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개정 대가로 5400만원 수수" 확정판결로 의원직 상실… 당시 2심 판사가 최재형"정치적 타살" 안민석 주장에… "유죄판결하면 안 되나" "최재형 까겠다는 의도" 비판
  • ▲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재윤 전 의원의 사망을 두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언급했다. ⓒ이종현 기자
    ▲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재윤 전 의원의 사망을 두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언급했다. ⓒ이종현 기자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재윤 전 민주당 의원이 사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언급하며 좌표 찍기에 나섰다.

    민주당에서는 최 전 원장이 판사 시절 김 전 의원의 2심 선고에서 유죄를 선고한 것을 두고 '정치적 타살론'까지 나온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최 전 원장이 대권행보를 보이는 것을 김 전 의원의 죽음과 연관짓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안민석·김광진·최민희 김재윤 사망에 최재형 언급

    안 의원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의원의 부고를 전하며 "1심 3년 형량에다 1년 추가해서 4년형을 선고했던 2심 판사가 감사원장으로 임명되었을 때 그는 울분을 토하며 분개했다. 심지어 대통령이 되려고 감사원장을 사퇴한 것을 두고 기진맥진하며 한숨을 쉬었다"며 "그가 부조리하고 불공평하고 불의한 세상을 향해 몸을 던져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가 있었을 것이다. 그는 정치적 타살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 청년비서관과 정무비서관을 지낸 김광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의원을 언급하며 최 전 원장을 소환했다. 
  • ▲ 김광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 김광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종현 기자
    "황망하게 떠난 고 김재윤 의원님의 명복을 빈다"고 조의를 표한 김 전 의원은 "서울예술실용학교 총장의 횡령 사건이 갑자기 야당 의원 뇌물수수죄로 둔갑하고, 억울함을 호소하던 그의 재판에서 1심에서 무죄로 본 것까지 유죄로 뒤집고 실형 4년을 선고한 항소심 판사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라고 했다.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김 전 의원의 부고를 알리면서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이 무죄로 판단한 것까지 유죄로 바꿨고, 실형 4년을 선고했다. 김재윤 전 의원 항소심 담당 판사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의 사망을 '검찰개혁'과 연관시키는 목소리도 나왔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30일 SNS를 통해 "김재윤 의원은 진실에 재갈을 물리고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로 만든 검찰과 사법권력에 의한 또 한 분의 희생자"라고 강조했다.

    29일 서울 서초구 빌딩 아래서 추락사한 채 발견된 김 전 의원은 민주당 소속으로 17~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의원 재직 시절 입법로비를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김 전 의원은 당시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교명을 바꿀 수 있도록 관련법을 개정해 주는 대가로 현금과 상품권 5400만원어치를 받은 혐의로 2015년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과 벌금 6000만원, 추징금 5400만원을 선고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野 "내 편일 때는 극찬하더니 이제는 정당한 판결도 타살?"

    당시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 사건 2심 재판을 맡았다. 최 전 원장은 김 전 의원에게 2심에서 대법원 선고와 같은 형량을 선고했다.

    그러나 민주당 인사들은 김 전 의원이 1심에서 선고받았던 징역 3년과 벌금 5000만원, 추징금 4400만원보다 2심 형량이 높아진 것을 지적하며 비판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이 김 전 의원의 죽음을 최 전 원장과 검찰개혁과 관련 짓고 나서자 일각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고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30일 SNS를 통해 "돌아가신 분 경건하게 추모하겠다는 마음보다 이 건수로 최재형 한번 까보겠다는 의도 아니냐 오해받기 좋다"며 "평생 저러고 남 탓하며 사는 게 민주당원의 종특이 된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내 편일 때는 한없이 극찬하더니 남이 되면 정당한 판결까지 타살이라고 강변하는 궤변이 세상에 어디에 있느냐"며 "이럴 거면 송영길 대표의 내로남불 사과는 뭐하러 했느냐. 송 대표는 민주당의 내로남불 사과 제대로 다시 하시라"고 질타했다.  

    온라인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네티즌들은 "판사가 범죄자에게 유죄 판결 내리면 안 되느냐" "민주당은 항상 추모를 정치적으로 한다" "민주당식 추모는 오히려 고인을 능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