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당권주자 표 분산 방지 위한 '교통정리' 시각 많아'비상근직 임명=전대 불출마' 속단 이르다는 분석도 비등
  • ▲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나경원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던 나 전 의원이 장관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되면서 집권여당의 당권 레이스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14일 오후 대통령실 청사에서 나 전 의원에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임명장을 수여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는 대통령 직속 기구로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다. 나 전 의원은 4선 의원 출신으로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20대 국회에서 저출산고령화대책특별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이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로 분류되던 만큼 국민의힘 내부의 당권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를 묻는 다양한 여론조사에서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직을 수락한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이 당권주자 간 교통정리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층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나 전 의원이 윤심을 업은 경쟁자와 표를 나눠 가질 경우 안철수 의원이나 유승민 전 의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당권경쟁이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나 전 의원이 당권 도전 의사를 접을 경우 당원들에게 높은 지지를 받았던 그의 지지율은 친윤계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에게 흘러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14일 통화에서 "당심에 강점을 보이는 나 전 의원이 당권에 도전하지 않는다면 아무래도 윤심을 업은 후보에게 나 전 의원의 표가 가지 않겠나"라며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이 같은 인선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비상근직인 저출산고령화위 부위원장직 수락을 나 전 의원의 전대 불출마로 연결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일정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나 전 의원이 당권 도전 의사를 접었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총선과 직결되기 때문에 공천권 행사라는 달콤한 유혹을 나 전 의원이 쉽게 내려놓지는 않을 것"이라며 "끝까지 고민을 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