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의무·윤리 무시하고 자본시장 교란… 5000억원 넘는 피해 언제 회복될지 몰라"벌금 5억, 추징금 751억원… 2대 주주 이동열, 이사 윤석호 징역 8년 등 공범도 실형
  • ▲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굳게 닫혀있다. ⓒ뉴시스
    ▲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굳게 닫혀있다. ⓒ뉴시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1조원대 펀드 환매 중단 사태 관련 혐의로 기소된 김재현(51) 옵티머스 대표가 1심에서 징역 2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을 "금융투자업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신의성실 의무 및 윤리의식을 모조리 무시한 채 이뤄진 대규모 사기 및 자본시장 교란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허선아)는 2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를 받는 김 대표의 선고공판에서 징역 25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751억7500만원 추징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 "김재현, 공공기관 매출채권 양도 불가능한 사실 알았다"

    이날 재판부는 공범인 옵티머스 2대 주주 이동열(46) 씨에게는 징역 8년에 벌금 3억원과 추징금 51억7500만원을, 이사를 맡은 윤석호(44) 변호사에게는 징역 8년에 벌금 2억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운용이사 송모 씨에게는 징역 3년에 벌금 1억원, 스킨앤스킨 총괄고문 유모 씨에게는 징역 7년에 벌금 3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옵티머스에서 운용하는 매출채권펀드를 보면 투자제안서에는 80~95%를 공공기관에 투자했다고 기재됐는데 실제로는 펀드 자금이 공공에 투자된 바가 전혀 없고 사모사채에 발행됐을 뿐"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김 대표는 2017년 7월부터 단독대표가 돼 옵티머스 펀드의 최종 권한 지위를 얻었다"고 강조한 재판부는 "김 대표는 공공기관 매출채권 양도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는데도 직접 매출채권펀드에 대해 설명했고 구조를 잘 알았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재판 과정에서 2019년 1월 이후 발생한 펀드사기 혐의만 인정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 대표가 2017년 7월 펀드사기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펀드사기 혐의를 제외하고는 모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일부 펀드사기 혐의 제외한 공소사실 유죄 판단

    우선 재판부는 김 대표가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조3194억원 상당의 사기를 저질렀다는 혐의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아울러 사문서 위조 및 스킨앤스킨 회사 자금 150억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도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금융투자업자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신의성실 의무 및 윤리의식을 모조리 무시한 채 이뤄진 대규모 사기 및 자본시장 교란 사건으로 약 500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 피해가 발생했다"며 "안정적인 상품이라고 믿고 투자한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막대한 피해와 충격을 줬고 금융시장에서의 신뢰성·투명성·건전성을 심각하게 훼손시켜 사모펀드 시장이 크게 위축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질타했다.

    "피해금이 얼마나 회수될 수 있을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그 피해를 회수하기까지 상당한 기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제한 재판부는 "김 대표는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로 장기간에 걸쳐 투자제안서의 내용과 다른 펀드를 개설해 이 사건을 야기했다"며 "실제 펀드 투자금의 투입처 내지 사용처 파악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선고 이유를 덧붙였다.

    파악된 피해자만 3200명… 미회복 피해금 5542억원

    앞서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김 대표에게 무기징역에 벌금 4조578억원을 구형하며, 추징금 2조1500억여 원 명령을 요청한 바 있다.

    김 대표 등은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며 약 3200명으로부터 1조3526억원을 편취해 부실채권 인수, 펀드 돌려막기, 개인투자 등에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등을 받는다.

    조사 과정에서 파악된 피해자만 3200명에 이르며, 피해자 중 법인·단체가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 피해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변제되지 않은 피해금액은 554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