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앞에서 1인 시위…"드루킹 사건 최대 수혜자는 文, 사과해야""드루킹 최측근 변호사, 文 인권특보 임명…대통령 책임 물어야"
  • ▲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청와대 분수대광장 앞에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지성 기자
    ▲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청와대 분수대광장 앞에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지성 기자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광장 앞에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릴레이 시위의 시작을 알린 데 이어 유 의원이 두 번째 주자로 나섰다.

    정 의원이 참석한 첫 1인 시위에는 야권 대선주자들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윤석열 예비후보와 최재형 국민의힘 예비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정 의원의 시위 현장을 직접 찾아 격려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국민의힘에서 '친윤(친 윤석열)계'로 통하는 정 의원과 유 의원이 연달아 1인 시위를 하자 '친윤 행보'에 나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이같은 일각의 주장에 손사래 쳤다. 유 의원은 "드루킹 사건은 선거제도의 근본을 해하는 사안이고 여기에 대통령의 책임이 있기 때문에 시위에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지가 방문한 유 의원의 시위 현장은 생각보다 고요했다. 무더운 여름, 적막감 속에 매미들의 울음소리와 분수대에서 흐르는 물소리만 들렸다. 광장 분수대 앞에 선 유 의원은 밀짚모자를 쓴 채 피켓을 들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유 의원이 들고 있는 피켓에는 '대통령님 민주주의 파괴한 드루킹 대선 여론 조작 왜 모른 척 하십니까! 사과 하십시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35도에 육박하는 기온에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2시간 동안 1인시위가 계속됐다. 유 의원의 몸에서는 땀이 비오듯 흘렀다.

    1인 시위에 나선 이유는.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대통령은 드루킹을 몰랐다고 하는데 제가 파악한 바로는 대통령이 알았을 것이라는 증거가 차고 넘친다. 간단히 세 가지 정도 말씀드리면 첫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수사 과정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에게 '드루킹이 외곽 조직으로서 있다'고 말했고, 허익범 특검이 해당 진술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다. 둘째, 드루킹은 법정에서 "김 지사로부터 '어르신(문재인 대통령)께서 경공모 발음이 어려우니까 좀 바꾸라'는 얘기를 듣고 경공모를 경인선으로 바꿨다"고 진술했다. 셋째, 당내 경선 당시에 김정숙 여사가 경인선 지지자들 모임에 가서 '경인선에 가자. 경인선에 간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외에도 드루킹의 오사카 총영사 인사 청탁 관련 사건이 있었고, 드루킹의 최측근인 윤 모 변호사가 당시에 문재인 대선 후보 법률 인권특보로 임명되는 등 아주 드루킹과 문재인 대통련 간의 긴밀한 관계가 확인되고 있다. 대통령이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

    이번 시위를 친(親) 윤석열 행보로 보는 시선이 있는데?

    "내가 윤석열 후보와 검찰 시절에 연이 깊었던 건 사실이다. 그런데 오늘 1인 시위를 벌이는 이유는 선거제도의 근본을 해하는 사안에 대해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김 전 지사를 유죄 확정을 했고,  최대 수혜자인 대통령의 책임을 묻지 못한다면 제1야당의 존재 이유가 없지 않겠나 싶어서 나왔다. 그런 차원에서 나선거지 '친윤'과는 관계없다."

    드루킹 특검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현재 새로운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특검이 연장까지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러나 특검 수사가 미진했던 건 맞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김경수 전 지사·김정숙 여사 간에 좀 더 추가 조사가 있었다면 대통령과 드루킹의 관계가 확실히 드러났을 텐데 그 부분이 미흡했다. 윤 후보 입장에서는 이런 차원에서 드루킹 특검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같다. 현 단계에서 특검 연장은 차후의 일이고 이미 드러나고 차고 넘치는 증거에 비춰볼 때 대통령이 사과부터 해야 한다. 그래서 저희가 나선 것이다"

    홍준표 의원이 윤석열 후보에게 드루킹 사건 '은폐자'라고 비판하는데.

    "그분은 워낙 기관총을 난사하는 분이라 거기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을 하기는 그렇다. 윤 후보 얘기대로 당시에 적폐수사로 인해 많은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드루킹 사건) 수사가 적폐 수사만큼 충실히 되지는 않았다고 본다. 하지만 특검이 발촉할 당시 검찰에서 충분한 수사 인력을 지원해줬다고 주장한다면 그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준석 대표는 1인시위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 같다.

    "우리는 머리 깎고 단식 안 한다. 그 발언은 당 대표의 판단이다. 드루킹 사건은 우리 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한 엄청난 사안이다. 여론 조작을 해서 지지율을 올린다면 우리 선거 제도가  형해화된다. 안철수 대표가 얘기했듯이 금메달을 딴다고 예정된 사람이 도핑한다고 되느냐. 드루킹 사건도 똑같은 사안이다. (당시 문재인 후보의) 최고 실무책임자라고 볼 수 있는 김경수 전 지사의 유죄가 확정된 상황에서 제1야당이 대통령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야당으로서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민주당에서는 김 전 지사의 유죄 확정 후에도 비호에 나서고 있다.

    "여당은 늘 내로남불이다. 과거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이명박 정권에 벌어졌던 국정원 댓글 사건을 박근혜 정권이 사과해야한다고 요구했다. 박근혜 정권 시절에 일어나지 않은 일을 책임지라고 한 것이다. 드루킹 사건은 본인의 가장 최측근인 김경수 전 지사가 직접 관여한 중대한 사건이고 최대 수혜자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릴레이 시위 다음 주자는 누구인가 

    "다음주 월요일(8월 2일)은 김성태 전 의원이 시위에 참여할 예정이다. 드루킹 특검을 관철하기 위해서 단식을 불사했던 분이다. 8월 15일까지 시위 일정이 확정됐고 그 이후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