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재집권" 중 윤석열 지지는 4.8% 뿐… 홍준표는 22.5%→ 39.0%, 한 달 새 16%p 늘어"문재인 매우 잘함" 응답자 중 42.9%가 "국민의힘 경선서 홍준표"… 윤석열은 5.3%"문재인 매우 못함" 응답자 중에서는 39.6%가 윤석열… 홍준표 지지는 19.9% '국민의힘 당내 후보 적합도'는 윤석열 31.0%, 홍준표 29.1% 엇비슷… 역선택 뚜렷
  • '국민의힘 당내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석열 예비후보를 홍준표 예비후보가 바짝 따라붙은 모습이다.
    ▲ '국민의힘 당내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석열 예비후보를 홍준표 예비후보가 바짝 따라붙은 모습이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이른바 '역선택'이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본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같은 역선택 확대 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관련기사: 민주당·호남서 홍준표 밀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역선택' 현실화 > 

    특히 이번에는 '정권 안정'을 이유로 민주당 재집권을 희망한 응답자들이 국민의힘 홍준표 예비후보를 대거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재집권'을 바라는 유권자들이 대선에서 야권 후보에게 투표할 가능성이 매우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현상은 대단히 이례적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재집권 희망" 응답자의 39%가 홍준표 지지

    여론조사기관 PNR리서치는 본지와 시사경남 의뢰로 지난 3~4일 이틀간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대선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중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31.0%, 홍준표 후보가 29.1%로 엇비슷했다. 이어 유승민 후보 11.7%, 최재형 후보 4.2% 순이었다. 

    그런데 '정권안정(더불어민주당 재집권)'을 바라는 응답자 중에서는 39.0%가 홍준표 후보를, 19.9%가 유승민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윤석열 후보 지지율은 4.8%로 크게 낮았다. 정권재창출을 기대하는 유권자 중 39%가 국민의힘 당 내 경선에서 홍준표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하는, 이른바 역선택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이 같은 역선택 현상은 지난달보다 더 확연해졌다. 지난달 10일 PNR리서치 조사에서는 '민주당 재집권' 지지층에서 홍준표 후보 지지율이 22.5%,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6.4%로 나타났다. 그런데 약 한 달 뒤인 이번 조사에서는 홍준표 후보 지지율이 39.0%로, 홍 후보를 향한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진 것이다.

    민주당 지지자 중 "다자대결서 홍준표 지지" 2.5%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사람들 중 여야 대선주자 모두를 포함한 다자대결에서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은 2.5%에 불과했다.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사람들 중에서는 20.3%가 홍 후보를 지지했고, 58.9가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그런데 유독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에서는 홍준표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턱밑까지 추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역선택 현상은 다른 조사 항목에서도 확인됐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홍준표 후보가 적합하다고 응답한 사람 중, 여야 대선주자를 통틀어 홍준표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한 비율은 30.7%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 중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41.4%로 되레 높게 나온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 후보로 윤석열 후보가 적합하다고 응답한 사람의 81.8%는 여야 대선주자를 통틀어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경선에서 윤 후보를 지지한 사람은 대선에서도 윤 후보를 지지하겠지만, 경선에서 홍 후보를 지지한 사람 중에서는 40% 이상이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찍겠다고 응답한 것이다.

    '문재인 매우 잘함' 응답자 중 42.9%가 홍준표 지지

    역선택이 드러난 조사 항목은 또 있다. 홍준표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평가에 관한 질문에서 '매우 잘함'이라고 응답한 사람들로부터 지지율 42.9%를 얻었다. 유승민 후보는 14.2%로 그 다음이었다. 윤석열 후보는 5.3%에 불과했다. 

    또 문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하는 편'이라고 응답한 사람들 중에서는 34.0%가 홍준표 후보를 지지했고, 27.0%가 유승민 후보를 지지했다. 윤석열 후보 지지율은 5.7%였다.

    반면 문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매우 잘못함’이라고 응답한 사람들 중에서 홍준표 후보를 지지한 비율은 19.9%, 유승민 후보 지지율은 5.0%로 조사됐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윤석열 후보 지지율은 55.6%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이 잘못하는 편’이라고 응답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홍준표 후보 지지율이 30.7%, 유승민 후보 지지율이 6.7%였다. 윤석열 후보 지지율은 39.6%였다.

    한편, '정권교체(국민의힘 집권)'를 바라는 응답자 중에서는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55.3%로 가장 높았다. 홍준표 후보는 22.6%로 나타났다. 이어 최재형 후보(6.4%), 유승민 후보(4.4%) 순이었다. 

    '정권교체' 응답자 중 55.3%가 윤석열 지지, 22.6%는 홍준표 지지

    이와 관련해 서정욱 법무법인 민주 변호사는 국민의힘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강하게 요구했다. 서 변호사는 5일 통화에서 "이번 조사는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으면 안 된다는 주장이 근거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골수 민주당 지지층이 홍준표 후보를 전략적으로 지지하는 것에 놀아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도 통화에서 "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홍준표 후보 지지세가 실전에서는 오히려 민주당 후보 지지세로 나타나게 될 것이 자명해졌다"며 "이대로 간다면 내 목을 찌를 칼자루를 상대방에게 쥐어 주는 꼴"이라고 경고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이 같은 역선택 현상을 다른 말로 '민야홍'(민주당 지지층이 선택하는 야권 후보는 홍준표)이라고 부르며 국민의힘에 대책을 요구했다. 

    배 소장은 "6~7주 전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경선 룰을 논의할 때만 해도 이런 현상은 없었으니 위원회가 역선택을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같은 '구조적 역선택'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민주당 지지층이 '적의 적은 아군'이라는 심리 때문에 '민야홍'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소장은 "1차 컷오프에서 홍준표 후보가 1등이 되면 당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나. 역선택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특정 후보의 유·불리 차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 이번 조사는 뉴데일리 시사경남 의뢰로 PNR 리서치가 9월 3~4일 이틀간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자동응답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휴대전화 RDD 85%, 유선전화 RDD 15% 비율로 피조사자를 선정했으며 최종 응답률은 3.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조사 완료 후 2021년 6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지역별·성별·연령별 가중값을 부여(림가중)했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