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토론배틀 대변인단 연쇄 인터뷰…"이준석표 공정, 고무적 시도""'이대남' 수식어 부적절… 국민 전체 포괄할 수 있는 어젠다 던지겠다"
  • ▲ 9일 오전 국회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 중인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 ⓒ이종현 기자
    ▲ 9일 오전 국회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 중인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 ⓒ이종현 기자
    "공정한 경쟁, 이에 따라 보상받는 사회를 만들고 싶어요."

    '이준석호' 첫 대변인단에 선발된 1994년생 임승호 대변인의 말이다. 임 대변인은 지난 5일 국민의힘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 결승전에서 1위로 통과해 대변인에 선발됐다. 양준우 대변인은 2위, 김연주·신인규 상근부대변인은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임 대변인은 토론배틀 과정에서 화려한 '말발'로 주목받았다. '논리력이 탁월하다' '바로 방송에 나가도 될 것 같다' 등 시청자의 호평도 이어졌다. 자연스레 정당 청년대변인을 지낸 그의 이력도 화제를 모았다.

    임 대변인은 2017년 바른정당 청년대변인을 지냈다. 이후 2019년 황교안 대표 시절 공개 오디션을 통해 자유한국당 청년부대변인으로 선발됐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본지는 '이준석호 첫 대변인단' 인터뷰를 차례로 전했다. 마지막 순서는 '임승호 대변인 편'이다. 임 대변인은 9일 오전 국회에서 본지와 만나 공정한 경쟁과 이에 따른 합리적 보상을 받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대남(20대 남성)' 대변인이라는 이유로 20대 남성 또는 20대 여성만을 위한 목소리를 절대 내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한 임 대변인은 "청년 전체, 나아가 국민 전체를 포괄할 수 있는 어젠다를 던지겠다"고 예고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최종 결승전에서 1위로 대변인이 됐는데 비결은?

    "토론 주제에 운이 정말 좋았다. '박성민 청와대 비서관' 문제가 한 예다. 평소 내 소신과 비슷한(말할 수 있는) 질문이 많이 쏟아졌다.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금 더 편하게 토론에 임할 수 있었다. 이것이 유효했다고 본다."

    -8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각오는?

    "어깨가 정말 많이 무겁다. 지도부도 아마 많이 불안하실 것이다. 물가에 내놓은 어린아이 같은 심정도 있으실 것 같다. 이제부터 말 한마디에도 두 번 생각할 것 세 번 생각하고, 세 번 생각할 것 네 번 생각하는 마음으로 임하겠다."

    -국민의힘 토론배틀에 도전하게 된 결정적 이유는?

    "지금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를 필두로 새로운 체계로 나아가는 중이다. 이 대표가 말하는 공정한 경쟁, 능력주의 등에 동의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그래서 참여했다. 또 토론이라는 플랫폼 자체를 굉장히 좋아한다. (이번에도) '한번 조용히 참가했다 조용히 떨어지고 오자'는 마음이었다."

    -주변 반응은 어떤가?

    "너무 (반응이) 뜨겁다. 어제, 오늘도 축하문자가 계속 온다. 답변을 다 못 드릴 정도다. 부모님의 지인분들도 많이 연락을 주신다고 하더라. 처음 우승했을 때는 잠시 좋았다. 그러다 많은 분이 지켜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조심하고 책임감으로 임하겠다는 마음뿐이다."
  • ▲ 9일 오전 국회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 중인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 ⓒ이종현 기자
    ▲ 9일 오전 국회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 중인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 ⓒ이종현 기자
    -대변인은 토론 실력뿐 아니라 정치철학도 필요로 한다고 본다. 정치철학은 뭔가?

    "공정한 경쟁에 따라 보상받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이준석 대표의 '공정경쟁' 이야기 때문에 말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과거 바른정당 활동 때부터 이런 생각을 했다. 결과적 평등보다 기회의 평등이 먼저 주어져야 한다. 물론 기회의 평등이 주어졌음에도 선천적으로 경쟁이 어려운 분들에 대한 시정조치는 당연하다. 기본적으로 사회의 첫 번째 원칙은 공정경쟁, 이에 따른 합리적 보상이어야 한다."

    -'이대남'의 국민의힘 대변인행, 어떻게 봤나?

    "'이대남' 등 수식어를 개인적으로는 부적절하다고 본다. 마치 내가 20대 남성이나 청년의 목소리만 대변할 것 같은 느낌이다. 이는 어떤 틀 안에 나를 가두는 것다. 40대 여성 대변인이 탄생했다고 그분이 40대 여성만을 위한 정책을 펼칠 것은 아니지 않나. '이대남' 대변인이라는 이유로 20대 남성 또는 20대 여성만을 위한 목소리를 절대 내지 않을 것이다. 청년 전체, 나아가 국민 전체를 포괄할 수 있는 어젠다를 던지겠다."

    -여성가족부 폐지론에 따른 견해는?

    "여가부 폐지 논란의 시발점을 다시 봐야 한다. 여가부는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권력형 성범죄에 소극적 목소리를 냈다. 여가부의 존재 의의는 무엇인가. 여성인권 보호다. '과연 이 부처가 존재해야 하느냐'는 국민적 비판이 많았다. (여가부가) 권력 입맛에 따라 '눈치보기'를 했던 부분이 있어서다. 민주당과 여가부는 여가부 폐지 논란과 관련해 '편 가르기 정치'라고들 한다. 그들은 스스로 거울을 한 번 볼 필요가 있다."

    -토론배틀, 당직자 자격시험 등 '이준석표 공정'에 따른 견해는?

    "고무적 시도다. 1등부터 10등까지 공천을 주고, 11등부터 100등까지는 절대 공천을 못 받는 시스템, 이 대표가 말하는 시험은 이런 것이 아니다. 일정한 자격에 도달하는지만 보자는 것이다. 기존 정치권에는 능력주의가 도입되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대변인단뿐 아니라 임명직 선발 과정 등에서다. 능력주의를 조금이나마 도입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온 이유다. 일부 여론은 이를 마치 능력만능주의라고 표현한다.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정치권에서의 이런 시도 자체는 고무적이라고 평가한다."

    -이번 토론배틀 대변인단 선발이 장기적으로 국민의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토론배틀이 완벽한 시스템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변인 선발에는 논평 작성 능력 등도 당연히 고려돼야 한다. (대변인단에 선발된) 우리도 100% 검증됐다고 자부하지 않는다. 다만 이런 일련의 시도는 의미가 있다. 정치권의 밀실공천, 밀실임명 등을 깨부수기 위한 첫 걸음이다. 향후 이런 시도들이 시행착오를 거치며 여의도 전반의 문화를 바꿀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민주당과 정부를 평가해 달라.

    "문재인 대통령 집권 전에는 정부·여당에 이런 이미지가 있었다. '능력 부분은 모르겠지만 선하다'는 것이었다. 비슷한 시기, 새누리당·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의 이미지를 보자. '과거 한나라당 시절에는 유능했다.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은 무능한데 부패하기까지 하다'는 이미지였다. 부정할 수 없다. 문 대통령 집권 이후에는 이런 인식이 강해졌다. '그들도 무능한데 부패하다. 부패한데도 사과조차 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조국·윤미향 사태가 대표적이다. 되레 (이를 비판하는 상대에게) '너희들은 떳떳하냐'는 식의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국민들이 많이 배신감을 느꼈던 것 같다."
  • ▲ 9일 오전 국회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 중인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 ⓒ이종현 기자
    ▲ 9일 오전 국회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 중인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말해 달라.

    "과거에는 무능했다. 현재는 '변화'라는 키워드가 떠오른다. 그 정도로 많이 바뀐 것 같다. 이번 토론배틀 참여 후 가장 인상 깊었던 응원 메시지가 있다. '아직 국민의힘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이 대표 하의 대변인이 된 것은 응원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 대표의 가치관이 당내에 전반적으로 공유될 필요가 있다. 이런 과도기에 있는 상태가 현재라고 본다. 미래에는 이 대표의 가치가 전반적으로 공유돼, 국민의힘이 혁신과 개혁의 상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6개월짜리 대변인 임기는 너무 짧지 않은가?

    "하루 해보니 6개월도 긴 것 같다. 처음에는 6개월이 짧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변인이 된 뒤 하루 24시간 내내 생각하고 있어야 하더라. 임기가 절대 짧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6개월 뒤 대선정국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 있다고 본다. 우선 6개월 동안 충실히 임할 것이다. 그 이후 행보를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계획은?

    "국회의원선거·지방선거 등 직에 도전하겠다는 꿈은 아직 없다. (임기가 끝나는) 6개월 뒤에는 '이 대표와 함께 국민의힘의 정권교체에 큰 도움이 된 인물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임기 종료 이후에는 어떤 후보든, 내 가치관과 공유될 수 있는 후보의 대선 일정을 도와 드리고 싶다. 이런 단기적 목표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