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받은 서울시 직원도 없는데 어떻게 10년 전 사건 기억하나… 경찰 압수수색은 정치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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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오세훈 시장을 향해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사건' 관련 추궁하며 공세를 펼쳤다. 오 시장은 "사업이 무산돼 인허가를 기억 못했다"며 "최근 경찰의 압수수색은 '정치수사'"라고 맞섰다.2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서윤기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은 오 시장을 향해 "파이시티 사건은 대규모 물류유통단지를 조성하는 수조원 대의 대규모 사업이고, 대통령 측근들이 연달아 구속됐던 사건"이라면서 "이 사건을 압수수색 이후에야 기억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추궁했다.'파이시티'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3만 평 대지에 백화점과 업무시설 등 복합유통단지를 개발하려던 사업이다. 2006년 건물 용지 매입을 마무리하고, 부지를 다른 용도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각종 특혜와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경찰은 오 시장이 보궐선거 당시인 지난 4월5일 TV토론에 출연해 "'파이시티 사건'은 본인의 서울시장 재직 시기와 무관하다"고 한 발언과 관련해 지난달 31일 서울시청을 압수수색했다.오세훈 "파이시티는 '안 된 사업'으로 기억"서 의원의 발언에 오 시장은 "(지난달 31일) 경찰 압수수색 이후 어떤 서류를 가져갔는지 보고받은 뒤 생각을 더듬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조금 기억이 났다"며 "그런데 그 사업은 결국 좌초해서 무산돼 저한테는 '파이시티는 안 된 사업'으로 남아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오 시장은 "정치인들이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는 제 관심사가 아니다"라며 "서울시 직원들도 수사를 받았지만 아무도 처벌을 받은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기억하느냐"고 반문했다."서울시에 수조원 대 사업이 한두 개냐"고 따져 물은 오 시장은 "역설적으로 제가 사건에 대해 기억을 못했던 것이 저와는 연관성이 없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오 시장은 이어 "압수수색 이후에 생각을 더듬어 보니 '파이시티 사업'은 좌초돼서 무산된 사건으로만 기억에 남아있었다"며 "그래서 기억이 안 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이번 압수수색은 정치수사이자 과잉수사"오 시장은 이번 경찰의 서울시 압수수색에도 유감을 표했다. "수사기법상 영장에 기재된 사실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서는 압수수색이 아니라 사실조회만 해도 가능하다"고 지적한 오 시장은 "정치수사, 과잉수사"라고 항변했다.한편,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오 시장은 "그런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서 의원이 "당의 후보들의 지지율이 현저히 떨어지고 당의 요구가 거세져도 나갈 생각이 없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이미 대통령 후보 등록 기간은 지나지 않았나. 그게 어떻게 가능한가"라며 거듭 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