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조수진 등 李와 갈등 최고위원, 경제위기 극복 메시지"모든 구성원, 尹정부 성공 위해 전력"… 이준석 공백에 단결 강조
  • ▲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고 최고위원회의에 출석하지 않자 이 대표와 각을 세워온 최고위원들이 당 혼란 속 경제위기 극복을 강조하고 나섰다.

    정부·여당 핵심 과제로 당면한 경제위기 상황을 타개해 초유의 여당 대표 공백사태에도 당의 건재함을 내보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최고위 보이콧 배현진, 이준석 공백에 복귀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에 참석해 "여야·성별·지역·세대를 가리지 않고 일치단결해 지금 맞닥뜨린 경제위기를 타개해야 한다"며 "저희 모든 구성원이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 전력을 다하는 것에 애정 어린 눈빛으로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배 최고위원은 그간 이 대표가 대선 직후 띄운 당 혁신위원회의 공정성을 제기하고, 이 대표와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이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 4일부터는 이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따른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최고위 보이콧을 선언했지만, 권성동 원내대표가 주재한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복귀한 것이다.

    배 최고위원은 정부·여당의 핵심 과제로 당면한 경제위기를 재차 강조했다. 

    배 최고위원은 서브프라임모기지(부실주택담보대출)사태, IMF(국제통화기금)사태 등 지난 시절의 경제위기들을 거론하며 "한 나라의 정부가 경제정책에 실패할 경우 국민이 얼마나 큰 피해를 입고 힘겨운 시간을 견디는지 우리는 누적된 경험으로 알 수 있다"고 회고했다.

    이어 "현재 전 세계적인 고물가·고유가·고금리·고환율까지 '두 가지 이상 악재가 동시에 발생하면 그 악영향이 더 크게 발생한다'는 퍼펙트스톰이 대한민국 경제뿐 아니라 전 세계를 엄습하고 있다"고 경계한 배 최고위원은 "함께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목표 아래에서 국민의힘도, 그리고 대통령실과 정부도 온 힘을 사력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경제위기가 후반기 갈수록 더 어렵다고 하는데, 대통령실에서 18개 부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숙제들을 풀어간다고 한다"며 "저희도 잘 보조할 수 있도록 국민께서 지지해 주시고 우리 정부에 힘을 실어 주시기 바란다. 저희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를 겨냥한 발언도 이어갔다. "국민 여러분, 당원 여러분께서 저희를 믿고 큰 힘을 실어 주셨는데 최근 몇 가지 당 내 문제로 인해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신바람 나게 운영되는 쾌감을 드리지 못했다"고 지적한 배 최고위원은 "오히려 많은 걱정을 끼쳐 드린 것에 대해 당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조수진 "민주당, 세제개편 함께하자"

    대선정국 초반이던 지난해 12월 선거대책위원회 시절부터 이 대표와 충돌해온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당 내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야당에 정부의 소득세제 개편 등 민생대책 협력을 주문했다.

    정부는 이달 말 세법 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중·저소득층 과세표준구간 조정을 포함한 소득세제 개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조 최고위원은 "정부가 소득세제를 15년 만에 개편하겠다고 밝혔다"며 "물가는 계속 올라 실질소득은 줄었는데 세금체계는 그대로여서 월급쟁이들의 '유리지갑' 털어 소리 없는 증세를 해왔다는 지적이 빗발쳤다"고 비판했다.

    조 최고위원은이어 "소득세 과세 하한선은 그대로 두거나 세분화하고, 각종 비과세감면 등 공제제도 정비해야 한다"며 "'세원은 넓게, 세율은 낮게'라는 조세 원칙이 원칙대로 적용돼야만 공정한 고통분담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국회와 정부가 불합리한 세제 개편에 함께 나설 수 있도록 민주당이 원 구성을 조속히 결단해 달라"고 요구한 조 최고위원은 "거대담론, 구시대적 이념보다 등잔 밑 어두운 곳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