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책임' 발언 논란에…"국민은 스스로 돕고, 국가는 그 국민을 도와야"
  • ▲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최재형 캠프
    ▲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최재형 캠프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국민 책임' 발언을 두고 여권이 공세를 이어가자 "정부는 모든 국민의 삶 위에 군림하고 간섭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자율적인 삶을 보장해줘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은 스스로 돕고, 국가는 그 국민을 도와야 한다"

    최 예비후보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은 스스로 돕고, 국가는 그 국민을 도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을 향해선 "제가 했던 '국민의 삶을 국민이 책임져야 한다'는 말을 놓고 일각에서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고 있다"며 "굳이 이렇게 수준 낮게 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이제는 우리 정치의 수준을 올릴 때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최 예비후보는 지난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초선의원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 "이 정부의 목표 중 '국민 삶을 책임지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국민의 삶을 국민이 책임져야지 정부가 왜 책임지나. 국민의 삶을, 정부가 모든 삶을 책임지겠다는 게 바로 북한 시스템"이라고 자신의 철학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최 예비후보는 "국가가 국민이 역량을 발휘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뒤처지는 국민에 대한 책임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당 발언 뒤 여권에선 일제히 비난을 퍼부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캠프의 배재정 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어떻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겠다는 것인가"라며 "대선에는 왜 나온 것이냐"고 비판했다.

    與 "최재형, 입만 열면 리스크"

    이용빈 민주당 대변인도 논평에 "최재형 예비후보까지 입만 열면 리스크"라며 "색깔론까지 얹으며 얼토당토 않은 말을 내놨다"고 했다. 또 "국민의 삶에 대한 국가의 책임마저 부정하는 사람이 대통령 선거에 나온 이유는 무엇이냐"고 쏘아붙였다.

    최 예비후보의 발언은 당내 대선주자들 간의 설전으로도 이어져 정치권 전체의 갑론을박으로 비화했다. 국민의힘의 하태경 대선경선 후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부정하시는 분이 과감하게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신 것이 그저 의아스러울 뿐"이라며 "국민의힘 경선 레이스가 실언 레이스가 되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매체들도 기사 제목에 최 예비후보의 발언을 두고 '파장' 또는 '논란'이라는 표현을 붙이며 보도했다.

    이에 최 예비후보는 페이스북 글에서 "정부가 국민의 모든 삶을 책임지겠다는 말로 간섭하고, 통제하고, 규제하겠다는 것은 곧 전체주의로 가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전체주의로 가자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국민의 삶을 책임지지도 못하면서 책임질 것처럼 말하는 것은 감언이설이고 더 나아가서는 사기"라고 주장했다.

    최재형 "정부가 국민 삶 간섭하면 전체주의"

    최 예비후보는 별도의 기자회견도 열어 강한 어조로 거듭 반박에 나섰다. 그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 브리핑룸에서 "정부가 국민의 모든 삶을 책임지겠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정치권의 국민에 대한 오랜 희망고문이었다"며 "물론 정치인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지만 국민들이 함께 나누어야 할 불편과 고통에 눈을 감게 하는 것은 진실된 지도자가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 예비후보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정말 많이 어려운 분들이 더욱 촘촘하고 확실한 사회안전망 속에서 안전한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그리고 모든 국민들이 마음껏 일하고 안심하고 아이 낳고 공부시킬 수 있는 최소한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역할은 모든 국민이 자율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시스템과 여건을 만드는 것이고 혼자 일어서기 힘든 어려운 계층을 확실하게 지원해서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윤희숙 지원사격… "전체주의+포퓰리즘은 결합적"

    윤희숙 국민의힘 대선경선 후보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말꼬리만 잡고 늘어지는 우리 정치의 행태는 이 화두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다"며 "권력이 국민의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달콤한 말은 무식하기도 하지만 속뜻은 '내 밑으로 들어와 입닥치고 있으면 필요한 걸 줄게'에 다름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가족행사에서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는 최 예비후보의 집안 일화가 알려지자 이에 대해 "국가주의"라고 비판한 바 있다. 김두관 민주당 예비후보는 지난 5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좋게 해석이 잘 안 되더라. 국가주의 같은 냄새가 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