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그룹 양선길 회장, 김세호 대표 이재명에 각 1000만원씩 '최고한도' 후원쌍방울 계열 광림 사외이사 이모 씨, 한성구 아이오케이 대표도 1000만원 후원"쌍방울 계열사→ 이재명 변호인 법무법인 계좌로 20억 송금 확인" 보도돼"이재명 경기도 주최, 대북교류 행사 비용 중 8억도 쌍방울이 부담" 기사도
  • ▲ 쌍방울그룹 사옥 전경.ⓒ쌍방울그룹
    ▲ 쌍방울그룹 사옥 전경.ⓒ쌍방울그룹
    "쌍방울과 인연은 내복 사용으로밖에 없다. 내복은 쌍방울을 꽤 잘 입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자신과 쌍방울그룹 간 커넥션 의혹을 제기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지적에 이같이 말했다. 커넥션 의혹을 희화화하며 의혹 자체를 부인한 것이다.

    이 대표와 쌍방울이 특수관계 아니냐는 의심은 쌍방울이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이 대표가 받은 고액 후원금 문제로도 불거진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25억5375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500만원 이상 납부한 고액 후원자는 22명으로, 이들이 후원한 금액은 2억1334만원이다. 

    이 가운데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과 김세호 쌍방울 대표가 지난해 7월9일 각각 1000만원씩을 후원했다. 또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광림의 사외이사인 이모 씨도 같은 달 10~11일 이틀에 걸쳐 1000만원을 후원했다. 한성구 아이오케이 대표도 1000만원을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1000만원은 개인 후원으로는 최고 한도 금액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세계일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입수한 '민주당 경선후보자 이재명후원회 회계보고서'로 밝혀졌다.

    이 대표 측은 당시 "10만원 이하 소액기부자들의 후원이 전체 후원금의 95.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일용직 건설노동자에서부터 경비·택시기사·자영업자·장애인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으로 이뤄진 소액기부자들의 응원 메시지가 공개돼 훈훈한 감동을 준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국민의힘 "뇌물인지, 뒷돈인지 의혹 커져만 가"

    쌍방울그룹 관련 인사들의 거액 후원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은 즉각 "후원금까지 이권 카르텔이 동원됐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당시 김병민 대변인을 통해 "10만원 이하 소액 후원이 이어졌다고 자랑해왔지만 막상 후원금 내역이 공개되니 쌍방울그룹 회장과 대표, 이사가 같은 날에 지령이라도 떨어진 듯 나란히 1000만원의 고액 후원금을 냈다. 대략 10명 중 1명꼴로 고액 후원을 받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이재명 후보와 배우자의 변호인단은 무료변론을 했다면서 쌍방울그룹에서 사외이사로 급여와 전환사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한 국민의힘은 "이미 밝혀진 것만 수십억원인데 '뇌물'인지 '뒷돈'인지 의혹은 커져만 간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또 "이 후보의 최측근인 이화영 킨텍스 대표는 쌍방울그룹에서 사외이사로 법인카드를 받아 흥청망청 썼다고 한다"며 "이해찬 전 대표의 비서실장 출신인 정치인도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고 밝혔다.

    "이 후보와 쌍방울그룹은 대체 어떤 관계인가"라고 따져 물은 국민의힘은 "소액 후원금은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달라는 국민들의 염원이라더니, 현실은 악취 나는 '정경유착'인가"라고 질타했다.

    이재명-쌍방울그룹 커넥션 의혹 보도 계속돼

    이 대표가 쌍방울그룹과 커넥션 의혹을 부인하는 것과 달리 이 대표와 쌍방울그룹이 특수한 관계라는 사실은 잇따라 보도되고 있다.

    지난 4월 문화일보는 쌍방울그룹에서 경영진으로 근무했던 A씨의 대화 녹취록을 입수, 이 대표가 쌍방울그룹 측과 밀접한 관계였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A씨는 2019년까지 쌍방울그룹에서 전환사채(CB) 발행·매출 등을 관리했던 핵심 경영진이다. A씨가 당시 사용했던 명함에는 '쌍방울그룹 부사장'이라고 기재돼 있었다.

    여기에 지난달 10일에는 검찰이 쌍방울그룹 계열사에서 이 대표 변호인이 속한 법무법인 계좌로 20억원을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날 TV조선은 "검찰이 이 의원의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를 변호했던 이태형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의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또 같은 달 29일에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하던 2018년, 경기도가 주최한 대규모 대북교류 행사 비용 중 8억원가량을 쌍방울그룹이 부담했다는 CBS 노컷뉴스의 보도도 나왔다. 

    쌍방울그룹 "추측성 보도, 의혹과 무관"… 법적 조치 시사

    쌍방울그룹은 그러나 잇따르는 의혹과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쌍방울그룹은 지난 7월18일 호소문을 통해 "이 의원과의 특별한 관계 등의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으로 추측성 보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쌍방울그룹은 그러면서 이에 따른 강력한 법적 조치를 시사했다. 

    한편,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 중이던 2018년, 공직선거법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들에게 쌍방울그룹의 전환사채 등으로 거액의 수임료를 대납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특히 이 대표의 변호를 맡았던 이태형 변호사가 현금 3억원과 3년 뒤 팔 수 있는 상장사 주식 20억원어치를 수임료로 받았다는 녹취록을 한 시민단체가 공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 시민단체는 지난 대선정국에서 "이재명 후보가 변호사비로 3억원을 썼다고 밝힌 것과 달리 실제로는 특정 변호사에게 현금·주식 등 20억여 원을 준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 시민단체가 이 의원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하면서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