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성, "컨소시엄에 건설사 들어오면 리스크 줄어들 것… 간부회의 때 지적"유한기에 지시했지만 반영되지 않아… 대형 건설사 참여하면 휘둘릴 걸 우려한 듯업계 "건설사 배제하고 개발사업 공모… 자산관리회사(AMC)에 가점 준 것 이례적"
  • ▲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지난 24일 오후 참고인 조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지난 24일 오후 참고인 조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황무성 초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대장동 개발사업 컨소시엄'에 대형 건설사도 참여시키라고 유한기 당시 개발본부장에게 수차례 지시했지만 묵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전 사장은 대장동 사업 공모는 결국 화천대유자산관리의 특혜 의혹과 연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전 사장은 28일 국민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재직 당시 대장동 민간사업자 신청 자격과 관련해 '왜 건설사는 제외하느냐, 대형 건설사가 들어오면 리스크는 줄고 컨소시엄 구조가 훨씬 튼튼해지지 않느냐'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 전 사장은 그러면서 "유한기 전 본부장에게 이 같은 내용을 당시 간부회의 석상 등에서 지시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황 전 사장은 1974년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뒤 △1998년 럭키개발(현 GS건설) 이사 △2002년 LG건설 토목사업본부 부사장 △2005년 동부건설 건설사업총괄 대표이사 부사장 △2008년 한신공영 사장 등을 지낸 건설 전문가다.

    대장동 공모서에 '건설업자 제외'… 황무성 "만만한 놈 데리고 하려 했던 것"

    황 전 사장은 유한기 전 본부장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2015년 2월6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퇴 일주일 뒤인 2월13일 공사가 발표한 대장동 민간사업자 공모지침서에는 '건설업자는 제외'라고 명시됐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황 전 사장은 "당시 왜 대형 건설사를 안 넣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소위 '만만한 놈'을 데리고 사업을 하려 했던 것 같다"며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는 개인이라서 대형 건설사가 참여하면 사업 진행이나 수익배분 과정에서 휘둘릴 것을 우려한 것 아니겠느냐"고 추측했다.

    업계 "건설사 배제하고 자산관리회사에 가점, 이례적"

    이와 관련, 개발사업 공모에서 명시적으로 건설사를 배제하고 화천대유 같은 자산관리회사(AMC)에 가점을 주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평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개발사업 공모에서 명시적으로 건설사를 배제하고 자산관리회사에 가점을 주는 경우는 없다"며 "도시개발사업은 대기업이나 건설사가 더 잘 아는데, 이들을 배제한 것은 이상하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건설사 배제해야 금리 더 낮게 조달할 수 있어"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은 지난달 22일 '대장동 개발사업 Q&A'자료를 통해 "건설회사가 배제된 금융기관 중심의 프로젝트금융회사(PFV)는 낮은 금리로 사업비를 조달할 수 있어 사업 성공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한 바 있다.

    또 "건설회사들이 최대 이익을 남기려고 경쟁할 경우 공영개발의 공익성이 저해될 수 있다"며 "건설회사들이 자신 또는 타인의 명의로 토지를 사들인다든가 하면 건설회사는 시공비 외에도 지가 상승 등으로 이익을 보게 된다"며 건설회사를 배제한 이유를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 "건설사 참여하면 시공 안전성 보장… 금리 더 낮게 조달 가능"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이 후보 측 해명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통화에서 "개발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일부 편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건설사가 컨소시엄에 참여하면 시공 안전성이 보장돼 오히려 금리를 낮게 조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전문가는 그러면서 "건설사를 배제할 때 오히려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이 후보 측 주장을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