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김은혜, 제주 與 후보, '김포공항 이전 공동대응' 나서기로"김포공항 이전은 제주완박… 피땀 흘리며 생계 잇는 서민이 혀 찰 것"이재명은 추진 재차 강조… 송영길 "합의 없이 추진 안 돼" 발 빼기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30일 오전 인천 계양구 이 후보 캠프사무실에서 열린 과 윤호중·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의 합동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30일 오전 인천 계양구 이 후보 캠프사무실에서 열린 과 윤호중·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과의 합동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국민의힘 서울시장·경기지사·제주지사후보 등이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정치권의 전방위적 반대 목소리에도 이재명 후보만 거듭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6·1지방선거 직전 민주당 내에서 엇박자가 여과 없이 표출되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원팀'으로 뭉치며 결속력을 다지는 모양새다.

    이재명 김포공항 이전에 '원팀' 결속 다지는 與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후보, 김은혜 경기지사후보, 허향진 제주지사후보, 부상일 제주을 국회의원후보는 30일 김포공항 3층 국내선 출발장 앞에서 '김포공항 이전 관련 공동대응 협약식'을 가졌다.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후보가 지난 27일 김포공항을 인천국제공항으로 이전해 통합하고 인천 계양과 경기 김포 등 수도권 서부를 개발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데 따른 공동대응 전선을 구축한 것이다.

    허향진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아무런 고민 없이 즉흥적으로 내놓은 공약은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서울시민, 경기도민의 경제권과 이동권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헌정 사상 최악의 공약"이라며 "김포공항 이전은 제주를 찾는 연간 1500만 명의 관광객, 육지에 드나드는 제주도민, 수도권 병원을 부득이하게 찾는 급한 환자의 생활과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다.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후보, 민주당이 단 한 시간이라도 진지한 고민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부상일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공약을 '제주완박'(제주경제 완전박살)이라고 규정했다. 제주를 오가는 국내선인 김포공항을 이전한다면 관광산업 등에 타격을 입는다는 이유에서다. 

    부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은 지난 20년간 제주 국회의원 전석을 독식해 오만해진 민주당이 제주도민과 상의 없이 공약한 것"이라며 "민주당은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제주완박을 시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세훈 후보는 "선거가 막판에 이를수록 민생을 챙기고 주거·교통·복지·경제를 어떻게 살릴지 등에 대해 많은 토론을 통해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 것이 의미 있는데 김포공항 폐쇄 이슈에 모든 것이 함몰됐다"며 "하루 하루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피땀 흘려 노력하는 서민은 김포공항이 인천공항으로 이전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지 혀를 찰 것"이라고 개탄했다.

    "계양을 호구로, 국민을 볼모로 보는 것이 공항 이전 본질"

    김포공항을 품은 경기도지사선거에 나선 김은혜 후보도 "경기도를 버리고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가 김포공항을 없애겠다고 한다. 계양을을 버리고 서울시장으로 출마한 송영길 후보도 거들고 나섰다"며 "무엇보다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 단 한 명의 '방탄복귀'를 위해 계양구민을, 서울시민을, 제주도민을, 경기도민을 볼모로 잡고 있다. 계양을 호구로 보고 국민을 볼보로 보는 것이 김포공항 이전의 본질"이라고 질타했다.

    김은혜 후보는 그러면서 경쟁자인 김동연 경기지사를 향해 견해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김동연 후보에게 묻고 싶다.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명백히 경기도민 이익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한 김은혜 후보는 "경기지사 출마자로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의 비판을 '선동'이라고 규정하며 추진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김포공항 대신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제주관광에 악영향이라니 대체 무슨 해괴한 말이냐"며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은 고속전철로 10여 분 거리"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즉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반박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은 선로가 33.5km가 아니라 직선거리가 33.5km"라며 "이용객들이 무슨 탄도미사일 타고 날아갈 것도 아니고, 직선거리로 교묘하게 국민을 속이려다 걸렸다"고 꼬집었다.

    김포공항 이전 공약으로 국민의힘 광역단체장후보 등이 결속하는 반면 민주당 내에서는 공개적으로 반대를 표명하는 목소리가 나오며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선 때도 나온 얘기로, 송영길 후보가 밀었고 이재명 후보가 상당히 관심이 있었다"면서도 "제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인데, 여러 가지로 분석해서 이것은 안 되는 것이라고 얘기를 했었다"고 밝혔다.

    김동연 측 "공약 발표한 적 없지만, 도민 요구하면 검토해야"

    이재명 후보가 재차 김포공항 이전 추진 의사를 밝혔지만, 함께 공약을 내건 송영길 후보는 발을 빼는 모양새다. 

    송영길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주도민의 합의 없이는 추진될 수 없다"며 "중앙정부의 동의도 필수적이다. 오영훈 제주지사후보가 당선되면 함께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김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지사선거에 나선 만큼 김포공항 이전에 선명한 견해를 밝히지 않고 있다. 

    김동연 선대위 공보단은 이날 "김동연 후보는 성남 서울공항과 수원 군공항을 함께 이전해 경기국제공항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김포공항 이전과 관련해 어떤 공약도 발표한 적이 없다"면서도 "김포공항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 도민께서 이전을 요구하면 당연히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