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받은 서울시 직원도 없는데 어떻게 10년 전 사건 기억하나… 경찰 압수수색은 정치수사"
  • ▲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오세훈 서울시장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회 의원들이 오세훈 시장을 향해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사건' 관련 추궁하며 공세를 펼쳤다. 오 시장은 "사업이 무산돼 인허가를 기억 못했다"며 "최근 경찰의 압수수색은 '정치수사'"라고 맞섰다.

    2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서윤기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은 오 시장을 향해 "파이시티 사건은 대규모 물류유통단지를 조성하는 수조원 대의 대규모 사업이고, 대통령 측근들이 연달아 구속됐던 사건"이라면서 "이 사건을 압수수색 이후에야 기억한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추궁했다.

    '파이시티'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3만 평 대지에 백화점과 업무시설 등 복합유통단지를 개발하려던 사업이다. 2006년 건물 용지 매입을 마무리하고, 부지를 다른 용도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각종 특혜와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경찰은 오 시장이 보궐선거 당시인 지난 4월5일 TV토론에 출연해 "'파이시티 사건'은 본인의 서울시장 재직 시기와 무관하다"고 한 발언과 관련해 지난달 31일 서울시청을 압수수색했다.

    오세훈 "파이시티는 '안 된 사업'으로 기억"

    서 의원의 발언에 오 시장은 "(지난달 31일) 경찰 압수수색 이후 어떤 서류를 가져갔는지 보고받은 뒤 생각을 더듬고 이야기를 들어보니 조금 기억이 났다"며 "그런데 그 사업은 결국 좌초해서 무산돼 저한테는 '파이시티는 안 된 사업'으로 남아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오 시장은 "정치인들이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는 제 관심사가 아니다"라며  "서울시 직원들도 수사를 받았지만 아무도 처벌을 받은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기억하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시에 수조원 대 사업이 한두 개냐"고 따져 물은 오 시장은 "역설적으로 제가 사건에 대해 기억을 못했던 것이 저와는 연관성이 없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이어 "압수수색 이후에 생각을 더듬어 보니 '파이시티 사업'은 좌초돼서 무산된 사건으로만 기억에 남아있었다"며 "그래서 기억이 안 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정치수사이자 과잉수사"

    오 시장은 이번 경찰의 서울시 압수수색에도 유감을 표했다. "수사기법상 영장에 기재된 사실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서는 압수수색이 아니라 사실조회만 해도 가능하다"고 지적한 오 시장은 "정치수사, 과잉수사"라고 항변했다.

    한편,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오 시장은 "그런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서 의원이 "당의 후보들의 지지율이 현저히 떨어지고 당의 요구가 거세져도 나갈 생각이 없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이미 대통령 후보 등록 기간은 지나지 않았나. 그게 어떻게 가능한가"라며 거듭 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