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초 폭우 때… 민주당 "자택 보고·지시했다" 비난尹 "오늘 비상대기할 생각"… "선 조치, 후 보고" 당부
  • ▲ 녹색 방위복을 입은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대통령실 국민소통관실
    ▲ 녹색 방위복을 입은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대통령실 국민소통관실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가장 강력한 태풍인 제11호 태풍 '힌남노' 대비상황에 맞춰 5일 퇴청하는 대신 대통령실 청사에서 24시간 철야 비상근무에 돌입한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 집무실에는 '야전침대'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5일 오전 출근길에 '오늘은 퇴근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늘은 비상대기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록색 민방위복 차림으로 출근했다.

    지난 8월 초 중부지방 폭우 피해 당시에는 자택에서 전화로 상황에 대응했다가 야권의 공세에 휩싸였지만, 이번에는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직접 상황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먼저 조치하고 후(後) 보고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리나라 전역이 지금 역대급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 안에 들어왔다. 오늘 자정을 넘어서는 제주를 비롯해 남부지방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한 윤 대통령은 "정부는 긴장을 늦추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재난관리와 구조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께 말씀드린다"며 "어제 말씀드린 것처럼 '선 조치 후 보고'다. 대통령에 대한 보고도 필요한 대응을 지원하는 차원이 아니라면, 비상상황에 대해 대응을 대통령이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먼저 조치하고 후 보고해 주기 바란다"고 재차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힌남노 북상 상황과 관련한 사안만 챙기겠다며 다른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한남동 관저 입주 일정과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관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중에 얘기하자"고 말한 뒤 곧바로 집무실로 향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대수비)회의에서도 '힌남노' 대비상황을 집중 논의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이같이 전하며 "2003년 태풍 '매미'의 위력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는 힌남노가 내일(6일) 새벽 한반도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통령은 오늘 밤과 내일 새벽 용산 대통령실에서 머물면서 종합상황을 보고받고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도 24시간 비상대비태세에 돌입한다. 대통령실은 행정안전부와 기상청 등 관계부처, 지자체와 상황을 공유하면서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등 대비태세를 유지할 예정이다.

    김 수석은 "태풍 이후에 저희 정부가 신속한 복구와 그리고 추석에도 이어질 물가에 대한 집중관리에 대해 대통령이 특별히 당부한 사항이 있다"며 "태풍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대처하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추석 주요 성수품 공급과 가격 관리가 지난해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각 경제부처에 민생과 물가 안정에 전력을 다할 것을 거듭 지시했다고 김 수석은 전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이) 위기대응센터를 방문해야 할 상황에는 직접 내려가고, 지자체장이나 정부 관계부처장에게 수시로 시시각각 달라질 상황을 체크하고 철저한 대비와 대응태세를 짚어보는 긴 밤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윤 대통령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과 관련 "최고 통수권자로서의 의무와 역할에 오늘도 전념할 뿐"이라는 답변으로 갈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