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 거듭 강조해 '반 이재명' 세력 흡수 행보 "비판 존중"'국민의당 윤석열'… 당명도 모르고 방문 비판한 목포 시민단체"文정부 인사에 정치보복? 공작은 안하겠다" 사법심판 여지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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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후보가 11일 전남 목포와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잇달아 방문했다. 1박2일간의 호남 일정을 마무리하며 고(故) 노무현 대통령 생가를 찾는 등 동서를 횡단하며 여권 핵심 지지층을 흔드는 보폭을 넓혔다.당 내 경선에서 당심(黨心)을 잡았다고 판단한 윤 후보가 '집토끼' 공략이 아닌 밖으로 눈을 돌리며 '반(反) 이재명' 세력을 흡수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국민의당 윤석열' 방문 반대한 목포 시민단체윤 후보는 첫 일정으로 전남 목포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을 찾았다. 윤 후보 도착 전부터 목포 지역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독립과 문화의 도시에 또 한 번 전두환 찬양자 윤석열이 방문하는 것은 치욕스러운 날이 될 것"이라며 "민주 헌정질서 파괴자 윤석열의 목포 방문 반대한다"고 밝혔다.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스피커가 달린 차량을 통해 '개 짖는 소리'를 틀었다. 윤 후보가 전두환 관련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SNS에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사진 게시물을 올린 데 따른 항의성 행동이다. 이들 시민사회단체는 당명이 헷갈렸는지 윤 후보를 비판하는 성명을 읽으며 '국민의당 윤석열'이라고 세 차례 지칭하기도 했다.윤 후보 지지자들은 '대장동 부정부패 특검 받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맞불시위를 했고, 이에 목포 시민사회단체 관계자가 "개념 없이 하지 말라"고 말해 양측이 충돌을 빚었다."차기 정부서 저를 반대하는 분들 포용하겠다"윤 후보는 기념관을 둘러본 후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신을 힘들게 했던 사람들을 다 용서하고 IMF 국란을 국민통합이라는 밑그림으로 극복해내셨다"며 "김대중정신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내세울 것이 국민통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윤 후보는 기념관 방명록에도 "국민통합으로 국가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의 초석을 놓으신 지혜를 배우겠다"고 써 김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윤 후보는 '지지하지 않은 분들도 있다'는 지적에 "저를 반대하고 비판하는 분들도 다 존중한다"며 "그분들은 그분들의 입장이 있다. 제가 차기 정부를 맡더라도 저를 반대하는 분들을 모두 포용하겠다"고 답했다.지역감정 해결과 동서화합 방안과 관련해서는 "전 지역이 균형 있게 발전해 경제성장과 번영에서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며 "지역 간 균형발전·통합도 중요하지만 세대 간 문제도 균형 있게 모든 주장과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대통령은 갈등과 의견 차이를 조정해가는 사람으로 국민의 뜻에 따라 나라가 운영돼야 한다"고 국민통합을 재차 강조했다.전날 5·18민주묘지 참배 때 방명록에 '반듯이'라고 쓴 것과 관련해서는 "반드시가 아니라 '똑바로'라는 뜻이다. 같이 근무했던 호남 출신 동료들이 잘 쓰는 말"이라며 "5월 정신은 우리가 추구할 헌법정신이고 국민통합 정신"이라고 주장했다.이경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 부대변인이 페이스북에 "연습하고 갔을 텐데 한글도 모르다니, 이젠 웃음도 안 나온다"며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데도 지지를 보내는 국민들이 계신다"고 방명록을 조롱한 데 따른 반박이다.윤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했다. 참배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있었으나 전날 국립5·18민주묘지 때와는 달리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윤 후보는 방명록에 '다정한 서민의 대통령 보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윤 후보는 묘역 참배 후 "노 전 대통령은 젊은 층의 사랑을 많이 받으신 분이고, 소탈하고 서민적이고 국민에게 다가가는 대통령이셨다"며 "대중에게 격의 없이 다가가는 모습이 많이 생각난다"고 소회를 밝혔다.'여권 일각에서 노 전 대통령의 논두렁시계 조작과 관련해 검찰 대표로 사과하라고 한다'는 지적에는 "저는 더 이상 검찰을 대표하는 사람이 아니다. 진영을 떠나 노 전 대통령 일들에 대해 평가를 어떻게 하든지와 관계없이 추모하러 온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김대중·노무현, 통합 강조" 반대표 흔들기윤 후보가 이틀간 호남과 봉하마을을 찾은 것은 '전두환 발언' 사과를 비롯해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후보 선출 후 이탈표를 끌어모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전남지사를 역임한 이낙연 전 대표는 당내 경선 당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계승하겠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윤 후보가 국민통합을 재차 강조하고 나선 것도 그 연장선에서 발언한 것으로 풀이된다.윤 후보는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 두 분 모두 통합을 강조하셨다"며 "두 분에게 이런 정신을 잘 배우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당선 후 문재인정부 인사를 향한 정치보복이 없느냐'는 질문에 윤 후보는 "정치보복은 정치가 아니고 공작이기 때문에 그런 공작을 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말씀 드렸다"며 법에 따르겠다는 취지로 말해 여운을 남겼다.권양숙 여사와 만남은 불발됐다. 김병민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만남을) 요청 드렸는데 권 여사님이 다른 곳에 가셨다 돌아오시는 시간이 맞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