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일정에 정기 최고위 순연… 安 추천 최고위원 선임 절차도 미뤄윤핵관 이철규 "지구 떠나겠단 사람이 세상 어지럽혀" 이준석 직격권성동 사과에도 분열 못 말리는 與… 내부서 "이럴 때 원팀 돼야"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이종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주고받은 사적 메시지가 공개되며 논란을 촉발한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외부 일정으로 최고위원회를 미루면서 한숨을 돌렸다.

    안철수 의원이 추천한 최고위원 선임 절차는 예정된 날짜보다 하루 뒤에 진행하기로 미뤄졌다. 권 원내대표가 여의도에 부재한 상황에서도 '내부 총질' 메시지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 내부는 여전히 요동치고 있다.

    최고위 미뤄지며 '메시지 공개 파동' 열 식히는 권성동

    국민의힘 관계자는 28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오늘 예정된 최고위는 내일 열기로 했다"고 전했다. 매주 월·목요일 정기적으로 열리는 최고위 회의가 권 원내대표가 울산에서 열리는 정조대왕함 진수식에 참여하면서 미뤄진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회의에서 안 의원이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으로 추천한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과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 선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다.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2명을 임명하려면 당헌을 개정해 현재 9명인 최고위 정수를 11명으로 늘리고, 당 대표가 임명할 수 있는 지명직 최고위원도 기존 1명에서 3명으로 늘려야 한다. 최고위 의결로 소집된 전국위가 이 같은 안을 의결하면 권 원내대표가 이들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따른 당 윤리위원회 징계로 자리를 비운 사이 권 원내대표가 첫 인사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다만 최근 이 대표를 대상으로 한 윤 대통령과 사적 텔레그램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고개를 숙인 권 원내대표가 이 대표가 반대한 최고위원 임명안을 행사할지 미지수다.

    한 초선의원은 "권 원내대표가 논란을 자초하는데 자중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 지도부 인사는 "정점식 의원과 김윤 전 위원장이 권 원내대표가 지명한 인사들이 아니지 않나"라며 "이미 정당 간 합의를 지키는 것이고 전국위원회를 통과하면 절차상 문제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권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공항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함께 울산으로 이동했다. 이어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인 정조대왕함 진수식에 참석했다.

    권성동 사과에도 윤핵관 vs 이준석 설전 계속

    권 원내대표가 여의도를 비웠으나 국민의힘에서는 메시지 공개파동의 여진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27일 권 원내대표가 직접 사과했음에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이철규 의원이 이준석 대표의 '양두구육'(羊頭狗肉·겉과 속이 다른 경우를 일컬음)이라는 발언을 비판하면서 다시 설전이 벌어졌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양두구육이라니? 지구를 떠나겠다는 사람이 아직도 혹세무민(惑世誣民·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임)하면서 세상을 어지럽히니 앙천대소(仰天大笑·하늘을 보며 큰소리로 웃음)할 일"이라고 이 대표를 저격했다. 지난해 3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떠야지"라는 이 대표의 발언을 인용한 것이다.

    이에 이 대표는 복수의 언론을 통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대통령을 잘못 보좌해온 사람"이라고 응수했다.

    당 내부 분위기도 연일 뒤숭숭하다. 천하람 국민의힘 혁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무래도 당 내 세대갈등이라든지 정치의 방법론을 둘러싼 여러 다른 생각들, 그 갈등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보니까 저로서도 다소 당혹스럽다"고 토로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라디오에서 메시지 공개 파동과 관련 "정치적으로 볼 때는 사실 이 대표가 꼭 불리하지 않다"며 "윤 대통령도 소위 '문핵관'과 치열하고 강한 투쟁 과정에서 대통령이 됐다"고 지적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준석 대표 입장에서야 서운함을 느낄 수도 있다"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각자 목소리를 내기보다 '원팀'(One Team)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