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무자료 토론은 수다나 떨면서 사기쇼 펼치자는 의도"민주 "尹 측이 자료반입 요구하며 손바닥 뒤집듯 말 바꿔"안철수·심상정 포함 4자 토론은 참석키로…3일 오후 8시 개최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강민석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왼쪽)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강민석 기자(사진=윤석열 캠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 양자토론이 결국 불발됐다. 민주당이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검증을 위한 자료지참을 거부하면서다. 오는 3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참여하는 4자 토론이 대선후보끼리의 첫 공개 검증대가 될 전망이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토론협상단장인 성일종 의원은 전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설 연휴인 오늘도 민주당과 협상을 이어가기 위해 오전까지 기다려 봤다"며 "민주당 협상단은 오지 않았고, 박주민 의원은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양당 토론협상단은 양자토론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바 있지만 세부사항을 논의하며 '자료 지참 여부'를 두고 대치를 계속했다. 그러면서 1일 오후 7시로 예정된 토론을 하기에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게 되면서 양자토론이 무산된 것이다.

    "대장동 근거자료, 국민판단 돕기 위한 것"

    국민의힘 토론협상단은 입장문을 통해 "지난 13일 양당 협상단의 합의사항은 국정 전반에 대한 모든 현안에 대해 1대1 자유토론을 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 측은 지속적으로 말을 바꾸고 협상 때마다 새로운 조건을 내걸면서 합의를 어렵게 했다"며 "무자료로 토론하자는 것은 국민들 앞에서 거짓말이나 하고, 수다나 떨면서 사기쇼를 펼치자는 의도 아니겠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저희 입장은 범죄 혐의와 관련된 자료 등은 지참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대장동 관련 질문을 했을 때 이재명 후보가 교묘한 말솜씨와 괴변으로 일관할 경우 자료나 증거 없이 반박할 수 있겠나. 근거자료의 제시는 국민판단을 돕기 위해 필수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오는 2월3일 대선후보 4자 토론에는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황상무 국민의힘 선대본부 언론전략기획단장은 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과 방송사 간 회의가 이미 끝난 것을 언급하며 "룰을 확인해보니 비교적 공정하게 잘 돼 있어 이의제기하지 않고 100% 수용한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4자 토론은 3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KBS에서 진행될 예정으로,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후보자 토론회 관리규정'에 따라 진행된다. 주제별 토론과 자유 토론이 이어지며, KBS와 MBC, SBS를 통해 생중계된다.

    尹과 양자토론 불발 이재명, 김동연과는 하기로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검증을 위해 필요하다는 자료를 "보좌진이 써 준 모범답안"이라고 표현하며 이를 지참한 토론을 재차 거부했다.

    고용진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윤석열 후보는 답안지 한 장 없으면 토론하지 못하나"라며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이 제안한 '주제도 없는' 토론을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했다. 지금까지 윤석열 후보가 요구한 모든 조건을 전부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윤석열 후보 측이 자료반입을 요구하며 손바닥 뒤집듯 자신이 한 말을 바꿨다"며 "국민께서 바라는 후보는 남이 적어준 답변대로 말하는 후보, 짜여진 시나리오에 따라 연기하는 후보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대양당 대선후보 간 양자토론이 불발됐으나, 이재명 후보는 2일 오후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와 경제, 정치, 외교안보 3개 정책 분야를 주제로 95분간 양자토론을 벌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