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까지 여론 전환하지 않으면 승리 어려워… 정신 가다듬어야"총괄, 상임, 공동, 정책, 조직, 직능, 홍보, 지원, 새시대 위원장 일괄 사퇴윤석열 지지율 하락에 위기감… 김종인 "후보 비서실장 할 것"
  • ▲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변화와 단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변화와 단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직을 내려놓는 초강수를 뒀다. '원톱'인 그가 당내 불만을 잠재우고 선대위 쇄신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된다.

    김종인, '원톱' 사의 초강수로 선대위 쇄신 박차

    국민의힘은 이날 기자들에게 "국민의힘 중앙선대위는 쇄신을 위해 총괄선대위원장, 상임선대위원장, 공동선대위원장, 총괄본부장을 비롯해 새시대준비위원장까지 모두가 후보에게 일괄해 사의를 표명했음을 공지한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 김기현·조경태·김도읍·박주선·김민전·이수정·이용호·스튜류커바디나 공동선대위원장, 임태희(총괄)·원희룡(정책)·주호영(조직)·임이자·김상훈(직능)·권성동(종합지원)·김수민(홍보) 총괄본부장,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 등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선대위 전면개편'을 선언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오후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선후보에게 '내가 당신 비서실장 노릇을 선거 때까지 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후보 근거리에서 각종 실언과 일정 엇박자 등 선대위 지휘소와 후보 간 소통 부족 문제에서 나오는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의원들에게 위기의식을 상기시키며 갈등 봉합에 나섰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며칠간 생각하던 끝에 선대위를 전면적으로 개편해서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그동안 선거운동 과정을 겪어보면서 제가 후보에게 '도저히 이렇게 갈 수가 없다, 총괄위원장이 아닌 비서실장 노릇을 할 테니 후보도 태도를 바꿔 우리가 해달라는 대로만 연기만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을 1월 말까지 다시 원래 상황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그러기 위해선 선대위 자체도 쇄신해야겠고, 당도 다시 정신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의원들에 당부했다.

    이어 "이번 대선에서 의원들이 각성해 어떻게든 선거에 이겨야겠다고 생각하고 충분하게 역량을 발휘해 달라"며 "작년 총선 패배 후 그동안 무엇을 느꼈나. 되돌아보면 잘 알 수 있을 거다. 내년 내선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과연 당 존재가 유지될 수 있나 염려를 안 할 수가 없다"고 거듭 경고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대선이 끝나면 바로 지자체장 선거다. 대선이 지자체장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너무나 잘 알 것"이라며 "다음 총선도 마찬가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선대위 개편 혼란 안 겪으면 승리 가져올 수 없어"

    그는 "선대위 운영하는 사람들이 후보 눈치를 보면 선거를 절대로 이끌어 갈 수가 없다"며 "선거를 두 달 앞두고 선대위를 개편해 또 한 번의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으나, 그런 혼란을 겪지 않으면 선거를 승리로 가져올 수 없다고 생각하고 조속한 시일 내 선대위를 구성해 3월9일을 향해 총매진할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후보에게 연기하라고 하면 유약해 보이지 않겠나'라는 지적에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얘기를 하면 선거를 끌고 갈 수 없다"며 "윤석열 후보는 정치한 지 얼마 안 된 분이라 그런 측면에서 상당히 미숙한 부분이 있기에 가급적이면 실수하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의총 후 곧바로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윤석열 후보를 만나 상황을 공유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당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후보와) 오늘 아침부터 진행된 과정에 대해 얘기했다"며 "특별한 답은 없고, '사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말만 했다. 사전에 내가 의논을 안 했으니 몰랐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후보가 선대위 개편안을 거부했냐는 질문엔 "거부하거나 그러진 않을 것이다. 후보로선 갑작스럽게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조금은 심정적으로 괴로운 것 같다"며 "오늘 저녁이 지나면 정상적으로 가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총괄본부장 사퇴에 대해선 "어제 본부장끼리 모여 사퇴하겠다고 했으니 거기에 대해선 이러고 저러고 할 필요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