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당시 민주당 발표와 대치되는 주장…"공천 결정, 지금도 후회"강병원 "李, 셀프·무염치 공천 드러나" 비난…당 내부서 李 입장표명 촉구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정상윤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정상윤 기자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이재명 의원이 자신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와 인천 계양을에 공천하라고 압박했다고 폭로했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22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재명 의원이 본인을 (인천 계양을로) '콜'(call) 해달라고 직접 전화해 압박을 한 부분이 있다"며 "호출(공천)을 안 하면 당장 손들고 나올 기세로 말해 공천 결정을 했지만, 그 후 옳지 않다는 판단에 지금까지도 후회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이재명 공천 "지도부 결정"이라 했는데…박지현 "아무도 내 말 듣지 않았다"

    이는 당시 민주당 발표와 대치되는 주장이다. 앞서 지난 5월6일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가 이재명 고문에게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직접 출마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 고문도 그에 동의했다"고 말한 바 있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또 "매주 월요일 4시에 고위 전략회의가 있는데 전 거기서 그냥 '개무시'를 당했다"며 "(참석자들이) 눈도 안 마주치고 제 얘기를 아무도 듣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비공개회의를 다 없애고 싶었다. 그냥 대놓고 무시당하기 싫어서"라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의 말을 귀 기울이지 않는 의원에게 '제 말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고 물으니 '뭐라고 하셨죠?'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반복된 무시에 "저 좀 패싱(passing)하지 마세요"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했다.

    "최강욱 의원 징계 때도 소신대로 못해…이재명은 기회주의자"

    당내 화상회의에서 성적행위를 뜻하는 발언을 해 징계위에 회부된 최강욱 의원 문제에서도 자신의 소신대로 하지 못했다고 박 전 위원장은 밝혔다. 그는 이재명 의원이 자신의 소신 발언을 가로막았다며 "이 의원이 계속 저를 막아서 밟히는 기분이 들어 싫었다. 다른 분을 통해 '밟을수록 안 밟힌다'고 전해달라고 한 적이 있다"고도 말했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약자를 위해, 여성을 위해 싸우겠다고 약속했던 이재명 의원은 사라지고 일언반구조차 없다"며 "이 의원은 자기가 부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저를 비대위원장에 앉힌 건데, 본인 뜻대로 하지 않으니까 불만을 표출한 것 같다. 기회주의자"라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이재명 의원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꼼수 탈당'한 민형배 의원을 '살신성인'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저조차도 받아들이기 어려운데 국민은 어떻게 보겠느냐"고 박 전 위원장은 실망감을 내비쳤다.

    박지현 인터뷰 본 민주당 의원 "충겨적인 일…셀프·무염치 공천 드러나"

    민주당 당 대표 경선에 나선 강병원 의원은 인터뷰가 공개된 후 페이스북을 통해 "충격적인 일"이라며 "이재명 의원의 '셀프·무염치 공천' 전말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박 전 위원장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출마 배경에 대한) 이 의원의 주장은 모두 거짓이라는 얘기가 된다"며 "당이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당의 위기를 빙자해 스스로 지역구까지 찍은 것이다. 이 의원의 입장표명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의원은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위원장 폭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