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 비교하는 글 하루 만에 삭제"여성을 임신 출산 육아의 도구 취급… 정치를 '괴물 집합소'로 만들어" 맹비판
  • ▲ 지난 17일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 지난 17일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두 아이의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라는 글과 함께 "영부인도 국격을 대변한다"고 썼다. 현재 해당 글은 '두 아이의 엄마' '토리 엄마' 문구가 삭제된 상태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민주당 의원이 SNS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가 출산 경험이 없다는 점을 언급하며 '영부인의 국격'을 따지는 글을 올렸다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이와 관련, 정의당은 "이 후보는 입장을 밝히고 합당한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정의당 "정치적 비판도 지켜야 할 선 있어"

    오승재 정의당 대변인은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준호 수행실장의 글은 '젠더 감수성이 없다'는 자백이다. 글을 지웠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책임까지 지울 수는 없다"며 이같이 주문했다.

    한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두 아이의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라는 글과 함께 두 사람의 사진을 게재하며 "영부인도 국격을 대변한다"고 썼다. 김건희 씨는 과거 유산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리'는 윤 후보 내외가 키우는 반려견의 이름이다. 

    그러나 한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출산 경험과 자녀 유무를 우열의 기준으로 삼은 것으로 해석돼 논란을 야기했다. 현재 해당 글은 '두 아이의 엄마' '토리 엄마' 문구가 삭제된 상태다. 

    오 대변인은 "정치적 비판과 문제 제기에도 지켜야 할 선이 있는 법"이라며 "대선 후보의 배우자라는 이유로 여성을 임신과 출산, 육아의 도구로 취급하는 일은 용납될 수 없으며, 필요성 또한 없다"고 질타했다.

    "상대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도 좋다는 생각은 한국정치를 '괴물 집합소'로 만드는 결과만 초래할 뿐"이라고 꼬집은 오 대변인은 "국격은 영부인의 임신, 출산, 육아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한준호 페이스북, 콘셉트 후져"

    앞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한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후보 지지 활동을 하는 것과 관련 "콘셉트가 너무 후지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 의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김혜경 씨가 응급차에 실려 가고 이 후보가 손을 잡고 있는 사진을 게시하며 "첫눈 오던 날 아침 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는지. 경상도 남자들이 무뚝뚝하다지만, 그건 말투뿐일 뿐"이라고 썼다.

    또 한 의원은 페이스북에 "아침 해가 이글거린다. 새해도 아닌데 왠지 소원을 빌게 된다. '이재명 후보께서 대통령이 돼 노무현 대통령께서 못다 이룬 실용주의 정치가 우리나라에서도 그 꽃을 피울 수 있게 해 달라고'"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여기가 북조선이냐? 역효과만 난다"며 "콘셉트가 너무 후지다니까. 친절히 가르쳐 줘도 못 알아들으니"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