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 느리고 제대로 기능 못해"…김종인 '그립' 잡고 작심비판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의 메시지가 국민적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데다 선대위가 융통성이 없다고 작심 비판했다. 김종인 위원장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를 만나 "선대위가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조금 더 그립을 강하게 잡겠다"고 예고한지 하루 만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선대위 회의에서 "후보도 실수하지 않도록 보좌하는 분들이 아주 세심하게 주의를 주고 경고할 필요가 있다"며 "(윤석열) 후보의 활동은 전혀 국민들이 감흥 느끼는 메시지나 일정같은 게 보이지 않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이는 윤 후보의 연이은 실언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됐다. 윤 후보는 전날(22일) 전북대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극빈한 생활을 하고 배운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 그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윤 후보는 이날 또 "조금 더 발전해 앱(어플리케이션)을 깔면 어느 기업이 어떤 종류의 사람 필요로 한다는 걸 실시간 정보로 얻을 수 있을 때가 생길 것 같다"고도 발언, 이러한 앱이 현재 있는지 몰랐느냐는 비판도 불거졌다.

김 위원장은 비대한 선대위 관련 비판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의 목적은 윤 후보 당선을 위해 총력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선대위가 내부 불협화음으로 인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정권교체를 바라는 일반 국민이 매우 걱정하는 문자를 저한테 수도 없이 보내는 실정이라며 "선대위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걸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대위를 '항공모함'에 비유, "커다란 항공모함을 움직이려는데 제대로 기능을 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느리고 융통성이 없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어떻게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한 김 위원장은 "총괄상황실이 중심이 돼 전체 의견을 제대로 수렴, 윤 후보와 직접 협의해 결정될 수 있도록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은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위원장 제외 선대위 일괄 사퇴' 견해에 대해 "그건 이 대표의 의견"이라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시점에서 총괄본부장들의 사표를 받는다면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새로운 그립을 잡아야 하는 데 도움이 될 지는 몰라도 그 자체가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조치가 아니다"고 했다. 

이어 "각자 자기 업무에서 충실하고 자기가 맡지 않은 분야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아야 한다"며 "문제가 되는 부분은 경선 과정에서 후보와 가까웠다는 사람들이 조금 오버하는 측면에서 불협화음이 생기는데, 그건 앞으로 확실히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또 "후보가 어디 지역에 가서 이야기하지만 일반 국민에게 감흥을 주는 메시지가 안 나온다"며 "이를 새롭게 조정해서 실질적으로 후보의 이야기가 일반 국민에게 제대로 감흥을 줄 수 있는 형태로 메시지와 일정을 관리하는, 선대위를 효율적으로 하겠다"고 했다.  

하루 전인 지난 22일 윤석열 후보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부터) 1박2일 호남 방문 일정이 있어 (김종인) 위원장과 차 한잔 했다며 "선대위가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김 위원장이 조금 더 그립을 강하게 잡고 하시겠다고 하고, 저도 그렇게 좀 해달라고 말씀을 드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