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토론배틀 대변인단 연쇄 인터뷰… "어제까지 취준생, 하루가 새롭다" "文정부에 대한 국민 심판 목소리 높아… 정권교체 목표에 밀알 되고 싶다"
  • ▲ 국민의힘 대변인에 내정된 양준우씨가 6일 오후 국회에서 본지와 인터뷰 중이다. ⓒ이종현 기자
    ▲ 국민의힘 대변인에 내정된 양준우씨가 6일 오후 국회에서 본지와 인터뷰 중이다. ⓒ이종현 기자
    '이대남(20대 남성)'이 국민의힘 대변인에 선발됐다. 취업준비생이던 양준우(27) 씨 이야기다. 

    양씨는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을 위한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에 신청했고, 지난 5일 대변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쟁률 141 대 1을 뚫고서다.

    양씨는 지난 4·7 재·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후보를 지지하는 연설로 화제를 모았다.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졸업생인 양씨는 당시 취업을 준비하던 '무직' 신분이었다.

    본지는 '이준석호' 첫 대변인단 인터뷰를 차례로 전한다. 지난 4일 첫 순서로 신인규 씨 편을 보도했다. 이번 순서는 '양준우 씨 편'이다. 양씨는 최종 결승전에서 2위로 대변인, 신씨는 4위로 상근부대변인으로 각각 결정됐다.

    양씨는 결승전 하루 뒤인 6일 오후 국회에서 본지와 만났다. 대변인단을 위한 당 연수(6~7일)가 시작된 날이었다. 양씨 등을 포함한 대변인단 4명은 8일부터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양씨는 "당에 누가 되지 않겠다"며 "대선에서도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하고 싶다"는 포부를 강조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경쟁률 141 대 1을 뚫고 국민의힘 대변인에 최종 선발됐다. 소감은?

    "과연 될 수 있을까 싶었다. 1차 목표는 8강 안에 드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대변인으로 일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토론배틀 중간 과정에서 운이 정말 많이 따라 줬다. 하루하루가 새롭다. 최선을 다하겠다."

    -1위 임승호 대변인과 1점 차였다. 아쉽지 않은지?

    "전혀 아쉽지 않다. 오히려 더 좋다. 1위를 한 임승호 대변인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더 받으시니까."

    -결승전에서 심사위원 점수가 가장 높았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제도의 이득을 많이 봤다. 승리 포인트가 많이 있지 않았나. 그 부분 때문에 (점수가) 높아 보였을 뿐이다. 후보 개인별 평가 자체에서는 내가 더 떨어지는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내가 잘해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도적·시스템적 혜택 덕분에 점수가 높았던 것 같다."

    -20대 대변인으로서 부담감도 있을 듯한데.

    "부담감이 크다. 우선 내년 대선을 앞둔 상황이다. 당 대변인은 관록, 명망 등을 요구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이 자리에 20대 취준생이 덜컥 앉게 됐다. 일각의 우려도 이해한다. 합리적인 이야기,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도록 노력하겠다. 평소 사용하던 공격적이고 자극적인 표현을 최대한 지양하려고 한다. 내부 검열도 하고 있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
  • ▲ 국민의힘 대변인에 내정된 양준우씨가 6일 오후 국회에서 본지와 인터뷰 중이다. ⓒ이종현 기자
    ▲ 국민의힘 대변인에 내정된 양준우씨가 6일 오후 국회에서 본지와 인터뷰 중이다. ⓒ이종현 기자
    -공교롭게도 20대 남성 두 명이 대변인으로 확정됐다. '이대남의 국민의힘 대변인행', 어떻게 보셨나?

    "사실 20대 남성(토론배틀) 신청자가 가장 많았다. 경쟁할 인력 중 20대가 가장 많았다. 이로 인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전까지 게임을 하고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던 취준생이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방금 황보승희 수석대변인과 식사했다. 나는 20대 취준생, 어제까지만 해도 컴퓨터게임을 하던 사람이다. 현직 의원과 식사를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매일이 새로운 일상이다. 다만 여기에 너무 들뜨지 않으려 한다. '정권교체'라는 목표에 하나의 밀알이라도 되고 싶다. 이를 위해 계속 배우겠다. 내부검열을 통해 표현을 가다듬는 과정을 거치도록 하겠다."

    -국민의힘 토론배틀에 나선 이유는?

    "나는 지난 4·7 재·보궐선거 때 유세차에 올랐다. 당시 화제가 됐다. 그 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이 당선됐다. 국가공동체의 미래가 조금 변했다고 봤다. 긍정적이었다. 지지자들이 결집하게 된 계기도 서울시장선거 승리였다.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행위에 보람을 느꼈다. 이후 국민의힘은 6·11전당대회를 통해 변했다. 그 변화한 국민의힘을 내가 도울 수 있을 기회가 있을까 싶었다. 그래서 토론배틀을 신청했다. 정말 될 줄은 몰랐다."

    -주변 반응이 뜨거울 것 같다.

    "부모님은 걱정 반, 기대 반이다. 친구들은 잘해보라고 했다. 또 중·고등학교 시절 내 흑역사 사진도 발굴하고 있다. (웃음) 다들 응원과 격려를 보내 주고 있다."

    -이번 배틀 과정에서 기억나는 질문이 있었나?

    "기억나는 질문보다 압박면접을 꼽고 싶다. 어제 했던 '준스톤을 이겨라'다. 사실 제일 기억에 남는다는 표현도 못하겠다. (너무 긴장해서)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으니까. 굉장히 긴장했다."

    -이번 토론배틀, 당직자 자격시험 등 '이준석표' 공정에 따른 견해는?

    "국민들은 (토론배틀 등) 이러한 행보를 긍정적으로 보고 또 원한다. 이유는 하나다. 투명한 경쟁 시스템 자체가 무너져서다. 물론 경쟁이라는 가치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투명한 경쟁 자체가 무너졌고, '투명한 경쟁이라도 보장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나왔다. 투명한 경쟁을 복원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문재인정부와 여당을 평가해 달라.

    "우선 국민의힘은 과거 탄핵 등으로 국민들에게 큰 누를 끼쳤다. 문재인정부는 도덕성을 내걸고 집권했다. '우리는 박근혜정부처럼 국민이 준 권력을 사유화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드러난 것을 보라. 윤미향·조국 사태 등이 있었다. 그들이 '위선이라는 가면을 썼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적 심판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청년 중 한 사람으로서 분노했던 지점이다."
  • ▲ 국민의힘 대변인에 내정된 양준우씨가 6일 오후 국회에서 본지와 인터뷰 중이다. ⓒ이종현 기자
    ▲ 국민의힘 대변인에 내정된 양준우씨가 6일 오후 국회에서 본지와 인터뷰 중이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의 과거, 현재, 미래를 말해 달라.

    "모두가 생각하는 그대로다. (청년 등이 많이 호응하지 않던) 과거 선거운동 사진 등이 인터넷상에도 많이 올라와 있다. 현재 당은 변화하는 중이다. 6·11전당대회 뒤 이준석 대표체제가 들어섰다. 이제 국민의힘이 상식의 길 위에 섰다. 그 상식은 산업화에 공헌한 사람들, 민주화운동 희생자들 등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모두 인정하자는 것이다. 그 기반 위에서 우리나라의 발전을 논의하는 것. 이게 우리의 상식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은 그 길 위에서 미래 청사진을 보여드릴 것이다."

    -이번 국민의힘 대변인 임기는 내년 대선 전까지다. 어떤 인물이 다음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요즘 (이재명 경기지사 등의) '점령군 논쟁'으로 뜨겁다. '점령군' 표현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는 않는다. 다만 개인인 청년의 입장에서 말하면, 이는 정치권에서만 신나해 하는 이슈다.

    대선에서는 (후보자의) 역사관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어떤 사회를 만들지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어야 한다. 출산율은 낮아진다. 일하는 사람의 세금부담은 늘어났다. 경제활력도 떨어진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후보자는 이 현실에서 어떤 비전을 토대로 어떤 사회를 만들지 보여줘야 한다.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왜 그래야 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의힘에서 이런 후보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 대변인으로서의 각오를 말해달라.

    "당원은 물론, 국민의 소망은 정권교체라고 생각한다. 위선적이었던 과거에 머물기보다 대한민국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그 비전을 보여 달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음 정권은)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고 많은 국민이 생각한다고 본다. 어제까지 취준생이었던 내가 이 과정에서 누가 되면 안 된다. '누가 되지 않는 것', 첫 번째 목표다. 또 2030들의 관심거리와 이야기를 구식 같은 정치권에 전달하는 다리가 되고 싶다."

    -대변인 임기를 마친 뒤 다시 취업을 준비할 것인가? 아니면 정치를 계속할 것인가?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당 대변인은) 6개월짜리 계약직이다. 임기 6개월을 마치면 내년 1월 정도 될 것이다. 대선 직전이다. 이왕 내디딘 걸음이니, 대선까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최대한 헌신하고 싶다. 정권교체는 반드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후 다시 취업할 것이다. 다만 제1야당 대변인이 취업에 도움이 되는 경력인지는 의문이다. (웃음) 어쨌든 일해야 하지 않겠나. 28세, 딱 취업하기 좋은 나이일 것이다. '우선 6개월 임기를 안정적으로 무사히 잘 마쳐보자.' 지금은 이 생각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