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가처분 기각될 것 확신"… 주호영 비대위 "국민‧당원께 사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18일 첫 회의를 개최하며 공식적으로 닻을 올렸다. 

윤석열정부 출범 '100일'을 맞이한 상황에서, 당 내홍으로 인해 비대위가 구성된 만큼 이날 첫 회의의 일성은 반성과 혁신이었다. 

집권 여당으로서 당내 혼란으로 민생을 챙기지 못한 데 따른 사죄의 의미로 비대위원 전원이 일어나 머리를 숙이기도 했다.

다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비대위 출범에 반발하며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접수한 만큼 '이준석 리스크'라는 위험요소는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이날 오전 8시30분 국회 본관에서 첫 회의를 진행했다. 배경 현수막에는 '혁신과 변화로 거듭나겠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첫 비대위 회의에서 "비대위를 처음 시작하는 오늘 첫 회의가 대단히 마음이 무겁고 착잡하다"며 "비대위를 하지 않는 정상적인 당 운영이 바람직하고 가급적 비대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 하더라도 빨리 끝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당의 갈등과 분열이 생긴 점 △갈등과 분열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법정까지 가게 된 점 △민생을 잘 챙겨 유능한 집권당이라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조기에 주지 못하고 부적절한 언행으로 국민들로부터 눈살을 찌푸리게 한 점 △새 정부를 제대로 견인해 조기에 안착시켜 신뢰를 받는 데 소홀함이 있었던 점 등 당 내홍 황을 열거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주 위원장을 비롯한 8명의 비대위원은 "국민과 당원들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숙여 사과했다.

주 위원장은 "초심을 되찾고 초심을 잃지 않겠다. 오로지 국민만을 보고, 국민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하고, 실행하겠다"며 "진심의 창구인 당은 민심을 적극 수용해 정부에 전달하고, 정부가 민심과 괴리되는 일이 있을 때는 빠른 시간 안에 고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분열한 조직은 필패하게 돼 있다"고 강조한 주 위원장은 "서로 역지사지하고 조금씩 양보해 당 조직 전체가 흔들리거나 무너지면 모든 것이 잘될 수 있다는 절박함, 집권당으로서 또 정치인으로서 이 시대 어려움에 처한 국민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양보하면 당의 단합은 조기에 정착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당연직으로 비대위에 참여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하루빨리 당의 위기를 수습하는 한편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건강한 당·정 관계를 통해 국민께서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결과를 내도록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사무총장‧비서실장‧수석대변인 인선이 마무리됐다. 사무총장에는 경북 경주가 지역구인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이 임명됐다. 당초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물망에 올랐지만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인 탓에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을 대신할 수석대변인에는 초선인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 주 위원장을 보좌할 비대위원장비서실장에는 초선인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이 임명됐다. 다만 여의도연구원장 인선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주 위원장은 이날 첫 회의가 끝난 뒤 '관리형 혁신 비대위' 운용의 구체적 방안으로 "관리는 당을 조기에 안정시킨다는 것"이라며 "지금 비어 있는 당직이 많은데 빨리 채워서 당의 모든 조직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전당대회를 열어 후임 지도부를 구성하는 일 그 두 가지가 성공하면 관리는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혁신은 몇 달이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은 지점들이 있는데 그 지점을 빨리 신뢰를 얻도록 고치는 것이 혁신"이라고 지적한 주 위원장은 "그래서 국민들이 국민의힘에 대해 무엇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지, 무엇을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조속히 찾아서 고치도록 하겠다. 그것이 혁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은 첫 회의를 열어 공식적으로 비대위가 출범했지만,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이라는 큰 리스크를 안고 있다.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서 인용한다면 '주호영 비대위' 출범이 무산되는 만큼 당내 진통이 극심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주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저는 (법원에서) 기각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단언했다.

주 위원장은 '어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절차상 문제를 고치면 된다고 말했는데, 어떤 의미인가'라고 묻자 "사실은 가정을 전제로 한 답변을 드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위원장은 그러면서 "그래서 인용되면 어떻게 한다는 질문 자체에 대한 답변을 드리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18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가처분 신청은) 법리상으로 보면 당연히 인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전국위의 결과가 어차피 다시 해도 똑같은 것이라는 논리로 채무자 측에서 주장했다"며 "이것은 제가 보전 받을 실익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인데, 그런 것 자체가 제가 봤을 때는 치졸한 논리"라고 지적했다.

기각이 된 후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 대표는 "모르겠다"며 "법적인 절차들은 저도 처음 해본다. 어제 법원 구경 처음 했다"며 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