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광역자치단체 17곳 중 野 텃밭 4곳 + 경기 1곳 확보4년 전 지선에선 14곳 확보… 이재명, 본인 선거구만 챙겨박지원 "자기는 살고 당은 죽어"… 이원욱 "상처뿐인 영광"
  • ▲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일 새벽 인천 계양구 캠프사무실을 찾아 당선 인사에 앞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일 새벽 인천 계양구 캠프사무실을 찾아 당선 인사에 앞서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정상윤 기자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가운데, 전체 선거 판세상 민주당의 패배임이 드러남에 따라 총괄선대위원장인 이 후보의 책임론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인천 계양을 챙기기에만 몰두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광역자치단체 17곳 중 텃밭인 4곳(광주·전남·전북·제주)과 경기도 1곳 확보에 그쳤다. 민주당이 4년 전 지방선거에서 14곳을 확보했던 것과 상반된 결과다.

    민주당은 당초 광역단체장 8곳 승리를 목표로 세웠다. 민주당 공동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은 김민석 의원은 지난달 12일 중앙선대위 출범식에서 "6~7곳에서 승리하면 선전, 8곳에 승리하면 승리, 9곳 과반에서 이기면 '민주당 완승'으로 언론이 평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후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입법 추진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민심이 요동쳤다. 이어 박완주 의원 성비위 의혹, 박지현·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 간 지도부 갈등 등 잇달아 악재가 터지자 민주당은 지방선거 목표치를 낮췄다.

    김 의원은 본투표 이틀을 앞둔 지난달 30일 "호남·제주 등 4곳에 1곳을 더해 총 5곳에서만 승리해도 선전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재명 당선인은 총괄선대위원장이라는 '감독' 역할보다 자신의 선거구에서 '선수'로 뛰는 데 집중했다. 인천 계양을 선거구에서 경쟁자인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 접전을 벌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왔기 때문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 당선인은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19일 이후인 21~23일 일정을 제외하고는 전국 차원의 지원유세를 하지 않았다. 그 이후에도 활동반경은 경기 고양·파주 일정(5월29일)을 제외하면 인천지역에 국한됐다.

    박지원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는 말 유행"

    당장 민주당에서는 이 당선인이 자신의 선거 챙기느라 다른 지역 선거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분위기다. 일찍이 당 일각에서는 대선 패배 책임을 이유로 이 당선인의 보궐선거 출마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1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 후보에 대한 극렬한 책임론이 제기되지 않을까 싶다"며 "책임론이라는 것은 책임을 질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에 관한 문제다. 이번 선거가 특별히 다를 것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TV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했다며 "이 책임을 누가 질까요. 自生黨死(자생당사) 자기는 살고 당은 죽는다는 말이 당 내에 유행한다더니. 국민의 판단은 항상 정확하다"고 언급했다. 이는 이 당선인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박 전 원장은 "세계적 항공사 JAL(일본항공)이 방만한 경영으로 상장폐지되고 3년간 피나는 구조조정 후 다시 상장하며 당시 회장 왈 '亡(망)하니까 보이더라'"며 "黨生自死(당생자사) 당이 살고 자기가 죽어야 국민이 감동한다"고 일갈했다.

    국회부의장 출신인 이석현 전 민주당 의원은 2일 페이스북에 "한 명 살고 다 죽었군요. 험난한 역사 속에 부대끼며 생존해온 민주당 70년을 돌아본다"며 "면피용 반성문, 진정성 없는 혁신에 국민은 식상하다. 쇄신은 책임 큰 사람들이 물러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 후보 선대위 조직본부장을 맡았던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며 이 당선인을 비꼬는 듯한 말을 남겼다.

    한편, 이 당선인은 당선이 확실시되자 인천 계양을에 위치한 선거사무실에 숙연한 모습으로 등장해 "전체 선거가 예상됐던 (것과 달리) 어려운 상황이지만 국민들의 따가운 질책과 엄중한 경고를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잘 받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