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증' 거부한 송영길…'이심송심' 논란 가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음주운전 횟수 등을 검증할 당 차원의 검증단을 설치해 달라는 다른 대선주자들의 주장에 '불가' 방침을 못박았다. 그러자 송 대표가 이 지사를 지원한다는, 이른바 '이심송심(李心宋心)' 논란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브리핑에서 "지도부는 검증단을 별도 운영할 계획을 하고 있지 않다"며 "본경선 진행 중에 후보 자격 검증 절차를 진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후 개최된 민주당 상임고문단 간담회 도중에도 기자들과 만나 검증단 설치와 관련 "현재 경선이 진행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이 지금 시점에 개입하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적절하지 않고 오히려 백해무익할 수 있다는 의견을 (원로들이) 주셨다"고 전했다.

"정책경쟁으로 국민에 감동 줘야"

이 대변인은 그러면서 "대선 경선 후보들 사이의 공방이 과열되는 상황인데 네거티브나 상호 간 과열된 싸움보다는 정책경쟁으로 나아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모습을 보여 드려야 한다는 일치된 당부가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송 대표는 5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검증단 설치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소송 진행 중에 소송 요건을 심사하자는 것과 비슷하다"며 "당에서 중간에 개입하면 되겠느냐"고 반대의 뜻을 내비쳤다.

송 대표는 다음날 당 최고위에서 검증단 불가 방침을 확고히 하고, 문희상·김원기·임채정·오충일·이용득 등 원로들과 회의를 진행해 동의까지 받아낸 것이다.

당내 '클린 검증단' 설치 제안은 정세균 예비후보가 지난 4일 TV토론회에서 꺼냈다.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이 지사가 '전과 4범'이라는 점을 겨냥해 각 후보의 모든 범죄경력 등 신상문제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여기에 이낙연·박용진·김두관 예비후보도 동참 의사를 내비치면서 지도부를 압박했지만, 결국 관철하지 못했다.

정세균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김영주 의원은 성명을 통해 "당 지도부가 검증단 설치를 경선 개입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않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후보들이 TV토론에서 공개적으로 클린 검증단 설치에 동의한 것은 국민들에게 한 약속이다. 이 약속을 당 대표가 반대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결례"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재명 지사는 5일 "전과 기록을 다 보여드렸는데 대체 뭘 검증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또  "측근 비리나 가족 비리, 친인척 비리 같은 것을 검증하려면 하는 것이 좋겠다. 그게 제일 중요한 것 아니냐"면서 이낙연 예비후보를 겨냥해 맞불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