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역위에 "18일까지 대선 기여 공로자 추천하라" 공문 내려윤호중 "보고받지 못 했다… 경위 파악해보겠다""대선 패배로 평당원들 속 부글대는데 특별 공로자 뽑는 게 말이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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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특별 공로자들에 대한 '포상 작업'에 들어갔다. 일각에선 대선 패배로 지휘부가 총사퇴했는데 특별 공로자들을 가려내 포상을 내리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각 지역위원회에 오는 18일까지 대선 기여 특별 공로 포상 대상자를 추천하라는 공문이 내려갔다.특별 공로자, 공천 가산점 최대 25% 획득민주당 당규는 당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경우 최소 10%, 최대 25%의 공천 심사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포상 결과에 따라 오는 6월 지방선거 공천을 좌우할 수 있는 셈이다.추천 규모는 서울시당 60명, 경기도당 80명, 전남·전북도당 각 40명 등 총 400명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선에 기여한 분들에게 일종의 가산점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앞서 민주당은 3·9 대선 직후인 지난 10일 송영길 대표와 당 최고위원 등 지도부 전원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송 대표는 "저는 평소 책임정치를 강조해왔기에 당 대표로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자 한다"며 "최고위원 여러분도 함께 사퇴 의사를 모아주셨다"고 밝혔다.민주당은 지도부 총사퇴 이후 윤호중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 직을 맡은 뒤 비대위 구성 작업에 들어갔다. 민주당이 13일 발표한 인선에 따르면, 민주당 비대위는 'n번방 추적단 불꽃' 활동가 출신인 박지현(26)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을 공동위원장에 앉히고 당분간 비대위 체제를 이끌기로 했다.이 밖에도 광주 선대위 공동위원장을 역임한 청년창업가 김태진 동네주민대표와 △권지웅 민달팽이 협동조합 이사 △채이배 전 의원 △배재정 전 의원 △조응천 의원 △이소영 의원이 비대위에 합류했다.일각에서는 지도부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갖고 총사퇴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특별 공로자 포상작업에 착수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윤호중 "경위 파악해 보겠다"… 당원 게시판, "이재명 독재당인가"다만 특별 공로자 포상 작업은 비대위 차원에서 논의된 게 아닌 것으로 보인다. 윤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인선 발표 자리에서 "아직 비대위원장으로선 보고받지 못한 일"이라며 "지난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됐던 일인 것 같다. 경위를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다.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포상 계획'을 비난하는 글들이 줄을 이었다.한 당원은 "더민주 사고방식을 이해 못 하겠다. 이쯤되면 이재명 독재당이 된 것 아닌가"라 썼고, 또 다른 당원은 "허무함과 허탈감에 빠져 있는 대다수 당원들 생각은 안 하는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나"라고 비난했다. 한 당원은 "포상금으로 산불 피해 지역에 기부나 하라"고 하기도 했다.수도권의 한 정가 관계자는 "책임을 지고 물러난 민주당 지도부와 이번 대선에 공을 세운 사람들은 별개이긴 하다”면서도 "지도부가 사퇴한 지 며칠도 되지 않아 특별 공로자를 뽑는다는 게 대선 패배로 속이 부글대는 일반 당원들 시각에서 맞는 일인가 싶다"고 뉴데일리에 밝혔다.그러면서 "윤호중 위원장 말대로 사퇴한 지도부가 논의했던 게 현재 진행 중이라면 민주당의 기강이 풀어진 것"이라며 "사퇴한 지도부가 진행한 일을 현 비대위원장에게 보고도 없이 진행중이라는 건데 민주당이 대선 패배로 얼이 빠진 것 같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