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중앙지법 공판준비기일… 권오수, 고가매수 등 시세조종으로 82억 부당이득 혐의윤석열 배우자 김건희 씨, 주가조작에 '전주' 역할했다는 의혹… 검찰 "수사 중"
  • ▲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권오수(63·구속)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첫 재판이 14일 시작됐다. 권 회장과 함께 기소된 피고인들은 대부분 혐의를 부인한 가운데, 권 회장 측도 "공소사실을 다투는 취지"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권 회장 등 9명의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권 회장은 다른 공모자들보다 늦게 기소돼 이날 공판준비기일은 권 회장에겐 첫 재판이었다.

    '주가 조작 혐의' 권오수 회장 "공소사실 다툴 것"

    권 회장은 2009년 12월~2012년 12월 도이치모터스 주식에 대해 고가매수 등 시세조종 주문을 제출해 약 82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권 회장은 이른바 '선수', '부띠끄' 투자자문사 등과 함께 91명의 157개 계좌를 이용해 가장·통정매매(서로 짜고 주식을 매수하는 방법), 고가매수, 허위매수 등 이상매매 주문을 7804회 제출하는 방식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운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인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에 돈을 대는 이른바 '전주'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함께 기소된 피고인들 대부분 혐의 부인

    검찰은 또 권 회장 일당이 인위적 대량매수세 형성, 주식 수급, 매도 통제, 주가 하락시 주가 방어 등의 방법으로 인위적으로 주가를 상승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권 회장 측 변호인은 이날 재판을 두고 "공소사실을 다투는 취지"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혐의를 부인한 셈이다. 증거에 대한 의견 등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자료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며 다음 기일에 밝히기로 했다. 

    이날 권 회장과 함께 공모한 혐의를 받아 법정에 나온 피고인들 대부분은 혐의를 부인했다. 피고인들 중 일부는 "구체적인 시세조종 행위가 공소장에 명시되지 않아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다만 지난달 19일 전직 증권사 직원 김모 씨의 변호인은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해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는 대체로 인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증권사 임원인 김씨와 '선수' 이씨 등 주가조작에 가담한 4명을 권 회장에 앞서 구속기소했다. 이어 지난 3일 권 회장을 기소하면서 증권사 직원과 사업가, 투자업자 등 4명을 불구속기소했다.

    한편, 검찰은 이들의 주가조작에 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윤 후보의 부인 김씨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