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3월 외교차관회담서 “중·러 자극” 이유로 연합훈련 제안 다 거절“ICBM 발사 등 도발에 대응 의지 보여주자 제안… 文정부, 중국·러시아 자극 우려해 거절한 듯국방부 “우리 수역서 자위대 훈련, 상상도 말라” 외교부 “한미일, 안보협력 잘하고 있어”
  • ▲ 지난 2월 12일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 후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세 나라 장관들. 이날 회의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미국과 일본의 3국 연합훈련 제안을 거부했다. ⓒ외교부 제공.
    ▲ 지난 2월 12일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 후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세 나라 장관들. 이날 회의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미국과 일본의 3국 연합훈련 제안을 거부했다. ⓒ외교부 제공.
    미국과 일본이 최근 3국 고위급 외교회담에서 연합훈련을 제안했는데 한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할 것을 우려해 거절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논의한 적이 없다”며 모른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세 나라 간 안보협력은 계속 잘해야 한다”는 딴소리를 내놨다.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서 정의용 장관, 한반도 수역서 3국 연합훈련 거절

    “지난 2~3월 한·미·일 고위급 협의 과정에서 미국과 일본이 (한반도 수역에서) 3국 연합훈련을 거듭 제안했으나 문재인정부가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한겨레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현지시간 2월12일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당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성장관이 정의용 외교부장관에게 한반도 해역에서 연합훈련을 제안했다. 신문은 “정의용 장관은 여러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했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있었던 한·미·일 외교차관 전화협의 때도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또 한 번 3국 연합훈련을 제안했지만,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다시 난색을 표하며 완곡하게 거절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31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한·미·일 합참의장회의에서도 미국과 일본이 3국 연합훈련을 다시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는 고위 외교소식통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美日 “北에 맞설 의지 보여주자” 제안했는데… 文정부 “중국·러시아 견제할까 우려”

    신문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군사적 도발에 맞서 한·미·일의 굳건한 대응 의지를 과시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를 앞세워 한·미·일 3국 연합훈련을 제안했다.

    신문은 정 장관과 최 1차관이 한반도 인근 해상에서 한·미·일 연합훈련을 하면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훈련을 거부한 것으로 풀이했다. 

    고위 외교소식통들은 “최근 미국과 일본의 3국 연합훈련 제안은 북한도 북한이지만, 실제 속내는 중국과 더불어 러시아도 견제하려는 데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고 신문은 전했다. 소식통들은 이어 “문재인정부는 3국 연합훈련을 안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방부 “우리 해역서 자위대 훈련, 상상도 말라”… 외교부 “3국 협력 중요” 딴 소리

    한반도 수역에서 한·미·일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국방부는 31일 “그런 논의 자체가 없었다”면서 “자위대는 우리 수역에서 훈련하면 안 된다”고 답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한·미·일 간 대북 대응방안이나 안보협력은 이뤄지고 있지만, 한·미·일 연합훈련은 논의한 바 전혀 없다”며 “(자위대가) 한국 수역에서 훈련한다는 것은 상상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정 장관과 최 제1차관이 미국과 일본의 연합훈련 제안을 거절했는지 여부를 확인해 주는 것조차 거부했다고 뉴스1이 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 협의 내용은 대외에 공개하기 어렵다”며 “한·미·일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한 안보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공유하며 다양한 차원에서 협력을 지속해오고 있다”고 딴 소리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