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 무료 급식소 찾아 2시간 가량 설거지 봉사소수 수행원만 대동한 채 마스크 쓰고 신분 밝히지 않아김종하 "지위 상관없이 겸손하게 봉사했기에 참 반가워"
  • ▲ 김하종 신부(왼쪽)와 김건희 여사 ⓒ김하종 신부 페이스북
    ▲ 김하종 신부(왼쪽)와 김건희 여사 ⓒ김하종 신부 페이스북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8월 말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가출청소년 보호 및 노숙인 쉼터를 찾아 봉사활동을 한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 여사가 봉사활동을 한 곳으로 알려진 '안나의 집'은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 (세례명 빈첸시오 보르도) 신부가 IMF 직후인 1998년 7월에 설립한 무료 급식소다. 

    김 신부는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여사의 봉사활동 사실을 전했는데, 김 신부에 따르면 신분을 밝히지 않은 두 명의 여성과 남성 한 명이 안나의 집으로 찾아와 봉사를 희망했다고 한다.

    김 신부는 이들을 급식소로 데려갔고, 이들은 2시간여 동안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 분들은 비닐 앞치마를 입고 2시간 동안 열심히 설거지를 했다"며 "묵묵히 성실하게 일하는 그 봉사자들을 보며 기쁘고 반가운 마음으로 지켜봤었던 기억이 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마스크를 쓴 김 여사를 알아보지 못하고 봉사가 끝난 뒤에야 일행 중 한 명이 김 여사라는 사실을 알린 뒤 인지했다고 한다.

    김 신부는 봉사를 마친 뒤 이들과 차를 마시던 중 한 여성이 '혹시 이분이 누군지 아시냐'고 물었고, "전혀 모르겠다"는 김 신부의 답변에 그제서야 이들은 김건희 여사라는 사실을 알린 것이다.

    그는 해당 사실을 인지한 뒤 "깜짝 놀라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며 "사회적 지위에 상관없이 성실하고 겸손하게 봉사했기 때문에 참 반가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여사는 봉사와 소외계층 등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김 신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안나의 집 가출 청소년과 노숙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다"며 "봉사에 관한 체험,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놀랍고 기뻤다"고 말했다.
  •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분홍색 고무장갑을 착용한 채 설거지를 하고 있다. ⓒ김하종 신부 페이스북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분홍색 고무장갑을 착용한 채 설거지를 하고 있다. ⓒ김하종 신부 페이스북
    김 신부는 이같은 내용의 게시글과 함께 당시 김 여사의 모습이 담긴 사진 9장을 함께 공개했다. 사진에는 앞치마를 입고 분홍 고무장갑을 낀 김 여사가 식판을 설거지하는 모습이 담겼다.

    한편, 김 여사의 비공개 봉사활동 지속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 8월 수도권 폭우와 태풍 등으로 인한 피해 지역을 다니며 복구 활동을 비공개로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중호우로 인해 인명피해가 났던 서울 신림동과 경기 안양, 충남 부여 등을 소수 수행 인력만 대동한 채 조용히 다녀왔다고 한다.

    김 여사는 '정인이 사건' 2주기 앞두고 지난 12일에는 양부모의 학대와 방치 끝에 사망한 고(故) 정인양의 묘소를 방문했다.

    대통령실은 양평 안데르센 메모리얼 파크를 찾은 김 여사가 정인이 묘역 인근 쓰레기를 줍는 사진을 공개했다. 

    당시에도 경호원과 부속실 등 소수의 인원만 대동한 채 비공개로 일정을 진행한 만큼 추후 김 여사의 봉사활동 등 민생 행보를 통한 '조용한 내조'에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