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李, 우크라이나 사태에 상반된 안보 인식 드러내 安 "북핵문제엔 단호해야"…沈 "국익 최우선평화외교" 李 "尹, 빙하 타고 온 둘리"…尹 "정상 질문만 하라"
  • ▲ 선관위가 주최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가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SBS에서 열린 가운데 후보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이종현 기자( 사진=한국인터넷신문협회)
    ▲ 선관위가 주최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가 25일 오후 서울 상암동 SBS에서 열린 가운데 후보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이종현 기자( 사진=한국인터넷신문협회)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등 군사적 위협과 관련한 토론 주제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는 '힘에 의한 억지력'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는 유화 정책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26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2차 법정 토론회에서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 정책 방안' 주제와 관련, "평화는 힘에 의한 상대 도발 억지력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상대 비위를 맞추고 굴종하는 것으로 지속가능한 평화가 얻어지지 않는다"며 "제2차 세계대전 직전 뮌헨 협정이 나치와 히틀러에 의해 어떻게 유린됐는지 아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강력한 안보는 민생과 경제 번영의 기초가 된다"며 "북한에 집착한 정부의 외교 기조는 미·중·북·일 모두로부터 다 외면 당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무력으로 억지해서 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하책"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다 부서지고 죽고나서 이기면 뭐 하겠나.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 심각하지 않나"라며 "정말로 중요한 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고 더 중요한 건 싸울 필요가 없게 만드는 평화"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생명과 안전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겠나"라며 "한반도는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위협하고 거칠게 대해서 전쟁 위험을 제고시키면 절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굴종 기조를 직격했다.

    안 후보는 "대화에는 진정성을 가지지만 북핵문제,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해야 한다"며 "냉철한 국가적 이성을 가지고 대처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너무나 민족적인 감성에 의존하다보니 여러 가지 국익에 훼손되는 일을 많이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저는 해군 대위 출신이다. 군생활하면서 보니 평화는 튼튼한 안보에서 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후보는 "감정과 혐오가 아니라 이성과 국제 규칙에 의거해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두는 평화외교를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심 후보는 또한 "외교를 국내정치에 끌어들이는 포퓰리즘과 결별하겠다. 반미, 반중, 반일을 정치에 이용하지 않겠다"고도 공언했다. 그러면서도 "동맹이 중요하지만 국익에 앞설 수 없고, 미국과 중국에 눈치보기, 줄서기 외교를 탈피하겠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외교 공간을 능동적으로 열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심 후보는 '반일'을 국내정치에 이용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뒤 윤 후보의 '사드 3불 폐지론'을 거론하며 "사드 3불이라는 게 한미일 군사동맹, 미국 MD(미사일방어체계) 참여, 사드 배치인데, 한미일 군사동맹 참여해서 유사시에 일본이 한반도에 개입하게 하실 생각은 아니잖나"라고 몰아붙였다.

    이에 윤 후보는 "거기까지 상황을 가정할 수 없지만, 우리가 북핵이 고도화해서 강도가 강해지면, 사드를 추가 배치할 수 있고 한미일 미사일 협력이 강화될 필요는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한미일, 우리와 일본 사이에 군사동맹까지 가야하는지, 아직 그런 사안까지 오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그걸 안 한다고 중국에 약속할 필요는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자 심 후보는 윤 후보에게 "그럼 한미일 군사동맹도 검토하시는 것인가"라고 재차 물었다. 윤 후보는 이에 "가정적인 이야기니까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지 않나"라며 심 후보를 향해 "그럼 절대 안 하실 것인가"라고 역공했다. 이에 심 후보는 "그렇다. 유사시에 한반도에 개입하도록 허용하는 건데 그걸 하시겠나"라고 거듭 질문했다.

    윤 후보는 "한미일 동맹이 있다고 해서, 유사시에 들어올 수도 있는 거지만 꼭 그걸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한 윤 후보는 "미국 MD 참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심 후보의 질문에 "극초음속 미사일들이 개발되면 대응하는 데에 한미 간 MD는 필요하지 않겠다 싶다"고 견해를 밝혔다.

    나아가 토론에서 윤 후보와 이 후보는 외교안보 공약을 두고 날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새롭게 한미동맹을 포괄적 안보동맹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지난)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부분인데 (윤 후보의 주장과) 무슨 차이가 있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군사뿐 아니라 경제·기후협력 등을 다 종합한 포괄적인 전략동맹이라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윤 후보가 내세운 두 가지가 이미 한미 정상이 합의한 내용"이라며 "윤 후보는 구직 애플리케이션이 있는데 (앞으로) 하겠다고 하고,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이미 했는데 NSC 회의 하라고 주장하신 것도 봤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하고 있는 걸 왜 또 한다고 하느냐"라며 "(윤 후보가) 왔다갔다 한다"고 공세를 펼쳤다. 또 이 후보는 "시중에는 윤 후보에게 '빙하 타고 온 둘리' 같다는 이야기가 있다"라며 "혹시 들어보셨나"라고 비꼬았다.

    이같은 이 후보의 발언에 윤 후보는 "팩트에 근거한 정상적인 질문을 하시라"고 발끈했다.

    윤 후보와 안 후보도 '핵 대응 전략'을 두고 충돌했다.

    윤 후보는 "북핵 확장 억제의 구체적 방안은 어떤 것인가"라는 안 후보의 질문에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든가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배치하고 있는 전술핵으로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미 간에 확장 억제를 위해 긴밀히 협의하고, 핵의 사용과 그 절차에 대해 우리가 깊은 관여와 참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장 억제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이런 확장 억제 정도가 아니라 좀 더 확실하게 핵 공유 협정이 필요하다"면서 "지금 하시는 말씀은 오히려 미국 본토에 있는 ICBM을 쓰자는 것이라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후보는 "전술핵 규모로 대응하는 게 시간상으로 더 적게 걸린다"고 주장하자 안 후보는 "잘 모르는 말씀이다. 미군기에 탑재된 핵에 대해 미국과 한국이 협의해서 사용할 건지 의논하자는 것"이라며 거듭 공방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