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윤석열에 역전하며 파죽지세… 범야권 대선 구도 휘청"'홍나땡' 외치다 같이 쓸려가"… 민주당 내부선 우려 목소리도
  • ▲ 대선경선에 나선 홍준표 국민의힘 예비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속내가 복잡하다. ⓒ뉴데일리DB
    ▲ 대선경선에 나선 홍준표 국민의힘 예비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속내가 복잡하다. ⓒ뉴데일리DB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홍준표 예비후보의 지지율이 치솟자 더불어민주당의 속내가 복잡하다. '야당 후보' 홍준표의 등장을 고대하는 분위기와, 심상치 않은 바람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겹치며 어수선한 모습이다. 

    강경파들 사이에선 "홍준표 나오면 땡큐"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9일 통화에서 "홍준표가 야당 후보가 되면 우리에게는 더없이 좋은 선물"이라며 "꼰대 같은 이미지로 여성들에게 미운털이 박힌 데다 경선에서 윤석열과 진흙탕싸움을 벌이면서 공멸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홍준표가 야당 후보로 나오면 민주당이 유리하다"는 인식은 민주당에서도 강성으로 꼽히는 인사들 사이에서 팽배하다.

    친문 강경파로 꼽히는 정청래 의원은 5일 "국민의힘은 점점 홍준표가 주인공이 될 것"이라며 "홍준표가 본선에 오르면 땡큐다. 설령 윤석열이 오른다고 해도 땡큐 베리 머치"라고 언급했다. 

    '민주당 상왕'으로 불리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국민의힘 윤석열 예비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홍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7일 "윤석열 후보가 타격을 많이 받을 것"이라며 "경선 룰 논란도 있고, 홍준표 후보가 상승하는 요인으로 간접적으로 작용한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강경파들의 바람대로 홍 후보의 상승세는 바람을 탔다. 홍 후보는 9일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성인 남녀 20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보수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32.6%를 기록하며 윤석열 후보(25.8%)를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가하게 '홍나땡' 외치다 태풍에 쓸려가"

    홍 후보도 지지율 상승 추세에 고무됐다. 홍 후보는 9일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도의 차베스(이재명)도 뒤로 하고 개그맨 박명수 씨처럼 국민 상대로 호통개그나 하는 분(윤석열)도 뒤로 하고 앞만 보고 간다"고 자신했다.

    홍 후보의 상승세가 윤 후보마저 제치며 바람에서 태풍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자 민주당에서도 무조건적인 환영보다 경계의 목소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선거는 바람인데, 이 바람이 거세져 태풍이 되면 어떤 것을 들이밀어도 못 막는다"며 "한가하게 앉아 농담 따먹기 하는 식으로 '홍나땡'(홍준표가 나오면 땡큐)을 외치고 있다가는 같이 쓸려가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탄핵국면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2017년 대선과는 판세가 확연히 다르다는 점도 우려의 대상이다. 

    이재명 캠프 소속 한 의원은 "홍준표의 상승세를 마냥 좋다고 웃을 일만은 아닌 것 같다. 2017년 탄핵국면에서도 24%를 득표했던 분"이라며 "그런데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2030 남성들에서 홍 후보의 지지율이 다른 상대를 압도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