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데일리, 종로·중구·동작 편의점 현장 확인소주 발주 1박스로 제한, 편의점주·주류업계 상황 악화 '예의주시'운송차질로 라면·우유·생수 등 다른 품목도 공급 차질 가능성
  • ▲ 서울 중구의 한 건물내 편의점 냉장고. 소주는 맨 아래 한품목만 보이고 대다수 다른 음료로 채워져 있다. ⓒ서영준 기자
    ▲ 서울 중구의 한 건물내 편의점 냉장고. 소주는 맨 아래 한품목만 보이고 대다수 다른 음료로 채워져 있다. ⓒ서영준 기자
    "소주 발주가 1박스로 제한이 걸렸어요."
    "출고량 급감에 사태가 더 나빠지면 다른 품목까지 영향이 있을 듯 합니다."

    화물연대 파업 5일째인 11일과 6일째인 12일 뉴데일리가 찾은 서울의 다수 편의점 운영자들은 물량 공급 차질 여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품목은 소주다. 이른바 소주대란으로 최근 각 편의점은 물론이고 주류를 판매하는 식당 등은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 동작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37)씨는 "가게가 번화가와 주택단지를 끼고 있어 주류 판매량이 상당한 편"이라며 소주 물량 제한의 여파가 커질 것을 우려했다. 실제로 그는 며칠 전 본사로부터 일부 소주 품목을 무조건 한 박스씩만 발주하라는 공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백모(65)씨 또한 "지금은 그나마 재고가 있어서 괜찮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라며 "하루 한 박스 발주로는 나가는 물량을 소화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일부이기는 하나 최근 소주대란 여파로 박스째 사가는 이들이 늘었다는 게 백씨의 설명이다. 

    실제 종로구와 중구, 동작구, 서초구의 CU, E마트24,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20여곳을 돌아본 결과 대다수 편의점 점주들이 비슷한 상황을 호소했다. 

  • ▲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편의점으로 본사 측이 보내온 '일부 소주 발주 제한' 공문ⓒ서영준 기자
    ▲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편의점으로 본사 측이 보내온 '일부 소주 발주 제한' 공문ⓒ서영준 기자

    문제는 다른 생필품도 화물연대 파업이 지속될 경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휴지, 생수, 라면, 음료, 김밥, 우유 등과 같은 제품들도 운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제때 공급이 안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최모(55)씨는 "소주를 넘어 다른 품목들도 발주에 제한이 걸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산업현장 뿐 아니라 생필품을 주로 다루는 편의점 업계 마찬가지 화물연대 파업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회사도 난감한 상황이다. BGF리테일 홍보팀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8일부터 참이슬 등 일부 품목에 1박스(20병)로 발주 제한이 걸렸다"며 "각 지역 센터에 있는 물량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량이 소진되면 특정 지역에는 아예 발주 정지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리아세븐 관계자 역시 발주 수량 제한을 확인한 뒤 "총파업 여파나 지속성 등 변수가 많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 소주 발주 제한으로 인해 서울 서초구의 한 편의점 구석에 미리 받은 소주가 박스채 쌓여 있다.ⓒ서영준 기자
    ▲ 소주 발주 제한으로 인해 서울 서초구의 한 편의점 구석에 미리 받은 소주가 박스채 쌓여 있다.ⓒ서영준 기자
    관련해 하이트·진로는 거리두기 해제 시점인 지난 4월부터 전년 대비 95% 수준까지 출고량을 회복했지만, 화물연대 총파업 후 출고량이 급감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청주·이천 공장의 출고량은 평시 출고물량 대비 38%에 그쳤다. 

    시민들도 걱정의 목소리를 냈다. 종로구의 선모(31)씨는 "소주 대란이 주류 가격이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며 "상황이 빨리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중구의 이모(43)씨도 "당장 큰 불편은 없지만 아무래도 운송 자체가 멈추면 그 피해는 소비자들이 지는 것 아니냐"며 "괜한 사재기 열풍이 불까봐 그것도 걱정"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