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찾은 윤석열… "박근혜 전 대통령 찾아뵙고 싶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가 3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고향인 '보수 텃밭' 대구를 방문,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환영한다며 "조금 더 일찍 나오셨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문재인정부의 박 전 대통령 신년 특별사면 결정(24일) 이후 국정농단사건을 수사한 데 따른 부담감을 덜어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의 대구 일정이 있던 이날 10여 개의 친박(親朴)단체가 윤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한 반면, 우리공화당은 '후보 교체'를 요구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윤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진행된 지역 언론인들과 간담회에서 박 전 대통령 석방과 관련 "환영하는 입장이고, 조금 더 일찍 나오셨어야 되는 것 아닌가 한다"고 언급했다. 윤 후보는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지금 입원해 계시고 건강이 안 좋다"며 빠른 쾌유를 기대했다. 

이날은 윤 후보의 대구·경북, 충북 방문(2박3일) 일정 중 두 번째 날이다. 윤 후보는 지난 29일 올해 마지막 지역 일정 첫 방문지로 경북 울진군 소재 신한울 3·4호기 건설 부지를 방문했다.

윤 후보는 박 전 대통령과 만날지 여부와 관련 "우리 박 전 대통령의 건강이 회복되면 찾아뵙고 싶지만 (박 전 대통령이) 식사 한 끼 제대로 못한다고 들었다"며 "다른 정치적 현안 등을 박 전 대통령이 신경 쓴다면 쾌유가 늦어지기 때문에 그런 시도 자체를 안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는 윤 후보를 비판하는 우리공화당의 집회가 열렸다. 29일 국민의힘 경북선대위 출범식 앞에서도 윤 후보 비판 집회를 진행한 데 이어서였다. 

우리공화당 당원 등 30여 명은 '후보 교체'를 외쳤다. 공교롭게도 10여 개의 친박단체는 윤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한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통령을 아끼고 사랑하는 많은 단체들이 조금 전 저의 당선을 바라는 지지선언을 했다"고 전힌 윤 후보는 "우리공화당이 무엇을 하든 관심 없다"며 "(이 발언을) 신경을 안 쓴다는 정도로 받아 달라"고 일축했다. 

정부의 신년 특사 대상에서 제외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두고는 "빨리 석방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기자간담회 직전인 이날 오전 10시쯤 자유유권자총연합회 10여 개의 친박단체가 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단체들은 박 전 대통령 지지자 및 단체 회원들을 향해 "윤 후보께서 '대단히 미안한다' '(박 전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조속한 회복을 바란다'고 했다"며 "눈물을 거두시고 한마음으로 정권교체에 동참해 달라는 것이 범박 및 애국단체장들의 바람"이라고 밝혔다.

윤 후보에게 힘을 싣는 이유로 이들은 "공정과 상식, 법과 질서, 정의로운 나라를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윤 후보가 "우리가 열망하는 정권교체의 대업을 이룰 수 있는 적임자임을 확신한다"며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했다. 문 정권에 더 이상 기회를 줄 수는 없지 않는가"라고 윤 후보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국정농단사건으로 구속된 박 전 대통령과 관련, 윤 후보의 책임론을 덜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윤 후보는 친박단체와 비공개 회동 및 지역 언론인과 간담회 뒤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진행된 대구선대위 출범식에서 '집토끼' 잡기에 나섰다. "대구가 바로 국민의힘 힘의 원천"이라고 강조한 윤 후보는 "우리가 뭉치면 무도한 정권을 교체할 수 있고, 흩어지면 정권이 연장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자신과 배우자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 야당 국회의원 및 언론인 등을 대상으로 전방위 통신자료를 조회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겨냥해서는 "미친 사람들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진욱 공수처장을 두고는 "공수처장은 사표만 낼 것이 아니라 당장 구속 수사해야 한다"며 "지금이 어느 때인데 이런 짓을 하고 백주대낮에 거리를 활보하나"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