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30일 전대 출마선언… "이재명 나오시라, 세게 붙자"강병원 "이재명은 선동열, 매번 선발투수 하면 끔찍한 결과"강훈식도 전대 출마 예고… "7월3일 당대표 출마 선언할 것"박주민 "어마무시한 압력, 의견 무시하기 어려워" 출마 시사
  •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이종현 기자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 생)'가 연이어 8월 전당대회 당대표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는 가운데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 생)'가 속속들이 출마를 선언했다.

    3·9대선과 6·1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이 인 이재명 의원의 대항마로 97세대가 부상하면서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는 기존처럼 계파 간 대결이 아닌 세대 간 대결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선 97세대인 '양강양박(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4명 중 3명이 줄줄이 출마 의사를 밝히며 이 의원 불출마 압박에 나선 상황이다.

    박용진 의원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재명 의원 나오시라. 본인이 생각하는 혁신이 뭔지를 놓고 박용진과 세게 붙자는 말씀을 드린다"며 이 의원을 정조준했다.

    박 의원은 "개혁과 혁신의 내용이 뭔지 말하지 않고 '이재명 말고 대안이 있느냐'는 얘기를 반복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이라는 체념, 그것을 박용진이라는 가슴 뛰는 기대감으로 바꾸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1년 남짓한 기간에 내리 3연패를 했는데 더이상 진영논리를 위해 악성 팬덤과 정치 훌리건, 좌표부대에 눈을 감는 민주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직격한 박 의원은 "지금 민주당에는 패배를 향한 공포와 특정인을 향한 절망적 기대감만이 자리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같은 날 강훈식 의원도 당대표 출마를 예고했다. 강훈식 의원 측은 30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이번주 일요일인 7월3일 강 의원의 당대표 출마선언이 있을 것"이라고 공지했다. 강훈식 의원은 앞서 출사표를 던진 강병원·박용진 의원과 같은 97세대에 속하는 재선의원이다.

    '양강양박' 인사 중 홀로 전대 출마선언을 하지 않은 박주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현안 기자회견을 마친 후 "어마무시한 압력을 받고 있다"며 "정말 많은 의원들이 여러 의견을 주시고 말하는 상황이라, 제가 사실 그런 의견을 무시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면서 당대표 출마를 시사했다.

    박주민 의원은 "빠르면 이번주 내이고, 늦어도 다음주 월·화요일까지는 말씀을 드려야 되지 않을까"라며 "여러 이야기를 종합적으로 듣고 최대한 빨리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29일 97세대 중 첫 번째로 전대 출사표를 던진 강병원 의원은 30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 의원을 '선동열 투수'에 비유하며 "매일 선발투수가 된다면 그 구단을 위해서도, 선동열 선수에게도, 구단을 응원하는 많은 팬들에게도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전대 불출마를 압박했다.

    강병원 의원은 29일 출마선언 중 "당의 연이은 패배에 책임 있는 분들이 나와 대결하는 것이 국민 눈에는 계파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재선의원 75%가, 재선뿐만 아니라 '더좋은미래'(더미래)도, 원로도, 중진도, 초선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이 의원을 겨냥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도 이날 BBS 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 의원이) 권노갑·임채정·정대철·문희상·김원기 등 상임고문 5명과 만났는데, 이 중 4명이 '출마하지 말라'고 권유했다고 알고 있다"며 "'출마하라'고 권유한 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 의원을 압박했다.

    '97세대' 의원들이 잇달아 전대 출마를 선언하는 반면 출마를 예고했던 '86세대' 의원들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86세대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28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며 "당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단결과 혁신의 선두에서 모든 것을 던지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를 내려놓는 것이 최선이라는 판단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전해철 민주당 의원도 지난 22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하루빨리 수습되고, 민주당의 미래를 위한 비전과 과제가 활발히 논의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저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