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장동 의혹에 "수박 기득권자" 발언… 이낙연 측 "누군가는 피눈물" 공세
  • ▲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이낙연 경선후보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100분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이낙연 경선후보가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100분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선후보가 대장동 개발 의혹을 반박하면서 '수박'이라는 용어를 쓴 것을 두고 호남 비하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이낙연 캠프의 공세가 거세지는 모습이다.

    이낙연 측 "'수박'은 호남 비하 일베 용어" 

    이낙연 캠프의 김영웅 대변인은 23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재명 후보의 수박 발언과 관련 "이 단어가 아무리 과거의 겉과 속이 다르다, 이런 의미의 관용적 표현으로 쓰였다고 해도 5·18 비유에서처럼 누군가 이 말을 듣고 가슴 쥐어뜯는 고통을 느낀다면 절대 사용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 직격했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대장동 개발 의혹 반박글에서 "저에게 공영개발 포기하라고 넌지시 압력 가하던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빚었다.  

    이낙연 캠프 대변인인 이병훈 의원은 논평을 통해 "수박이란 표현은 '일베'에서 시작된 용어이고 호남을 비하, 배제하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일베 회원들이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진압군에 의해 머리에 피를 흘린 광주 시민들을 '수박'에 빗대 조롱했다는 것이 이낙연 후보 측 주장이다.

    김 대변인은 "이병훈 의원님께서 이미 두 차례나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간청했던 단어"라며 "그런데 누군가 듣고 피눈물을 흘리는데 내 의도가 다르니까 괜찮다? 이것은 장애·성별·인종을 대상으로 한 혐오발언의 시작"이라고 일갈했다.

    이재명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

    이재명 캠프의 이경 대변인은 수박이 호남 비하 표현이라는 지적에 "전반적인 것을 보면 그렇게 오해할 수 없다"며 반박했다.

    이 대변인은 이날 같은 방송에 출연해 "이낙연 후보 측이 일베 표현이라는 논평을 냈을 때 방송PD·작가들도 이것이 일베 표현인지 몰랐다는 이야기가 다수였다"며 "YTN에서도 팩트체크를 했는데, 일베에서조차도 이것이 호남 비하 발언인지 몰랐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뒤처져) 심정이 좀 절박하시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은 이 대변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의 아픔을 건드려서까지 수박을 억지로, 아니면 오해로 하신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연관 지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도 전날 서울 동작소방서 방문 후 "'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일상적으로 쓰는 용어인데 그렇게까지 해석해서 공격할 필요가 있나 싶다"고 해명했다.
  • ▲ 이재명, 이낙연 후보 관련 기사에 '수박' 표현이 담긴 댓글 내용. ⓒ네이버 뉴스 댓글 캡처
    ▲ 이재명, 이낙연 후보 관련 기사에 '수박' 표현이 담긴 댓글 내용. ⓒ네이버 뉴스 댓글 캡처
    이재명 지지자들, 이낙연 향해 "수박" 조롱

    한편 수박은 이번 논란 이전부터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이 이낙연 후보를 조롱할 때 쓰는 표현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와 관련한 온라인 포털 기사에는 "역사에 역행하는 수박 낙여비" "수박색깔 고구마 이낙연" "이낙엽 민주당 내 수박"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낙엽'은 이낙연 후보의 지지율이 낙엽처럼 떨어지는 모습을 빗댄 표현이다.

    이병훈 의원은 이 지사의 수박 발언 이전에도 논평을 통해 "최근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일부 유튜버들과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낙연 후보 지지 국회의원·지지자들을 수박이라고 비하하는 끔찍한 일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며 "수박은 '홍어'와 함께 일베 유저들이 호남과 호남인들을 비하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