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 거듭 강조해 '반 이재명' 세력 흡수 행보 "비판 존중"'국민의당 윤석열'… 당명도 모르고 방문 비판한 목포 시민단체"文정부 인사에 정치보복? 공작은 안하겠다" 사법심판 여지 남겨
  •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윤석열 캠프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1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윤석열 캠프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가 11일 전남 목포와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잇달아 방문했다. 1박2일간의 호남 일정을 마무리하며 고(故) 노무현 대통령 생가를 찾는 등 동서를 횡단하며 여권 핵심 지지층을 흔드는 보폭을 넓혔다.

    당 내 경선에서 당심(黨心)을 잡았다고 판단한 윤 후보가 '집토끼' 공략이 아닌 밖으로 눈을 돌리며 '반(反) 이재명' 세력을 흡수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 윤석열' 방문 반대한 목포 시민단체

    윤 후보는 첫 일정으로 전남 목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을 찾았다. 윤 후보 도착 전부터 목포 지역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독립과 문화의 도시에 또 한 번 전두환 찬양자 윤석열이 방문하는 것은 치욕스러운 날이 될 것"이라며 "민주 헌정질서 파괴자 윤석열의 목포 방문 반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스피커가 달린 차량을 통해 '개 짖는 소리'를 틀었다. 윤 후보가 전두환 관련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SNS에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사진 게시물을 올린 데 따른 항의성 행동이다. 이들 시민사회단체는 당명이 헷갈렸는지 윤 후보를 비판하는 성명을 읽으며 '국민의당 윤석열'이라고 세 차례 지칭하기도 했다.

    윤 후보 지지자들은 '대장동 부정부패 특검 받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맞불시위를 했고, 이에 목포 시민사회단체 관계자가 "개념 없이 하지 말라"고 말해 양측이 충돌을 빚었다.

    "차기 정부서 저를 반대하는 분들 포용하겠다"

    윤 후보는 기념관을 둘러본 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신을 힘들게 했던 사람들을 다 용서하고 IMF 국란을 국민통합이라는 밑그림으로 극복해내셨다"며 "김대중정신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내세울 것이 국민통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기념관 방명록에도 "국민통합으로 국가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의 초석을 놓으신 지혜를 배우겠다"고 써 김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윤 후보는 '지지하지 않은 분들도 있다'는 지적에 "저를 반대하고 비판하는 분들도 다 존중한다"며 "그분들은 그분들의 입장이 있다. 제가 차기 정부를 맡더라도 저를 반대하는 분들을 모두 포용하겠다"고 답했다.

    지역감정 해결과 동서화합 방안과 관련해서는 "전 지역이 균형 있게 발전해 경제성장과 번영에서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며 "지역 간 균형발전·통합도 중요하지만 세대 간 문제도 균형 있게 모든 주장과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대통령은 갈등과 의견 차이를 조정해가는 사람으로 국민의 뜻에 따라 나라가 운영돼야 한다"고 국민통합을 재차 강조했다.

    전날 5·18민주묘지 참배 때 방명록에 '반듯이'라고 쓴 것과 관련해서는 "반드시가 아니라 '똑바로'라는 뜻이다. 같이 근무했던 호남 출신 동료들이 잘 쓰는 말"이라며 "5월 정신은 우리가 추구할 헌법정신이고 국민통합 정신"이라고 주장했다.

    이경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 부대변인이 페이스북에 "연습하고 갔을 텐데 한글도 모르다니, 이젠 웃음도 안 나온다"며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데도 지지를 보내는 국민들이 계신다"고 방명록을 조롱한 데 따른 반박이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다. 참배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있었으나 전날 국립5·18민주묘지 때와는 달리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윤 후보는 방명록에 '다정한 서민의 대통령 보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후보는 묘역 참배 후 "노 전 대통령은 젊은 층의 사랑을 많이 받으신 분이고, 소탈하고 서민적이고 국민에게 다가가는 대통령이셨다"며 "대중에게 격의 없이 다가가는 모습이 많이 생각난다"고 소회를 밝혔다.

    '여권 일각에서 노 전 대통령의 논두렁시계 조작과 관련해 검찰 대표로 사과하라고 한다'는 지적에는 "저는 더 이상 검찰을 대표하는 사람이 아니다. 진영을 떠나 노 전 대통령 일들에 대해 평가를 어떻게 하든지와 관계없이 추모하러 온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대중·노무현, 통합 강조" 반대표 흔들기

    윤 후보가 이틀간 호남과 봉하마을을 찾은 것은 '전두환 발언' 사과를 비롯해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후보 선출 후 이탈표를 끌어모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전남지사를 역임한 이낙연 전 대표는 당내 경선 당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계승하겠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윤 후보가 국민통합을 재차 강조하고 나선 것도 그 연장선에서 발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 두 분 모두 통합을 강조하셨다"며 "두 분에게 이런 정신을 잘 배우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선 후 문재인정부 인사를 향한 정치보복이 없느냐'는 질문에 윤 후보는 "정치보복은 정치가 아니고 공작이기 때문에 그런 공작을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말씀 드렸다"며 법에 따르겠다는 취지로 말해 여운을 남겼다.

    권양숙 여사와 만남은 불발됐다. 김병민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만남을) 요청 드렸는데 권 여사님이 다른 곳에 가셨다 돌아오시는 시간이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