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호남·與 지지층 빼고 '과반~70%' 전 국민 재난지원금 반대20대 68.0%, 자영업층 62.8%, 대구경북 70.5% '재정부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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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SOI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주장하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관련, 국민적 경계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국민 10명 중 6명이 '재정부담'을 이유로 반대했고, 호남·40대·여권지지자 외에 전 지역과 모든 연령층 등에서 '반대' 의견이 반수를 월등히 상회했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라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도 3명 중 2명이 이재명식 재난지원금을 반대했고, 취업난에 시달리는 20대조차 10명 중 7명 가까이 반대했다.

    국민 60.1%가 재정부담 우려 '반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5~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9명을 대상으로 '추가세수를 이용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은 결과, 60.1%가 "재정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지급하지 말아야 한다"며 반대했다.

    "내수 진작을 위해 지급이 필요하다"는 찬성 의견은 반대보다 반토막에 가까운 32.8%에 불과했다. '잘 모름'이라는 답변은 7.1%였다.

    특히 주목할 점은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라 영업제한 등으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층에서 62.8%가 '반대'했다는 점이다. 화이트칼라(58.3%), 블루칼라(61.5%), 농·임·어업(63.5%), 가정주부(61.6%), 학생(59.2%), 무직·기타(56.7%) 등 나머지 직업군에서도 '반대' 의견은 대부분 평균 이상이거나 과반이었다.

    연령층을 대상으로 살펴보면 취업난을 겪는 20대에서 68.0%로 '반대' 의견이 전 연령대 통틀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외에 여권 성향이 강한 40대(48.6%)를 제외하고 30대의 60.9%, 50대 57.9%, 60세 이상 63.5%가 '이재명식' 지원금을 반대했다.

    20대 68%·자영업층 62.8%·대구경북 70.5% "반대"

    성별로는 여성층(61.8%)에서 남성층(58.3%)보다 '반대' 의견이 높게 나왔고, 정치·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층(35.4%)을 제외한 보수(71.8%), 중도(68.0%), '정치성향 잘 모름'(53.3%) 등에서 모두 높은 비율로 반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광주·전라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반대 의견이 50%를 훨씬 웃돌았다. 서울 거주자의 65.3%, 인천·경기 55.9%, 대전·세종·충청 61.9%, 대구·경북 70.5%, 부산·울산·경남 61.1%, 강원·제주 62.1%가 이재명식 재난지원금 살포를 반대했다. 광주·전라에서는 반대의견이 48.4%로 찬성 의견(46.6%)보다 다소 높았다.

    지지 정당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67.5%)·열린민주당(59.9%)·정의당(58.6%)에서 찬성 의견이 과반으로 높았다. 국민의힘(85.9%), 국민의당(87.8%), 기타정당(43.8%), '지지정당 없음·모름'(66.3%)에서는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20대, '내 아버지' 세금 뜯어다 정부가 생색내는 지원금 반대"

    KSOI는 보도자료를 통해 추가 재난지원금 지급에 자영업층의 반대가 많았다는 점을 "특기할 만한 사항"이라면서 "자영업층은 현 시점에서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지급보다 소상공인 손실보상금이 먼저'라는 정부 의견(김부겸 국무총리 등)에 더 많이 동의하는 것이 아닐까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도 통화에서 "자영업자들의 반대는 당연하다"면서 "막말로 왜 '이건희의 손자'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받아야 하나. 억대 연봉을 구가하는 KBS 직원들이나 탄탄한 공무원들, LH 직원들이 왜 지원금을 받아야 하는지 납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평론가는 이어 "피해가 집중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에게 지원을 몰아주는 것에 더 동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취업난을 겪는 20대에서 추가 재난지원금을 반대한다는 의견이 무려 68.0%로 집계된 것과 관련해서는 "이제 20대들이 '내 허벅지 살 갖고 배를 채우는' 국가권력의 세금 장난질과 '표퓰리즘'을 간파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20대들은 자기 자신 또는 '내 아버지' 세금 뜯어다 20만원씩 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정작 중요한 것은 일자리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한 황 평론가는 "주는 것은 병아리 눈물만큼인데 정책은 어떻게 됐는지 부동산값·물가 폭등을 체감하고 있고, 젊은층이 다양한 경로로 다양한 정보를 입수하면서 결국 '내 돈 뜯어다 생색은 정부가 낸다' '조삼모사'라는 것을 깨우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7.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