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 설계…첫 무대 사이먼 래틀·조성진 협연
  • ▲ 'LG아트센터 서울' 외관.ⓒLG아트센터
    ▲ 'LG아트센터 서울' 외관.ⓒLG아트센터
    22년의 역삼 시대를 접고 마곡으로 터전을 옮긴 LG아트센터가 'LG아트센터 서울'이라는 새 이름으로 오는 10월 13일 공식 개관한다.

    2000년 3월 2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개관한 LG아트센터는 피나 바우쉬, 매튜 본, 로베르 르빠주, 이보 반 호프,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등 세계 거장들의 작품을 소개하며 22년간 867편, 6300회 공연, 450만 명의 관객이 방문했다. 지난 2월 막을 내린 뮤지컬 '하데스타운'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LG아트센터 서울'은 LG와 서울시가 마곡지구에 'LG사이언스 파크'를 조성하면서 공공기여시설로 건립이 추진됐다. LG아트센터의 브랜드를 계승하면서 공공성을 강조하기 위해 공연장 이름을 'LG아트센터 서울'로 변경했다. 서울시 기부채납 조건으로 20년간 LG연암문화재단에서 운영한다.

    이현정 LG아트센터장은 21일 오전 기자들을 만나 "LG아트센터 서울은 22년의 역사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확장된 공간에서 다양한 창작자와 협업하며 동시대 관객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것"이라며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거듭나겠다"고 운영방향을 설명했다.

    'LG아트센터 서울'은 총 4년 6개월의 공사기간 동안 2556억원의 건립비가 투입됐다.약 3000평의 대지 위에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로 지어졌으며, 연면적 4만1631m²(1만2593평)로 역삼 LG아트센터 2만1603m²(6534평)의 2배에 달한다
  • ▲ 'LG아트센터 서울'의 다목적공연장 시그니처홀.ⓒLG아트센터
    ▲ 'LG아트센터 서울'의 다목적공연장 시그니처홀.ⓒLG아트센터
    디자인은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81)가 맡았다. 그가 설계한 건물 중 상하이의 '폴리 씨어터' 다음으로 규모가 큰 공연장이다. '튜브(TUBE)', '게이트 아크(GATE ARC)', '스텝 아트리움(STEP ATRIUM)' 3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설계했다.

    뮤지컬, 발레, 콘서트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1335석의 'LG SIGNATURE 홀', 공연에 따라 무대와 객석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는 가변형 블랙박스 'U+ 스테이지'를 갖췄다. SIGNATURE(시그니처) 홀은 건축분리구조공법(Box in Box)을 홀 전체에 반영해 지하철·헬리콥터·항공기 등의 소음을 완벽 차단했다.

    안다 다다오는 "로비와 아트리움, 통로 등이 각각 눈에 띄는 특징을 갖게 해 '여기밖에 없는 공연장'을 만들고 싶었다. 각각의 공간이 개성을 가지고 상호 교차하면 여러 요소가 충돌하면서 신선한 자극을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발걸음 하는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강서구 서울식물원 입구에 위치한 LG아트센터 서울은 방문객들의 접근성과 편리성을 높이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지하철 9호선·공항철도 마곡나루역과 직접 연결돼 물리적 거리감을 줄이고 모바일 티켓 발권, 바코드를 통한 '스피드 게이트' 입장 서비스 도입, 무인발권기를 설치했다. 지하철 이용 시 여의도역까지 15분, 광화문역까지 33분, 강남역까지 38분이 소요된다.

    이현정 센터장은 "낯선 극장과 관객이 친해지는 게 중요하다. 이전으로 심리적인 거리감이 있다고 하지만 지하철 역에서 내려 공연장까지 찾는 과정이 복잡하지 않고, 식물원 등 주변 환경이 좋다"며 "공연장 투어, 지역민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등을 준비하고 있다. 편안한 마음으로 관객들이 오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 이현정 LG아트센터장이 2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극장 운영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LG아트센터
    ▲ 이현정 LG아트센터장이 2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극장 운영 방향을 발표하고 있다.ⓒLG아트센터
    LG아트센터 서울은 '동시대성·확장성·협업' 3개의 가치를 추구하며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 기존의 대표적인 기획공연 시즌 '컴파스(CoMPAS)' 외에도 창작자들과의 경계 없는 협업 프로그램 '크리에이터 박스(CREATOR’s BOX)', 관객 체험형 공연 '보이드(VOID)', 여러 장르 뮤지션의 라이브 무대 '클럽 아크(Club ARC)' 등을 운영한다.

    'U+ 스테이지'는 창작자들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17개의 이동식 객석 유닛으로 구성된 시팅 웨건을 통해 연출 의도에 맞춰 자유자재로 조립할 수 있다. 국내 공연장 최초로 '에어 리프트 시스템'을 도입해 지하에서 무대 바닥 레벨로 객석 유닛을 쉽게 올려 짧은 시간 내에 셋업이 가능하다. 

    이현정 센터장은 "역삼에서 가장 아쉬웠던 것이 소극장이 없었다는 점이다. 대극장 중심의 공연이다 보니 실험적인 시도나 창작을 할 수 없었다. 'U+ 스테이지'는 장르나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고, 누구나 아이디어를 가지고 와서 작업할 수 있는 열려 있는 공간이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들에게 판을 깔아주겠다"고 밝혔다.

    공식 개관일은 10월 13일이다.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개관식 무대를 장식하며, 전석 초대로 진행된다. 조성진은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를 들려준다.

    총 14편으로 구성된 개관 페스티벌이 10월 15일~12월 18일 열린다. 이날치, 이자람, 이은결, 김설진, 김재덕, 갬블러크루, 엠비크루, 박정현, 박주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선우예권, 클라라 주미 강 등이 참여한다. 아크람 칸, 요안 부르주아, 알 디 메올라, 파보 예르비 & 도이치캄머필하모닉 등 해외 우수공연도 이어진다.

    개관 페스티벌의 패키지 티켓은 7월 11일 오후 2시, 개별 티켓은 14일 오후 2시부터 LG아트센터 홈페이지와 외부 예매처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첫 대관 공연은 뮤지컬 '영웅'으로, 12월 20일 개막할 예정이다.
  • ▲ 'LG아트센터 서울'의 가변형 블랙박스 'U+ 스테이지'.ⓒLG아트센터
    ▲ 'LG아트센터 서울'의 가변형 블랙박스 'U+ 스테이지'.ⓒLG아트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