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6일 서울시청서 기자설명회… '취약계층 공공의료 확충안' 발표"노인·노숙인·장애인 등 의료공백 발생… 사회적 고립도↑"원지동 서울형 공공병원, 등촌동 제2장애인치과병원, 호흡기 전문 보라매병원도
  • ▲ 오세훈 서울시장. ⓒ강민석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 ⓒ강민석 기자
    서울시가 2026년까지 총 6120억원을 투자해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공공의료 인프라 및 서비스를 대폭 확충한다. 전체 시립병원을 기존 12개소에서 15개소로 확대해 총 병상 수 928개를 확보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6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의료 확충'을 주제로 기자설명회를 열고 ▲튼튼한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 ▲취약계층을 더 알뜰히 배려하는 따뜻한 공공의료 서비스 강화 ▲시민의 위기 대응을 함께하는 듬직한 민관 협력체계 마련 등 3개 분야 9개 사업 추진계획을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 2년간 위기상황(코로나19)을 극복하면서 공공의료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겼다"며 "서울시는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공공의료 투자를 통해 새로운 공공의료를 준비해 나가면서 취약계층을 위한 아낌없는 투자로 '건강특별시 서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의료인력 확보 방안을 묻는 질문에 오시장은 "필수 의료인력 확보 방안과 관련해 서울시도 5~6년 시간이 필요하니 계속 진행해갈 계획"이라며 "새롭게 신설되는 병원 운영과 관련해 우수한 인력 확보 방안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가장 좋은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공공의료 확충 계획은 코로나 상황 속 취약계층이 직면한 공공의료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오 시장의 설명이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시립병원을 중심으로 한 공공의료는 확진자 치료와 건강관리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지만, 서울 시내 전체 병상 중 공공병상은 10.3%에 불과하며 인구 1000명당 공공병상 비율은 0.86%로 전국 평균(1.24%)보다 낮아 중환자 병상이 부족했다는 것이 시의 판단이다.

    또 공공병원이 대부분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되면서 공공병원을 주로 이용하는 노인·노숙인·장애인·투석환자 등 취약계층은 의료공백에 놓였고, 사회적 고립으로 인해 코로나 블루 현상은 심각해졌지만 정신건강 서비스는 부족했다는 것이다. 

    2026년 서초구 원지동에 '서울형 공공병원'… 4000억원 투입

    이에 서울시는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공공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4000억원을 투입해 2026년 서초구 원지동에 '서울형 공공병원(가칭)'을 건립히기로 했다. 

    6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연면적 9만1879㎡)으로 서울 동남권 주민들에게 공공의료 서비스를 더욱 촘촘히 제공할 '서울형 공공병원(가칭)'은 유사시 신속한 위기대응 의료체계로 전환할 특화설계도 갖춘다. 

    환자 폭증으로 인한 병상 부족 상황에 대비해 지하주차장 등 유휴공간에 임시 병상(100병상 이상) 설치가 가능하도록 산소·전기·급수 등 보급시설을 설계에 반영한다. 

    장애환자를 위해서는 '공공재활병원'과 '제2장애인치과병원'을 건립한다. 2026년까지 950억원을 투입해 200병상 규모로 은평구 진관동에 설립하는 '공공재활병원'은, 접근성은 낮고 비용은 높은 재활의료 서비스로 인해 재활난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문적이고 통합적인 재활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제2장애인치과병원'은 2024년까지 90억원을 투입해 유니트체어 12개, 전신마취실, 회복실 등을 갖춘 약 1200㎡ 규모로 강서구 등촌동에 설립한다. 

    이동에 제한이 많은 장애인은 휠체어가 움직일 수 있는 시설이나 의료장비가 갖춰진 치과를 찾기 어려워 구강건강 관리에 취약하므로, 동부지역에 위치한 '장애인치과병원' 1개소에 이어 추가 건립할 계획이다.

    국내 최초 호흡기 전문 치료센터인 '보라매병원'도 건립한다. 보라매병원은 2024년까지 400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9987㎡ 규모로 동작구 신대방동에 설립하며, 노인성 호흡기질환자 진료와 감염병 연구 기능을 수행하는 한편, 고도 음압시설과 감염병 관련 특수의료장비를 갖춘 72개 음압병상을 확보해 감염병 대응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공공의료 서비스 강화… 서남병원·은평병원 등 기능 확대

    시립병원 기능 강화와 의료서비스 특화를 통해 병원별 전문성도 강화한다.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서남병원'은 425억원을 투입해 병상 확보 및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통해 분만·재활 등 필수 의료서비스를 강화한다. 중앙진료부 수술실, 심혈관센터, 신경외과 등을 확대·신설하고 재활치료센터와 호스피스 운영 등을 통해 서남권 지역 책임의료기관 역할을 수행하게 한다는 것이다. 

    은평구 응암동에 위치한 '은평병원'은 정신질환자를 위한 최적의 외래중심 병원으로 전환한다. 시민의 정신건강 의료서비스와 급성기 환자 치료 확대를 위해 진료환경을 개선하며, '서울시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정신건강 기관들을 이전·통합해 '서울형 통합정신건강센터'를 운영한다.

    서북·북부·동부병원도 각각 취약계층 맞춤형 의료서비스 기능을 확대한다. 서북병원은 결핵·노인전문병원에서 결핵환자 지원과 치매안심병원 지정을 통해 치매 어르신 특화병원으로 강화하며, 북부병원은 호스피스 및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 기능을 강화해 서울형 노인 전문 재활요양병원으로 특화한다. 

    동부병원은 알코올해독센터 확대 등 노숙인 치료 기능 강화와 취약계층 투석환자를 집중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민관 협력체계 구축… '서울 위기대응의료센터' 운영

    서울시는 또 신규 건립 예정인 '서울형 공공병원' 내 '서울위기대응의료센터(EOC, Emergency Operation Center)'를 설립해 서울의 위기대응체계를 업그레이드 하기로 했다. 위기상황에 대비해 민간병원과 인력을 공유하며 협력하고, 동원된 민간인력 및 자원을 대상으로는 합당한 손실 보상 기준을 마련해 지원할 방침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서울형 병원 인센티브 지원' 사업을 추진해, 민간병원이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면 서울시가 그에 부합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