체가 좀, 상상하기 어렵다""주식 사겠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나만"… 진중권, 이재명 사고방식 대놓고 비판"지지자들은 뉴스도 못 보고 있는데, 이재명 혼자 주식 거래"… 전재수도 강력 비판
  •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21년 5월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 창립 및 기념토론회'에 참석해 발제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2021년 5월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 창립 및 기념토론회'에 참석해 발제를 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위산업 관련 주식 매입과 관련해 "그런 상황 속에서 주식투자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좀 상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이 대표의 주식투자와 관련해 소신발언을 한 가운데 당 안팎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진 교수는 18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물론 이 대표는 법적으로 아무 문제 없다"며 "주식을 사겠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나"라면서도 이 대표의 주식 매입 시점 등을 두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해명을 보면 대선 패배하고 지선(지방선거 결과가) 결정되기 전이라고 한다"고 전한 진 교수는 "어쨌든 대선 패배하고 그 다음에 지선 그 사이에 샀다는 말인데, 저는 상상이 안 간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진 교수는 또 이 대표의 주식투자를 지적한 전재수 민주당 의원과 관련해서는 "전 의원이 할 말 한 것"이라며 힘을 보태기도 했다.

    전 의원은 하루 전인 17일 이 대표의 주식투자 시점 등을 지적하며 "실망스럽다"는 견해를 밝혀 논란이 됐다. 

    전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 대표가 대선 패배 후 주식을 매입한 것을 두고 "(이 대표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뉴스도 못 보고 널브러져 있는데 (이 대표) 혼자 정신 차리고 주식 거래를 한다? 일국의 대선후보, 민주당의 대선후보였는데, 개인적 사익에 해당하는 주식 거래는 지지자들에게 실망스러운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진 교수는 "(이 대표는) 대선 패배하고, 자기가 어떤 진영의 대표 아니냐"며 "그런데 그런 상황 속에서 주식투자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좀 상상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진 교수는 이 대표 측이 주식 매입 당시 방위산업체 주식을 매입하고, 국회의원 당선 후 국방위원회에 소속된 것은 무관하다는 취지의 해명을 한 것과 관련 "(국회의원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이고, 출마하면 당선될 것이고, 그 다음 뭘 했냐면 방산주를 샀다. 그 다음에 국방위를 신청을 딱 하게 되면 이게 이해충돌이 당연히 되지 않겠냐"고 반박했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 2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이종현 기자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를 비판한 전 의원의 소신발언을 시작으로 내분이 이어지고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같은 당 안민석 의원을 향해 "전 의원이 갈치면 안민석 의원은 대왕갈치"라고 질타했다. 안 의원이 "갈치정치는 지금 이 시국에서 굉장히 심각한 행위에 해당된다"며 전 의원을 저격한 것을 그대로 되돌려준 것이다.

    안 의원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가을이 되니까 갈치정치가 스멀스멀 올라온다"며 "갈치는 갈치를 먹고 큰다. 갈치정치는 자기 식구를 잡아먹는 정치"라고 비난했다.

    "저는 결코 전재수 의원이 '갈치정치인'의 부류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전제한 안 의원은 "요즘은 주식을 핸드폰으로 그냥 투자할 수 있는데, 전 의원처럼 나무라는 것은 너무 좀 과하지 않았나"라며 이 대표를 엄호했다.

    이에 조 의원은 1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전 의원이 못할 말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전 의원이 갈치라면 안민석 의원은 완전 대왕갈치 아닌가"라고 응수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같은 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가) 주식을 한 것도 자기 주특기를 살려서 돈 좀 벌려고 한 것 아니냐"며 "전재수 의원의 말이 상당히 일리가 있다. 주식을 잃으려고 한 것은 아니잖나"라고 전 의원을 옹호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전 의원을 향한 공격을 자중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전재수 의원의 이재명 대표 발언에 대해 소위 개딸(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의 비난이 많다. 개딸들께서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란다"며 "우리가 정권을 빼앗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정말 모르는 건가. 우리만 우리를 모르는 정치지형을 바꿔야 한다"고 일갈했다.

    지난달 27일 국회가 발간한 국회의원 재산공개 내역에 따르면, 이 대표는 한국조선해양 주식 1670주, 현대중공업 주식 690주 등 2개 종목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해군 함정 관련 납품업체다. 따라서 국방위원인 이 대표가 해당 주식을 소유한 것을 두고 '직무 관련성 논란'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이 대표는 지난 13일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

    민주당은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보궐선거 출마를 결정하기 전 보유했던 것으로 국방위 활동과 무관하다"며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하고자 지난 8월30일에 국회 등에 백지신탁 심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