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기한 만료되는 23일 이전에 기소 전망… 지난 4일 구속 이후 16일 강제구인 후 수사법조계 "박영수, 권순일 대선 이후 수사받을 듯… 그 외 인물은 말할 단계 아니야"
  • ▲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정상윤 기자
    ▲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정상윤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을 도와준 대가로 화천대유자산관리로부터 50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50억 클럽’의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이번주 중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같은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나 권순일 전 대법관은 대선 이후 검찰 수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은 곽 전 의원을 오는 23일 전후로 기소할 전망이다. 혐의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알선수재)과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등이다. 

    곽상도, 알선수재·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검찰은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의 청탁을 받고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에게 접촉해 대장동 개발사업 초기 화천대유-하나은행 컨소시엄 무산 위기를 넘기게 도와주고, 그 대가로 아들 곽병채 씨가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등 50억원(실수령 약 25억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의 구속기한이 끝나는 오는 23일 이전에 그를 구속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곽 전 의원을 구속한 검찰은 이후부터 보강수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곽 전 의원은 검찰 소환을 모두 거부했고, 검찰은 결국 이달 16일 그를 강제구인했다. 곽 전 의원은 검찰의 강제구인 후 벌어진 조사에서도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법원에서 곽 전 의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할 만큼 어느 정도 혐의가 성립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곽 전 의원은 꾸준하게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소 이후 법정공방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50억 클럽', 권순일·박영수 등 5명 남아

    이른바 '50억 클럽'은 지난해 10월21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명단을 최초로 공개했다. 곽 전 의원을 비롯해 △박영수 전 특별검사 △권순일 전 대법관 △최재경 전 민정수석 △김수남 전 검찰총장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등이다.

    이들은 김만배 씨 등 대장동 개발업자들로부터 금품을 받았거나 약속받은 것으로 의심된다. 박 전 특검은 2015년 화천대유 설립 이후 고문변호사로 일하며 특검으로 임명되기 전까지 매년 2억원을 받았다. 박 전 특검 딸은 또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며 지난해 6월 화천대유가 분양한 아파트 1채를 시세의 절반 가격으로 분양받기도 했다.

    권순일 전 대법관은 2020년 11월부터 화천대유 고문변호사를 맡았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진 후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것이 드러나 '변호사법 위반' 혐의도 받는다. 

    권 전 대법관은 대법관으로 재직하던 2019년 7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사건을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때 주요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권순일, 이재명 선거법 재판 전후 김만배와 수차례 면담

    특히 이 후보 사건의 파기환송 전후로 김만배 씨와 8차례나 만나고, 은퇴 이후 화천대유 고문변호사로 일한 사실이 밝혀지며 '재판거래'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권 전 대법관의 재판거래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법원에 압수수색영장을 두 차례 청구했으나 모두 기각당했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곽상도 전 의원 이후 제일 먼저 기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은 박 전 특검"이라며 "현재까지 드러난 혐의가 가장 많고, 이미 수사 진척이 상당부분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권 전 대법관이 그 다음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재경 전 민정수석이나 김 전 총장 등의 뇌물수수 정황 등은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에 지금 이야기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