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섭단체 몫 법사위원 조정훈, 민주당 추진 패스트트랙 반대민주당 박범계 "민주당 덕택으로 의원 되셨는데"… 조정훈 압박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15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연일 반대하고 나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으로 특검법 '키맨'으로 떠오른 조 의원이 민주당 뜻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특검법 강행은 어려울 전망이다.

    법사위 키맨 조정훈, 김건희특검 연일 반대

    조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민주당의) 굉장한 무리수"라며 "현실성이 없는 경로라는 것을 민주당도 잘 알고 있다. 제가 동의해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그간 의석 수를 앞세워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해 국회 법사위 문턱을 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어 특검법의 법사위 상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법사위원장의 사회권을 박탈하고 본회의에 올려 통과시키는 방안도 있으나, 이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등 입법을 강행했고 이재명 대표의 수사를 덮으려 한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돌파하는 방안도 조 의원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해 특검법의 법사위 통과 길이 막혔다. 

    국회법 85조 2의 1항에 따르면,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전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 또는 안건 소관 상임위원회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회 법사위 소속 의원 18명 중 11명의 찬성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 소속 법사위 위원은 10명으로 이외에 추가 표가 필요한데 국민의힘(7명) 소속을 제외하고 조 의원이 비교섭단체 몫으로 배정됐다. 

    전체 재적의원도 민주당 소속 의원과 민주당 출신 무소속 의원을 합해도 전체 찬성 요건(180명)에 미치지 못해 정의당과 군소정당의 동의가 필요하다.

    조 의원은 "진실을 밝힌다는 것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추석 밥상에 올릴 급한 특검으로, 현실성 없이 진행했다는 것에 반대한다. 민주당은 추석 밥상에 '김건희특검법'을 올리기 위해 급하게 169명의 도장을 받아 추석 전에 발의했다. 굉장히 무례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소음을 노린 노이즈마케팅, 정치쇼"라고 지적한 조 의원은 "제가 초대받은 적도 없고, 참가하겠다고 한 적도 없는데 쇼 포스터에 출연 조정훈이라고 써 놓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검수완박은 반대 여론 얘기 안 하더니" 과거 민주당 행보 언급

    조 의원은 특히 민주당이 특검 임명 시 대통령이 소속되지 않은 교섭단체에서 2명을 추천하고 그 중에서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한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여야가 합의해서 누가 특별검사가 돼야 할지 주고받아야 공정성이 담보된다"며 "이번에 발의한 특검법은 민주당만 특별검사를 임명할 수 있다. 다른 정당·정치세력이 이를 인정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직접 매수하도록 지시했다는 녹취록과 관련해서도 "저도 회계학을 했던 사람으로서 위임매매에서 매수주문을 시킨 것이 주가조작으로 등치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특검에 찬성하며 윤석열식 공정과 법치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며 여당의 참여를 촉구한 것과 관련해서도 민주당의 과거 행보를 언급하며 비난했다.

    조 의원은 "'검수완박' 법안을 통과시킬 때는 반대여론이 65%까지 올랐는데, 그때는 (민주당이) 여론 얘기를 하지 않았다"며 "많은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이 원한다며 나에게 역사적 책임을 지라고 한다. 밀어붙이는 태도는 내로남불과 집단주의의 전형"이라고 질타했다.

    민주당은 연일 조 의원 압박에 나섰다. 법사위 소속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건희특검법은 국민이 결정한다. 우리는 국민을 대변하는 것"이라며 "저는 민주당 덕택으로 의원 되신 것을 지적한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자신이 전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어떻게 해서 국회에 들어오게 됐는지 한 번 되돌아봤으면 좋겠다"고 한 것과 관련한 부연설명이었다. 이 말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위성정당이던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조 의원이 민주당 의견에 동참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