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2주 앞두고 호남 선택 불 붙이기… DJ 생가·정치고향 목포 찾아동학혁명기념관서 "권력 부정부패에 항거"… 대장동 의혹 이재명 조준호남 4선 박주선 "DJ 있다면 현 민주당 지지할 필요 없다 했을 것"
  • ▲ 호남지역을 방문중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목포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정상윤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 호남지역을 방문중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목포역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호소를 하고 있다.ⓒ정상윤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대선을 2주 앞두고 호남을 찾아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핵심 지지층인 호남인들에게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의 민주당과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은 다르다며 정권교체 결단을 역설했다.

    윤 후보는 23일 전북 정읍시에 있는 동학농민혁명운동기념관을 방문했다. 동학농민혁명은 전라도 고부군(현 정읍시 일부) 군수로 부임한 조병갑의 비리와 약탈 등이 도화선이 돼 일어난 농민 봉기다.

    최근 유세 현장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경기도청 법인카드 사적 유용 등 이 후보 관련 의혹은 국민을 상대로 한 약탈이라고 비판한 윤 후보가 기념관을 찾은 것은 부패 척결 의지를 다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재명 겨냥 "부정부패·국민약탈 항거"

    윤 후보는 방명록에 '권력의 부정부패에 항거하면서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일깨운 동학혁명의 정신은 지금도 우리 가슴에 타오르고 있다'고 적었다. 

    "동학농민혁명은 권력층의 부정부패와 국민 약탈에 항거하면서 국민이 나라의 주인임을 일깨운 일대 사건"이라고 규정한 윤 후보는 "동학혁명은 비록 실패했지만, 그 정신은 지금도 면면히 우리 국민 모두의 가슴에 타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호남에서 많게는 30% 지지율 확보를 목표로 선거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윤 후보의 호남 방문도 이달 들어서만 네 번째다. 민주당의 호남 홀대론을 비판하며 여권 핵심 지지층인 호남민심을 흔들어 지역 독점을 끝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이 1963년 제6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당선돼 처음으로 의정활동을 시작한 정치적 고향인 목포에서 집중유세를 벌였다. 윤 후보는 특히 '이재명의 민주당'과 '김대중의 민주당'은 다르다며 호남인들의 단호한 심판을 호소했다. 눈이 내리는 날씨에도 호남 시민 300여 명이 모여 윤 후보의 유세를 지켜봤다.

    호남 홀대론 앞세워 與 핵심 지지층 흔들기

    "국민의힘이 그동안 부족한 점이 많고,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부분도 많이 있어 국민으로부터 여러 차례 심판을 받았다"고 인정한 윤 후보는 "저나 국민의힘은 지금 이재명의 민주당보다 더 김대중 대통령 정신에 가깝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김대중정신을 구현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이어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1998년 대통령 취임사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수레의 양쪽 바퀴와 같다고 했다"며 "자유주의와 시장경제를 늘 강조했고,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겨냥해 "그런데 지난 5년 동안에 민주당정권의 외교안보·경제·정치를 보지 않았느냐. 이게 김대중 대통령의 DNA가 담긴 그런 민주당이 맞느냐"며 "대장동의 부정부패의 몸통, 시장으로서 추진하고 승인한 그런 사람을 대통령후보로 내세운 것은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지역감정 타파를 주장하며 영·호남의 상생발전도 강조했다. "저는 영남의 심장 대구의 달성과 동성로 중심가에서 호남이 잘되는 것이 대한민국이 잘되는 것이고, 영남이 잘되는 것이라고 외쳤다. 지금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이 목포에서도 저는 대구가 잘되는 것이 목포가 잘되는 것이고 대한민국이 전체가 잘 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목포역 앞에서 엄숙히 약속드린다. 국민의 정직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한 윤 후보는 "이번에는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부패세력을 확실히 단죄해 주시고, 저와 국민의힘이 정부를 맡아 여러분을 실망시키면 이다음에는 여러분의 심판을 달게 받겠다"며 정권교체 필요성을 역설했다.
  • ▲ 호남지역을 방문중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오전 전북 정읍시 동학농민운동 기념관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정상윤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 호남지역을 방문중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3일 오전 전북 정읍시 동학농민운동 기념관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정상윤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DJ정부 인사도 "현 민주당, 김대중과 다른 별개정당"

    김대중정부 때 법무비서관을 지냈고, 호남에서 4선을 한 박주선 전 국회 부의장도 '이재명의 민주당'은 DJ정신을 계승한 것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박 전 부의장은 "김대중 대통령이 생존하셨다면 문재인정권은 국가 기본과 원칙을 무너뜨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마저 저버렸다며 반드시 바꾸라고 말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지금의 민주당은 김대중의 민주당과 전혀 다른 별개의 정당이라서 지지할 필요가 없다고 당당히 말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부의장은 이어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윤 후보가 대선후보인 현재의 국민의힘은 과거와 다른 정당이라며 호남인의 선택을 당부했다. "국민의힘이 과거 전신 정당일 때 호남에 대한 차별을 용인해 섭섭한 감정이 호남에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호남을 섭섭하게 한 주역들은 이미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어 "어떻게 국민의힘 후보를 찍을 수 있느냐는 일부 상식에 부합하지 않은 말도 있다. 윤석열 후보는 국민의힘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과거 섭섭함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없다"고 강조한 박 전 부의장은 "이번 만큼은 윤석열 후보에게 표를 주면서 다시 한번 진정한 DJ정신을 실천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도 지역감정은 이미 사라졌다며 윤 후보 선택을 호소했다.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보수정당 최초로 호남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정현 전 대표는 "최근 호남 청년들이 부모님세대가 30여 년 동안 민주당을 열광적으로 몰아 줬지만 그 결과가 힘들다고 얘기했다"며 "어른세대가 지지한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고 윤석열 후보에게 기대를 가져보겠다고 했다"고 변화를 예고했다.

    부산 해운대가 지역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연단에 올라 "영·호남은 하나다. 부산과 목포는 하나다라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해운대에서 왔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호남 일정의 마지막으로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김대중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윤 후보는 방명록에 '김대중정신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기반한 국민통합정신이다. 위대한 정신이다'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