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공천 구체적 언급 없어, 그들의 쉬운 약속 믿기 어려워""초대받은 사람들이 합병 추진" 주진형 최고위원도 반대 의사29~30일 열린민주당 전당원투표, 합당 찬성으로 기울 듯
  • ▲ 손혜원 전 의원. ⓒ뉴데일리DB
    ▲ 손혜원 전 의원. ⓒ뉴데일리DB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합당을 선언한 가운데 열린민주당 내부에서 합당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열린민주당 특유의 공천 제도인 '열린 공천'을 받아들인다는 민주당의 약속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열린민주당 창당을 주도한 손혜원 전 민주당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두 당 간 합당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깊이, 오래 생각했다. 지도부가 생각하는 대로 잘 진행된다면 합당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합당을 반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손혜원 "열린 공천은 열린민주당의 전부"

    "합당의 조건인 열린 공천은 열린민주당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강조한 손 전 의원은 "그러나 두 당 합당추진위원들은 열린 공천에 대해 구체적 언급 없이 쉽게 약속했다"고 지적했다.

    손 전 의원은 "편법도 예외도 없이 철저히 실행되어야 하는 열린 공천에 대한 그들의 쉬운 약속을 믿기 어렵다"며 "지난 총선에서 열린민주당을 선택, 소중한 세 분의 국회의원을 만들어 주신 150만 지지자들을 잃고 싶지 않다"고 토로했다.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도 "열린민주당이 '열린 공천제'를 통해 국민에게 비례대표 후보를 제시해 국민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시하는 정치혁신을 실행하는 정당으로 계속 성장하기를 바란다"며 합당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주 최고위원은 "초대받고 위탁받은 사람들이 직접 나서서 당원이 만든 열린민주당을 더불어민주당과 합병하겠다고 한다"면서 "내가 알기로 합병 추진을 위한 당원들의 열화와 같은 요구나 명령이 있어본 적이 없다"고 짚었다. 

    민주당 "이미 명문화된 약속, 지켜질 것"

    합당 반대파가 말하는 열린 공천은 비례대표정당인 열린민주당이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사용했던 특유의 비례대표 선출 방식이다. 열린 공천은 당원들이 비례대표후보를 추천하면 위 순위에 오른 후보들부터 차례로 연락해 출마 의사를 묻는다. 다른 정당과 달리 당원들이 직접 후보를 뽑는 상향식 선출을 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손 전 의원이 주장하는 열린 공천을 이미 약속했다는 의견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미 열린 공천 시행을 명문화했고, 그것과 관련해서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지난 26일 합당 합의문을 발표하고 비례대표 국회의원 등 열린 공천제 시행을 약속했다. 합당 후 당명은 더불어민주당을 사용하기로 했다. 

    민주당과 합당 여부를 묻는 전당원투표가 진행 중인 열린민주당에서도 투표 결과가 합당 찬성으로 기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열린민주당은 29~30일 전당원투표를 진행한다. 

    열린민주당 관계자는 28일 통화에서 "합당과 관련해 당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그럼에도 합당의 큰 뜻에 동의하는 목소리가 더 많다. 당원투표도 이런 분위기로 흐르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